29일 삼표산업 양주 골재채취장 토사 붕괴로 2명 사망, 1명 실종
고용노동부 ‘중대재해처벌법 1호 수사’ 착수에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중대재해 다발사업장’ 삼표시멘트...2019년 이후 사망사고 매년 발생
‘제2의 김용균 참사’ 당시 경찰 관계자 “사망 당시 혼자...CCTV도 없어”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삼표그룹 계열사인 삼표산업에서 29일 산재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삼표그룹의 중대재해 안전불감증이 재조명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10시 8분쯤 경기 양주시 소재 삼표산업 석재 채취장에서 토사가 붕괴돼 작업을 하던 인부 3명이 매몰됐다. 이들은 천공기 2대와 굴착기 1대를 이용해 작업을 벌이던 중 토사가 무너져 매돌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1시 44분쯤 매몰된 1명을 발견했고, 이후 4시 25분쯤 매몰된 작업자 한 명을 추가로 발견했으나, 모두 사망했다고 밝혔다. 매몰된 나머지 1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이날 고용노동부는 삼표산업 사고에 대한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중대재해처벌법 대상 사업장에서 재해가 발생했다”며 “중대재해처벌법상의 중대산업재해 해당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 및 중부노동청 근로감독관 8명이 사고현장에 출동해 관련 작업중지를 명령하고 사고수습 및 재해원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했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 상황보고 및 대응지침에 따라 즉시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를 구성·운영해 사고수습과 재해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상태다.
‘제2의 김용균 참사’ 반복되는 삼표그룹 계열사...안전대책 문제 있나
업계에서는 이번 삼표산업 사망사고 발생으로, 삼표시멘트 등 삼표그룹 계열사들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사고가 재조명되면서 경영진의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에서는 근로자들의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아 안전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2019년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1명이 고소작업차의 후진을 유도하던 중 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공장에서 이듬해인 2020년 5월에는 노동자 1명이 작업 도중 컨베이어 벨트에 머리가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사망사고는 ‘제2의 김용균 참사’로 불리며 삼표그룹의 안전불감증 논란이 일기도 했다.
두 달 뒤인 7월에는 삼척공장에서 일하던 하청노동자가 석탄을 보관하는 통 위에서 용접 작업을 하던 중 7m 아래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삼표시멘트 자회사인 삼표자원개발에서도 재작년 12월 석회석 광산 갱도가 무너져 굴삭기 기사 1명이 사망사는 사고가 발생키도 했다.
지난해에도 삼표그룹 계열사에서는 산재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삼척공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1명이 후진하던 굴삭기에 깔려 사망했고, 서울 성동구 삼표레미콘 공장에서는 같은 해 9월 하청업체 노동자 1명이 덤프트럭에 깔려 숨졌다.
‘제2의 김용균 참사’라고 불린 삼척공장의 사망사고 당시 수사현장의 경찰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에 “사망한 작업자가 사망사고 당시 혼자였다”며 “사고현장에는 CCTV도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2인1조 작업원칙 준수와 안전 시스템 구축 등이 의심되는 정황을 전한 것이다.
이에 대해 재작년 8월 고용노동부는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을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벌였다. 당시 위법행위 471건이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삼척공장을 '중대재해 다발 사업장'으로 지정해 특별점검을 진행키도 했으나, 중대재해 재발을 막지 못했다.
‘중대재해처벌법 1호 수사’ 착수에...삼표그룹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한편, 삼표그룹은 양주 석산 사고에 대한 조속한 수습과 재발방지를 위해 30일부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운영에 들어갔다.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법 1호 수사를 착수한 이후 비대위를 구성한 것이다.
삼표그룹의 비상대책위원회는 김옥진, 문종구 삼표 사장을 비롯해 그룹 계열사의 최고 경영진들로 구성됐다. 삼표그룹의 ‘비상대책위원회’는 향후 양주 석산 토사 붕괴사고의 수습뿐만 아니라 삼표그룹에 장기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경영진의 안전 의식을 내재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삼표그룹 관계자는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사고원인 분석 및 재발방지, 피해복구 지원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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