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임명된 김기명 쌍용건설 대표, 대규모 인적 쇄신 완료
연이은 국내외 수주 낭보 쌍용건설, 2조7천억으로 수주목표 상향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국내 건설업계에서 전통적인 해외건설 강자로 불리는 쌍용건설이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쌍용건설의 국내외 수주 실적 흐름이 좋은 데다, 글로벌세아그룹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김기명 쌍용건설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환경이 조성되면서다.
지난 1977년 창립된 쌍용건설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 파키스탄, 중동, 미국, 일본, 아프리카 등 23개국에서 185건의 공사를 수행한 해외건설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8개국에서 19개 프로젝트를 수주받아 건설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글로벌 원자재값 상승으로 해외 공사현장이 멈추면서 2021년 이후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김기명 쌍용건설 대표의 인적 쇄신...본격 실적개선 초석
글로벌세아그룹은 올해 1월 2일 정기임원 인사를 통해 김기명 글로벌세아 대표이사를 쌍용건설 대표이사에 임명했다. 현재 김기명 대표이사는 기존 글로벌세아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건설업계 안팎에선 김기명 대표의 취임 배경에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의 결단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김 대표가 무역·유통 분야에서 경영 능력을 발휘한 전례가 있지만, 건설업 경험은 전무한 까닭이다.
1957년생인 김 대표는 한국외대를 졸업하고 1983년 홍콩 소재 무역회사 스와이어앤맥클레인(Swire&Maclaine)에 입사해 무역총괄이사를 지냈다. 이후 월마트 아시아지역 부사장과 세아상역 미국총괄 법인장 등을 역임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16년부터 글로벌세아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 대표의 경영 능력은 수치로 증명된다. 김 대표는 세아상역이 인수한 패션기업 인디에프의 대표를 맡아 불과 1년 사이 매출을 3배 규모로 늘리는 등 굵직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업계에서는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김 대표의 마법이 올해 쌍용건설 살리기에 본격적으로 적용될 토대가 마련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 취임 이후 시작된 대대적인 쌍용건설 수장 인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 취임 후 쌍용건설 임원 29명 가운데 14명만 자리를 보전했다. 해외영업과 국내건축·토목 등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지난 40년간 쌍용건설을 이끌었던 김석준 회장도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기존 인력 퇴진과 함께 신규 인력도 보강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인수 전 현대건설 GBC사업단장이다. 글로벌세아는 올해 초 김인수 사장을 쌍용건설 신규 사장으로 선임했다. 김 사장은 김 대표의 부족한 건설업 분야 전문성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낭보, 낭보, 낭보...쌍용건설 해외·국내 수주 ‘맑음’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지난해 450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1100억 원보다 줄었지만, 적자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쌍용건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건설 공사가 지연된 것을 2년 연속 적자의 배경으로 분석하고 있다.
건설업계와 증권가는 쌍용건설 실적이 올해 흑자 전환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김기명 대표 취임 이후 진행된 인적 쇄신 작업과 함께 해외에서 지속적인 수주 낭보 소식이 있어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앤데믹 양상으로 접어들면서 글로벌 건설현장들도 정상화돼 쌍용건설 흑자 전환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실제 쌍용건설의 국내외 수주고는 쌓이고 있다. 쌍용건설은 지난 3월 29일 두바이 키파프(Kifaf)지역에서 약 1513억 원 규모의 ‘파크뷰 레지던스(Park Views Residences)’ 공사를 수주했다. 해당 공사는 쌍용건설이 앞서 같은 지역인 키파프에서 2019년 수주해 지난해 6월 완공한 44층 2개동 규모의 ‘One 레지던스’(약 2000억 원)의 후속 프로젝트다.
‘파크뷰 레지던스’는 지상 44층 1개동 465가구 규모로, 자빌 파크 인근 두바이 최고 중심 주거지인 키파프 지역에 들어설 최고급 레지던스로 탄생하게 된다. 건물 4각 모서리 부분들이 고급스런 통유리로 마감된 외관이 특징이다. 또 단지 내 주거시설 외에도 고품격 주민 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달 쌍용건설은 적도기니에서 1270억 원 규모의 상하수도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적도기니 정부로부터 이번 ‘몽고모권역 상하수도 공사’를 수주한 것을 계기로, 쌍용건설은 적도기니에서 토목공사 수주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쌍용건설 국내 수주고도 나쁘지 않다. 쌍용건설은 올해 3월 경기도 화성시의 2000억 원 규모의 ASML 뉴 캠퍼스 시공 계약도 체결했다. 이외 가로정비사업과 리모델링 사업까지 합하면 지난달 기준 국내 수주 물량만 약 4800억 원 규모다.
연이은 수주 낭보로 쌍용건설은 올해 전체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높은 2조 7000억 원으로 상향했다. 해외에서 6600억 원, 국내에서 2조 400억 원 등의 수주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홍세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쌍용건설은 해외 주요 현장들의 손실을 2022년까지 실적에 반영했고 추가 손실 규모 축소로 최근 영업수익성이 조금 개선됐다”며 “해외사업 원가율이 여전히 높지만, 진행 중인 공사 현장들의 예정원가율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는 EBIT 흑자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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