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팅하우스 CEO 폴란드 언론에 “한국, 폴란드에 원전 못 짓는다”
한수원 “한수원 고유기술력 집약 APR1400...국내외 12기 건설·운영”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 4호기. 대한민국이 독자 개발한 제3세대 원전 모델인 APR1400 노형을 최초로 적용한 프로젝트다.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가 핵심 기자재를 제공한다. (사진=두산에너빌리티)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 4호기. 대한민국이 독자 개발한 제3세대 원전 모델인 APR1400 노형을 최초로 적용한 프로젝트다.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가 핵심 기자재를 제공한다. (사진=두산에너빌리티)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폴란드전력공사(PGE)로부터 수주한 40조 원 규모의 한국형 원전 ‘APR1400’ 수출사업이 美 웨스팅하우스에 발목이 잡혔다.

현재 폴란드 정부는 자국에 짓기로 한 원전 6기를 미국에 발주하고, 한국에 2~4기의 추가 원전 건설을 맡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수원은 지난해 10월 폴란드전력공사와 협력의향서까지 체결한 바 있다. 원자력 업계에 따르면 한국이 맡게 될 폴란드 원전사업 규모는 최대 300억 달러(약 4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2일 폴란드 언론사 에너제티카24와 폴리시뉴스 등에 따르면 프래그먼 웨스팅하우스 CEO는 지난달 26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이 추진하는 원전 사업은 폴란드에서 절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래그먼 CEO는 “미국의 수출 통제와 국제법을 위반하기 때문”이라며 “폴란드 같은 법치국가에서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기술 채택을 검토하는 건 상상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는 원전 기술 소유권을 놓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프래그먼 CEO 인터뷰가 한수원의 APR1400 수출 시 웨스팅하우스가 한수원으로부터 기술 사용료를 최대한 받기 위해 벌이는 여론전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의 APR1400 원천기술이 자사 기술인 ‘시스템80 플러스’에서 가져온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한수원은 냉각재펌프와 계측제어통합설비, 핵심설계 코드 등 핵심기술을 자체 개발해 APR1400은 고유 기술이라는 입장이다. 

양사의 법적 소송과 관련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의 한미 원전 기업간 법적 다툼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양국 정부가 함께 노력해 달라”고 미국 상무부에 정식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프래그먼 CEO 인터뷰에 대해 한수원도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2일 뉴스포스트 취재에 따르면, 한수원은 프래그먼 CEO를 인터뷰한 폴란드 현지 언론에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한수원이 폴란드 원전 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장애물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한수원은 “한수원은 국내에서 총 8기의 APR1400 원자로를 건설 또는 운영하고 있고, UAE에서도 4기의 동일 모델 원자로를 성공적으로 건설해 운영 또는 시운전 단계에 있다”며 “다수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가능한 한 최단 시간에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수원은 “시간과 예산 내에서 원전을 성공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회사로 인정받고 있어 경쟁사와 차별화된다”며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한수원은 펑트누프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폴란드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에 기여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에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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