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환경 이해의 리디파인 시대

이대성 칼럼니스트
이대성 칼럼니스트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대성] 다국적 회계컨설팅기업인 PWC의 ‘2024년 국내외 경제 전망(2023년 12월)’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세계경제는 비우호적인 패러다임 변화 추세가 지속 강화되는 가운데 금년 수준의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2023년보다 나은 성장세를 보이나 글로벌 불확실성과 누적된 리스크로 하방 위험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힘든 2023년이었다. 뉴시스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누적 매출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영업이익은 37.98%, 순이익은 41.06%가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송구영신을 해야 하는 이 시점에 경기는 바닥이며 기업의 순이익은 울상이다. 다양한 도전과제가 첩첩산중인 작금의 현실에서 조직은 근로 환경을 원점에서부터 재정비하고 있다. 이유는 오직 생존하기 위함이며 업무 환경(업무 시스템, 근무 시간, 장소), 복리후생, 조직문화로 열거되는 근로 환경의 변화로 분주한 2024년을 맞이하고 있다. 

우선 업무 환경을 보면 플랫폼, 초연결, 공유경제라는 4차산업의 3대 특징으로 인하여 각 조직마다 생산성의 효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여기에 디지털화, 자동화, 인공지능화에 따른 시스템의 변화로 조직별로 나타나는 업무 생산성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이제 4차산업 기반기술에 대한 이해는 모든 업무의 반영·이해·고려요소가 된 상황이다. 

유연근무제는 크게 시차출근제, 선택근무제, 재택근무제, 원격근무제로 나눠져 각 조직의 특성에 맞게 활용된다. 고용노동부는 코로나가 확산된 2020년부터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조직(중소, 중견 우선)에게 정보시스템(그룹웨어, ERP, 메신저, 서버, 스토리지, 업무용 소프트웨어 등), 보안시스템(VPN, 원격접속, 정보 유출 방지, 자료 백업 및 복구, 사용자 인증 등), 서비스 사용료(웹 기반 ERP, 클라우드 사용료, 재택 시 인터넷 사용료 등), 취업규직 제도 변경 및 컨설팅 비용 지원, 인사담당자 교육 및 훈련 비용 지원 등 업무 환경의 고도화를 통해 근로 환경의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으며 이 제도는 계속 변화 중이다. 즉, 일을 하는 다양한 업무 환경이 연일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유연근무제 도입에 대한 의견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전히 논란 중이다. 그러나 조직은 유연근무제를 도입했을 때 생산성의 효과가 있는 직종, 근무장소, 근무시간, 소통 방법에 대해 각자도생으로 도입, 변화 중인 것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복리후생 또한 핫이슈가 아닐 수 없다. 복리후생의 춘추전국시대인 현재는 ‘내가 찾던 복리후생’을 비교, 평판하며 직장인들은 다양한 기업의 복리후생에 대한 관심이 크다. 실제적으로 복리후생 때문에 이직을 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휴가, 워케이션, 학자금, 유연근무제, 건강검진, 제휴 및 할인, 교육, 이벤트 참여, 글로벌 협업, 휴게 공간 등 복리후생의 질과 양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 상명하복이 일상이던 과거의 조직문화에서는 꿈도 꾸지 못한 다양한 복리후생이 근로 환경의 대변화에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 2023년 취업포털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 선택의 1순위는 연봉 수준 2순위는 복리후생으로 그다음 내용인 회사의 성장성과 안정성 보다 복리후생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연봉이 20%가 줄어도 복리후생이 괜찮은 조직을 찾아 이직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최근 필자가 채용컨설팅을 한 다국적기업 A사는 동일 업종의 국내 대기업보다 연봉이 20% 정도 낮아도 복리후생 수준이 글로벌 상위 3%에 속하는 시스템을 정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핵심인재의 유치와 유출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여 전체 퇴사율을 3%대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 

모든 사례는 장단점이 있지만 이제 복리후생은 연봉 수준과 더불어 인재의 확보와 유지에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젠틀한 실력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화려한 커리어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조직이 요구하는 만큼의 교양과 지성이 필수인 시대다. 

조직문화는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삼성전자의 경계현 사장(DS부문)은 지난 5월 카이스트에서 진행된 ‘삼성 반도체의 꿈과 행복’이라는 강연에서 “공동 가치와 조직문화에서부터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행복하게 일하는 문화를 정착, 회사 경쟁력의 원천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람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사람은 잘 변화지 않는다’라는 속설에 정면으로 대응하여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은 초격차 기술을 만들어 내는 것만큼 힘들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상을 놀라게 한 기술을 개발한 조직이 안정적인 조직문화를 이끌어 내지 못해 문을 닫은 기업이 얼마나 많은가? 그만큼 변화가 빠른 4차산업환경에서 조직문화에 대한 변화와 적응은 근로 환경에 있어서 옵션이 아닌 필수가 된 상황이다. 

무릇 혹자들은 “현재 세상은 내 이름 빼고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라고 토로한다. 다보스포럼에서 강조되어 왔듯이 조직의 경쟁력이 업력, 매출, 규모가 아닌 혁신, 아이디어, 창의성으로 변화된 지 오래다. 근로 환경의 재정립은 오직 생존을 위해 변화에 정조준이 되어 있는데 근로 환경의 안정만을 고집하는 한국 내 다수 노동자와 학생! 그리고 이를 방관하고 있는 다수 정치인의 모습으로는 미래가 암울한 상황이다. 
 


1)  불투명한 기업의 진로
2)  직업 선택의 리디파인(Redefine) 시대  
3)  근로 환경의 리디파인(Redefine) 시대
4)  진로 교육의 리디파인(Redefine) 시대
5)  채용 정책의 리디파인(Redefine)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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