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동 성수공장 오는 6월까지 철거
‘최대 2조 원’으로 추정되는 성수공장 터
현대제철 “구체적인 매각가 논의 중...제값 받을 것”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삼표그룹과 현대제철 측이 18일 서울 성수동 소재 성수공장 매각 관련 특혜 의혹에 뉴스포스트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서울 성동구 삼표레미콘 성수공장. (사진=뉴시스)
서울 성동구 삼표레미콘 성수공장. (사진=뉴시스)

특히 이날 현대제철은 재계와 부동산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성수공장 부지 매각 결정에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삼표그룹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전면 반박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과 삼표그룹이 ‘사돈 관계’인 만큼, 현대제철이 미래가치가 최대 ‘2조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성수공장 부지를 삼표 측에 헐값에 넘길 것이란 의혹이 일었다.


‘최대 2조 원 이상’ 미래가치 인정받는 ‘성수공장 부지’


서울 성수동 소재 삼표레미콘 성수공장 부지의 매각 논란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시와 성동구, 현대제철, 삼표산업 등의 4자회담에서 당초 서울시가 해당부지를 매입해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예산 부족으로 무산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18일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2017년 논의 때 서울시가 서울숲 내 1만9천평 부지를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해 매각한 뒤 4천억 원 이상의 매입 비용을 마련하려 했다”며 “하지만 주차장 부지가 기존 주거지와 인접한 데다, 민간 개발 특혜 논란으로 결국 삼표가 매입하는 것으로 계획이 바뀌었다”고 했다.

현재는 현대제철이 성수공장 부지를 삼표에 넘기기는 조건으로, 삼표산업이 성수공장을 철거하기로 합의됐다. 삼표 측은 향후 해당 부지를 직접 개발할 계획이다. 지난달 28일 철거에 들어간 성수공장 부지는 오는 6월 모두 철거될 예정이다.

보수적 기준으로 봐도 성수공장 부지의 가치는 현재 4000억 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2월 성수공장 부지에 대한 자산재평가결과를 3965억여 원으로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부동산업계에서는 성수공장의 미래가치가 최대 2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용도변경에 따라 약 8728평인 성수공장 부지의 평당 호가가 천문학적으로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성수공장 땅은 서울에 몇 남지 않은 금싸라기 땅”이라며 “현재 1종일반주거지역이지만, 향후 서울시가 준주거지역이나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준주거지역으로만 용도변경해도 평당 2억 원,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하면 용적률에 따라 평당 3~4억 원을 호가할 것”이라며 “최소 1조 원, 최대 2조 원 이상의 미래가치가 있다고 보면 된다”고 분석했다.


‘사돈 관계’ 삼표그룹-현대차그룹...현대제철 “제값 받는다”


일각에서 현대제철과 삼표산업의 이번 부지 매각에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는 두 그룹이 ‘사돈 관계’이기 때문이다.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인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1995년 미국 유학 도중 정도원 회장의 장녀인 정지선 씨를 만나 결혼했다.

의혹에 대해 현대제철 측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날 현대제철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삼표산업에 헐값에 팔아야 특혜를 준 것인데, 싸게 팔 생각이 전혀 없다”며 “삼표 측으로부터 제값을 받아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6월 철거 전까지 매각을 완료할 방침으로, 현대제철 입장에선 해당 부지의 몇 년 후 미래 가치는 의미가 없다”며 “서울시가 용도변경하기 전 매각하는 부지에 대해 인근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등 시세를 거론하며 헐값에 매각한다고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올해 6월 내 매각하기 때문에 성수공장 부지의 미래 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해서 특혜를 줬다고 보기엔 무리라는 지적이다. 

실제 이날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철거된 성수공장 부지의 용도변경 등은 철거 후 최소 1년 이상이 걸릴 예정이다. 적어도 내년 6월까지는 성수공장 부지가 ‘빈 공터’로 남아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서울시는 삼표 측이 서울시민을 위한 ‘납득할 만한 개발계획’을 들고 오면 심사 후 용도변경 등 관련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삼표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향후 성수공장 부지를 서울시민의 편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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