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한마디에...도급상위 24개 건설사 “건설현장 영상기록”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간시공 부실공사를 막기 위해 건설현장의 모든 영상을 기록하자고 제안한 요청에 도급상위 건설사들이 적극 호응하고 있다. 오 시장과 건설사들의 노력이 최근 잇따른 건설현장 붕괴사고 등으로 야기된 시민들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19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3구역’ 재개발 공사현장을 찾아 “민간건축물 공사현장의 부실공사는 서울시의 공공건설현장에서 시행 중인 동영상 기록관리만이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 시장의 발언 이후 서울시는 도급상위 30개 건설사에 동영상 기록관리 확대 동참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오 시장의 발언 불과 이틀 만에 현재까지 24곳의 건설사가 동영상 기록관리에 동참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동영상 기록관리 동참 의사를 밝힌 건설사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DL이앤씨 △대우건설 △GS건설 △한화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호반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코오롱글로벌 등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HDC현대산업개발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모든 시공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기록관리하는 시스템을 서울시뿐만 아니라 전국 건설현장에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7월 100억 원 미만의 공공 공사와 민간건축공사장에도 동영상 기록관리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운영하고 있는 ‘품질관리 시공실명 시스템’에 ‘건설공사 동영상 기록관리’를 접목해 조기에 도입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국내 건설사들의 ‘맏형’인 현대건설은 건설현장 영상기록 확보와 함께 부실시공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스팟(로봇개) 등 첨단기술 도입으로 적극적인 안전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건설현장의 안전과 품질확보를 위해 작업 상황을 실시간 영상으로 촬영하고, 이를 정밀 모니터링하는 현장 영상 기록관리를 180여 개 국내 전 사업장으로 확대·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현대건설은 안전 관리자들이 CCTV를 활용해 영상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전 현장을 대상으로 실시간 작업과정 모두를 영상기록으로 남겨 정밀 모니터링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 시도다. 

이미 현대건설은 실제 공사 현장에서 수집한 영상 데이터를 건설업 맞춤형으로 학습한 인공지능(AI)이 분석하는 ‘CCTV영상 분석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일부 현장에 시범 적용 중이다.

현대건설은 부실시공과 안전사고의 선제적 차단을 위해 스마트건설연구실의 주도로 스팟, 무인드론, 스마트 글래스, 바디캠 등 스마트 장비를 활용한 현장관리를 확대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강점인 스마트 건설기술을 활용해 공사 전 과정을 촬영하는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구축한다. 대우건설은 “서울시가 부실공사와의 전쟁을 선언하며 100억 원 이상 공공 공사장에 시행 중인 ‘동영상 기록관리’ 제도 확대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9년 국내 건설사 최초로 원격 드론관제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대우드론관제시스템 ‘DW-CDS’은 중앙 관제소 성격의 원격지에서 각 현장 드론의 자동비행을 지원하고 원격 제어하여 드론의 비행과 비행정보를 관리하고, 촬영된 영상을 즉시 전송‧저장해 권한을 가진 임직원은 누구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대우건설은 자사의 스마트건설기술과 최근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동영상 기록관리 촬영을 연계해 서울시 내 건설현장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한편, 향후 서울시 내 민간건설사가 시공하는 모든 아파트 건설현장은 지하층을 포함해 모든 층의 공사현황을 빠짐없이 확대해 촬영하고 기록하게 된다. 기존에는 지상 5개 층의 상부슬래브만 촬영했다.

서울시는 지난 1년간의 영상 기록관리의 축적된 노하우와 매뉴얼을 민간건설사와 공유하기 위해 건설사 임원, 현장소장, 실무자 등을 대상으로 오는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간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영상기록 관리에 동참해 주신 민간건설사에 감사드리며 아직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민간건설사도 동참할 것을 거듭 요청할 것”이라며 “민간건설사가 신속히 시행할 수 있도록 지원에 만전을 기해 서울을 안전한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