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과반수 “CF100, 필요하지만 아직은 생소”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 4호기.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제3세대 원전 모델인 APR1400 노형을 최초로 적용한 프로젝트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핵심 기자재를 제공한다. (사진=두산에너빌리티)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 4호기.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제3세대 원전 모델인 APR1400 노형을 최초로 적용한 프로젝트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핵심 기자재를 제공한다. (사진=두산에너빌리티)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RE100의 대안으로 탄소중립 및 에너지 전환을 위한 글로벌 캠페인으로 CF100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지만, 기업의 인식 수준과 참여 의향은 아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자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영국 민간단체인 The Climate Group이 주도하고 있다. 2014년 이후 현재까지 약 400개 기업 참여 중이다. 

반면 CF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무탄소에너지’로 조달하자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국제기구인 UN과 Google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이후 현재 약 120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기업의 30% “CF100 개념 잘 알고 있다” RE100보다는 생소해


전경련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102개사 응답)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31.4%가 CF100의 정확한 개념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RE100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 2014년부터 꾸준히 홍보된 RE100에 비해서 CF100은 비교적 최근에 나온 개념이어서 기업의 인식 수준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CF100 캠페인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기업의 69.6%는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나, 실제 CF100 캠페인 참여 의사를 물었을 때는 기업의 17.6%만이 참여하겠다고 밝혀 이상과 현실 사이의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CF100 캠페인 필요성에 공감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에서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충분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어렵다(31.4%) △국내 재생에너지 조달여건(물량, 비용 등)이 불리해 RE100 달성이 현실적으로 어렵다(29.8%) 등의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CF100 캠페인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는 △아직 구체적인 기준이나 이행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큼(35.0%) △전담 수행 인력 부족 및 추가 비용 부담(23.6%) △실시간 조달 기준이 국내 여건상 비현실적임(20.0%) 등을 꼽아 이에 대한 조속한 대안 마련이 시급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만약 CF100 캠페인에 참여한다면 정부 차원에서 어떤 정책적 지원이나 준비가 필요하겠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 기업들은 △세제혜택 등 재정적 인센티브 제공(38.2%) △실시간 모니터링을 위한 계측설비 등 CF100 관련 인프라 구축(26.5%) △무탄소에너지 전용 PPA, 인증서 등 CF100 이행을 위한 제도 마련(20.6%) 등을 주문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이 CF100 필요성에 공감하는 비율이 높음에도 실제 참여에는 소극적인 이유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이행방안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CF100이 탄소중립 추진 과정에서 우리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캠페인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인식 제고를 위한 홍보, 교육 활동과 더불어 정부가 초기 제도 설계를 세심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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