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모빌리티 에너지원의 총체 ‘복합에너지스테이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자회사 SK온 지속투자 및 연구개발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 (사진=GS칼텍스)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 (사진=GS칼텍스)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GS칼텍스는 국내 정유사 가운데 가장 기본에 충실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고 있다. 타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미래형 주유소’에 방점을 찍고 변화를 추진 중이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온을 통해 정유사 가운데 가장 혁신적인 신규 포트폴리오 추진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로 재편될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의 심장인 배터리 사업에 수십조 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추진하면서다.


GS칼텍스 ‘내연기관·전기·수소차’ 모두 주유 가능한 ‘미래형 주유소’


서울 강동구 소재 GS칼텍스 융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위)과 서울 강동구 소재 GS칼텍스 융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조감도. (사진=GS칼텍스)
서울 강동구 소재 GS칼텍스 융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위)과 서울 강동구 소재 GS칼텍스 융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조감도. (사진=GS칼텍스)

GS칼텍스는 지난 2020년 ‘Energy+’라는 변화 모티브를 발표하고 에너지 기업으로서 변화와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타사와 비슷한 석유화학부문과 윤활유부문 외에 GS칼텍스만의 특징적인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은 미래형 주유소다.

미래형 주유소는 GS칼텍스의 모빌리티 시대 주유소의 총체라고 볼 수 있다. 기존 내연기관차는 물론 전기차와 수소차까지 모빌리티의 연료로 사용되는 에너지원은 미래형 주유소에서 모두 충전할 수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2019년 5월부터 본격적인 전기차 충전 사업에 나섰다. 현재는 GS칼텍스 전국 주유소로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GS칼텍스는 수도권 최초로 수소차 충전소를 포함한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을 구축해 전기차와 함께 수소차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은 허세홍 GS칼텍스 대표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신사업이다. 2019년 초 취임한 허세홍 대표는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에 따른 변동성이 큰 정유 중심의 포트폴리오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허 대표의 대표 신사업 가운데 하나가 기존 주유소에 LPG충전소와 전기차 충전소, 수소차충전소 등의 기능을 모두 더한 ‘에너지 백화점’ 형식의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이다.

수도권 최초의 복합에너지스테이션 ‘H 강동 수소충전소’는 지난 2020년 5월 준공돼 서울시 강동구 상일동 443-9번지 대로변에 문을 열고 영업 중이다. 3300㎡(1000평) 규모의 H 강동 수소충전소는 100kw급 전기차 급속 충전기와 수소충전소까지 구비돼 현재 상용화된 모든 동력원의 자동차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수소충전소는 넥쏘를 비롯한 수소차를 생산하는 현대자동차가 구축하고 운영은 GS칼텍스가 담당한다. 수소경제 확산을 위해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과 에너지 기업이 협업한 대표 사례다. 특히 서울 시내 민간 부지에 처음 설치되는 수소충전소이자, 전국에서는 두 번째로 설치되는 융복합형 에너지스테이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강동 수소충전소는 수소를 외부로부터 공급받아 수소차에 충전해준다.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며 하루 약 70대의 수소차를 완충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 SK온으로 포트폴리오 혁신 나서


SK온 Advanced SF 배터리. 15분 내외가 걸리는 1회 충전으로 약 501km를 주행할 수 있다. (사진=SK온)
SK온 Advanced SF 배터리. 15분 내외가 걸리는 1회 충전으로 약 501km를 주행할 수 있다. (사진=SK온)

SK이노베이션의 포트폴리오 혁신의 중심에는 전기차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있다. 향후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될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지난 2021년 출범한 SK온은 출범 직후 재계와 증권가의 관심을 받았다. 앞서 LG화학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과 시장 컨센서스가 높게 형성된 전례가 있어서다. 문제는 SK온이 현재까지 실적과 글로벌 점유율 등에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22년 1조 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SK온은 지난해도 마찬가지로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SK온의 실적에 대한 증권가의 컨센서스도 밝지 않다. 12일 유안타증권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SK온에 대한 SK이노베이션 지분율이 기존 90%에서 80%로 낮아질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24만 원으로 하향했다. SK온의 보유현금이 3조 6000억 원 규모로, 4조 원의 외부자금 조달을 위해 프리 IPO를 활용하면 SK온에 대한 SK이노베이션 지분율이 80%로 낮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규원 박현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날 SK이노베이션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정유와 석유화학, 윤활유 등 부문의 호황이 예상되지만, 배터리 약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SK온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7조 5000억 원에 달하는 만큼 고정비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SK온이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는 배경에는 캐즘(Chasm) 상황을 맞이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있다. 고금리와 고물가, 경기 위축 등으로 전기차 시장이 성장이 둔화하며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수요로 정체를 맞은 것이다. 

실제 글로벌 주요 전기차 업체들은 전기차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국내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기차(BEV+PHEV) 시장은 전년 대비 19%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성장률은 SK온이 출범한 2021년 109%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2022년 57%, 2023년 33%로 계속 줄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문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확대와 기술력 확보로 SK온에 대한 국내외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전략을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7조 5000억 원을 비롯해 SK온에 향후 수년간 수십조 원에 달하는 설비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SK온도 배터리 기술력과 성능 향상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한편 지난 6일 SK온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Advanced SF 배터리로 ‘급속충전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기아 EV9에 탑재된 Advanced SF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는 9% 높이면서 급속충전 시간은 유지한 제품이다. 기존 배터리보다 급속충전 성능이 약 18% 개선됐다. 15분 내외가 걸리는 1회 충전으로 최대 501km를 주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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