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9조3천억 투자로 울산에 ‘샤힌 프로젝트’ 추진
HD현대오일뱅크, ‘수소·바이오·소재’ 친환경 플랫폼 전환

현대오일뱅크 공장 전경. (사진=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 공장 전경. (사진=현대오일뱅크)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국내 정유사들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포트폴리오 전환에 가속이 붙고 있다.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에 따라 실적이 오르내리는 한계 극복과 글로벌 비즈니스의 기준으로 자리 잡은 ESG경영에 맞춘 흐름이다. 에쓰오일(S-OIL)과 HD현대오일뱅크는 각각 ‘샤힌 프로젝트’ 완공과 ‘수소·바이오·친환경소재’ 플랫폼 전환 전략 추진에 나섰다.


에쓰오일 ‘석유화학’, HD현대오일뱅크 ‘수소·바이오’


국내 정유사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포트폴리오 변환에 나선 곳은 에쓰오일(S-OIL)이다. 에쓰오일이 대한민국 석유화학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건설 투자 프로젝트 ‘샤힌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3월 9일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에쓰오일(S-OIL)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에서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 등과 시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3월 9일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에쓰오일(S-OIL)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에서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 등과 시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9조 3000억 원이 투자되는 샤힌 프로젝트는 지난 2022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추진되고 있다.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이자 사우디 국영 석유·천연가스 기업인 아람코(Aramco)의 국내 투자 중 가장 큰 규모다.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서는 샤힌 프로젝트의 주간사는 현대건설로 현대엔지니어링과 롯데건설, DL이앤씨와 함께 공사를 수행한다. 지난해 3월 기공식을 통해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다. 프로젝트는 2026년 완공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친환경 포트폴리오 전환과 동시에 국내 건설업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다목적 사업으로 국내 경제 생태계에 기여하고 있다.

주요 시설은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팀 크래커(연간 180만 톤),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나프타)로 전환하는 신기술이 적용된 TC2C 시설, 플라스틱을 비롯한 합성수지 원료로 쓰이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폴리머 시설과 저장탱크 등이다.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에쓰오일의 포트폴리오는 석유화학 비중이 현재 12%에서 25%로 늘어난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 완공을 계기로 오는 2035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35% 감축하고, 오는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지난 7일 HD현대케미칼 대산 공장에서 HD현대케미칼과 CJ제일제당의 임직원들이 친환경 바이오 원료, 플라스틱 선순환 비즈니스 협약식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HD현대오일뱅크)
지난 7일 HD현대케미칼 대산 공장에서 HD현대케미칼과 CJ제일제당의 임직원들이 친환경 바이오 원료, 플라스틱 선순환 비즈니스 협약식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오일뱅크의 미래 먹거리 전략은 수소와 바이오, 친환경 소재 등 3대 친환경 포트폴리오 확장에 방점을 찍었다. 연내 HPC프로젝트 상업 가동, 2025년까지 블루수소 10만 톤 생산, 2030년까지 100만 톤 바이오 생태계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 사업을 위해 국내 액체 탄산 제조업체와 액체 탄산 생산공장을 구축한 상태다.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공급하면 이산화탄소의 대기 방출 없이 블루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구조다.

폐식용유와 기름찌꺼기 등 비식용 자원을 원료로 활용하는 화이트 바이오 사업도 가속이 붙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 건설과 차세대 바이오 항공유 생산, 바이오 케미칼 사업 진출로 이어지는 3단계 바이오 사업 로드맵을 수립하고 추진 중이다. 

폐플라스틱 사업도 막을 올렸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22년 1월 국내 정유사 최초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기반 제품들에 대해 국제 친환경 제품 인증제도인 ISCC PLUS를 취득했다. 현재는 인근 석유화학사와 해외 시장에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기반 나프타를 판매하고 있다. 향후 열분해유 투입량을 늘려 친환경 제품 생산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7일 HD현대케미칼은 CJ제일제당과 손잡고 친환경 바이오 나프타와 이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 생산에 나서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대두유, 폐식용유 등 바이오 원료를 공급하고, HD현대케미칼은 공급받은 바이오 원료를 투입해 바이오 나프타를 만든 친환경 플라스틱을 CJ제일제당에 공급한다. 

공급한 친환경 플라스틱은 CJ제일제당의 간편 가정식 용기와 포장재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HD현대케미칼은 바이오 원료 400톤을 초도 투입해 올해 말까지 1만 2000톤의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수소와 바이오, 친환경 소재 등 3대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HD현대오일뱅크는 현재 85%에 달하는 정유사업 매출비중은 오는 2030년 45%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다. 그 빈자리를 친환경 사업으로 채워 친환경 에너지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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