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연대 징크스' 극복과제, 이제는 ‘강철수’로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설석용 기자] 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는 유력 주자들이 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건제함을 보여주고 있다. 4당 체제가 시작되면서 대권 주자들의 최종 거취에 대한 관심도 날로 증폭되고 있다.

먼저 천재 백신 제작자에서 정치인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또 다시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정치권 등장부터 대권 주자 등급을 받아 영향력과 정치력에 대한 평가는 호와 불호로 나뉘어 초반 우여곡절 시기를 겪은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당 출범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다시 야권 내 유력 주자 중 한 명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대선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정치를 해오면서 그는 '연대 징크스'를 극복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 레이스에 주자들의 연대전략이 불가피한 만큼 안 전 대표 역시 12일 귀국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연대설'을 사실화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정치인의 삶을 선택한 안철수, 그의 '대통령의 꿈'은 과연 이루어질 것인가. 실패 없던 그가 '정치'도 성공할 수 있을지 그의 정치 인생을 집중 조명해 봤다.

 

천재 벤처 기업가에서 정치인으로
박지원 호남계 넘어야할 첫 번째 산
연대에 승률 없는 安 이대로 괜찮나
'강철수'의 독단행보 대권행 성공할까

 

◆ 의사, 교수, 벤처인 거쳐 정치로

안 전 대표의 학창시절은 좀 의아하다. 60명 중 30등정도로 중간정도의 성적을 유지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독서광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안 전 대표의 유일한 취미이자 관심사는 오로지 책이었다. 그가 부산동성초등학교 재학 시절 매일 몇 권씩 책을 읽어 결국 도서관 책을 모두 다 읽었다는 이야기가 안 전 대표의 몰입력을 잘 보여주는 일화다.

당시 도서관 사서는 매일 몇 권씩 책을 빌렸다가 반납하는 안 전 대표가 장난친다고 착각할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안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 건 고작 고3부터다. 공부를 시작한 안 전 대표는 교내 1등은 물론 1980년 서울대 의대에 당당히 합격했다. 그의 천재성은 이미 이때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대학교 3학년 때 처음 컴퓨터에 흥미를 갖게 됐는데, 이는 의사로서 전공실험을 더 잘하기 위함이었다. 오늘날의 V3백신과 안랩(ahnlab)이 생겨나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안철수는 세계 최초의 백신프로그램인 V1을 만들어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이후 안 전 대표가 의사와 백신 제작자의 이중생활을 해온 것에 대해서도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술과 담배를 전혀 하지 않으며 새벽 3시에 일어나 6시까지는 백신을 제작하고 의대에서는 박사과정 생활을 했다.

이런 생활을 7년 정도 했을 때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왔다. 매년 2배로 증가하는 바이러스로 도저히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백신 제작에만 올인하기로 결정했다.

1995년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백신 연구 제작에 들어갔다. 회사 설립 10년 째 되는 2005년 자신의 능력은 산업 전반에 활용하기 위해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여기서 회사 주식을 전 직원들에게 균등하게 배분한 일화 역시 그의 성품과 평소 신념을 엿볼 수 있다.

정계에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고도 고사했던 안 전 대표는 '내가 정말로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일인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열정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인지', '실제로 내가 일을 잘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일인지' 등 세 가지 고민 끝에 2011년 서울시장에 출마를 선언하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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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가 '연대'를 조심하는 이유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처음 정치적 행보를 펼치던 안 전 대표는 지지율이 50%를 육박함에도 5%대의 박원순 당시 후보에게 자리를 양보하며 단일화했다. 호감도와 인기는 올라갔지만 정치인으로서는 연대 실패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오점이 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연대 작전을 펼치며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압박했다. 그러나 이 둘의 단일화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모됐고 결국 대선은 세누리당의 승리로 돌아갔다.

정치를 시작하겠다던 안 전 대표는 2013년 4월 24일 재보궐 선거를 통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그가 정치권에 등장함과 동시에 대권주자 반열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는 60% 이상 득표하며 무난한 출발이 가능했다.

이후 문재인·안철수의 두 번째 연대가 시작돼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이 탄생됐다. 본격적인 정치권 사냥에 나선 안 전 대표는 '새정치' 열풍을 몰고 개혁의 바람을 시도했다. 그러나 '정치인 안철수'에 대한 평가는 녹록치 않았다.

불분명한 입장정리는 그의 취약점이자 저평가되는 주요 원인으로 꼽혀왔다. 그러던 그가 다시 결별을 선언했다. 문재인 전 대표와 연대를 그만두고 새정연을 탈당, 신당을 창당한 것이다. 친문세력의 패권주의가 탈당의 이유였다.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국민의당'이 존재하는 건 안 전 대표의 개혁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20대 국회에서 알짜배기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역시 안 전 대표의 공이 크다. 지난 4·13총선에서 기존의 모습을 싹 버리고 '강철수'로 변신한 안 전 대표는 호남에서 바람을 일으켰다.

더불어민주당이 보기 좋게 석패를 당했고, 안 전 대표는 정치인으로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출범 이후 안철수·천정배·김한길의 지도부는 초반부터 불협화음을 일으켰다. 같은 듯 다른 그들의 방침의 갈등이 격화되자 김한길 전 의원은 결국 4·13총선에 불출마했다.

결론적으로 안 전 대표가 정치계 입문한 뒤 시도한 연대는 모두다 실패로 돌아갔다. 지금의 국민의당도 호남출신 지도부의 당권 장악으로 안철수계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오는 19대 대선에서 다자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대권 주자들의 연대작전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 전 대표의 취약점이 다시 치부를 건들게 될지 새로운 정치권 바람을 몰고 올지 끝까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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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철수' 행보 광주호남 공략 관건

안철수의 국민의당, 지금은 어떤가. 안 전 대표가 만든 국민의당은 호남정파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호남계의 세력이 장악하고 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오는 15일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하며 당권 전부를 거머쥘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호남 대표 주승용 원내대표가 지휘봉을 잡으며 이미 세력의 중심이 기울고 있는 분위기다.

안 전 대표는 당 대표 경선에 출마했던 안철수계 김성식 의원이 패하자 며칠 간 공식일정을 갖지 않는 등 장고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국민의당 38명 현역의원들 중 비례 13명을 제외한 25명 중 안철수계는 단 2명이다. 안 전 대표와 김성식 의원. 나머지 23명이 모두 광주호남 출신 의원들로 국민의당 구성 자체가 한 쪽으로 쏠려있다.

총선 직후 국민의당은 민주당 텃밭인 호남권역을 싹쓸이해 정통성을 따져 묻기도 했다. 그러나 전국구 정당으로 도약에는 실패한 결과로 지역정당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안 전 대표의 가장 큰 과제는 국민의당의 지지를 받는 것이다. 국민의당 창당주로서 인정은 받지만 대권 후보로는 낙점이 안 된 상황이다. 안 전 대표가 대권을 겨냥해 국민의당을 만든 것이지만 당내 의원들은 정치적 셈법만 따질 뿐 안 전 대표에게 힘을 모아주는 모습은 아직 보기 힘들다.

안 전 대표에게 국민의당은 애증관계가 됐다. 민주당을 탈당한 의원들은 대거 기용해 원내 제3교섭단체로 끌어올려놨음에도 그의 대권 행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기는커녕 이해타산을 따지고 있으니 그렇다.

특히 안 전 대표의 호남·전라 지역 지지율이 갈수록 하락해 호남 공략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매일경제 '레이더P' 의뢰로 2017년 1월 9일(월)부터 11일(수)까지 3일 동안 전국 1,511명(무선 90 : 유선 10 비율)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7년 1월 2주차 주중집계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를 보면 안 전 대표는 광주·전라(▼2.3%p, 10.4%→8.1%), 20대(▼3.4%p, 7.2%→3.8%)와 40대(▼1.5%p, 7.3%→5.8%)에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http://www.realmeter.net/category/pdf/)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안 전 대표가 19대 대선을 무사히 치르기 위해서는 당 안팎의 호남세력을 잡아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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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귀국, 경쟁자인가 동아줄인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대선정국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야권에서 유력 자주로 언급되고 있는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도 그를 압박하며 신경전을 시작한 모습이다.

각 정당들이 차기 대선후보를 정하는 당내 경선을 치르기 전이지만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 세 인물은 서울 마포에 베이스캠프를 차려 이른바 '마포전쟁'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특히 안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의 캠프는 벽을 하나 두고 있을 만큼 가까이 위치해 경쟁자이면서도 이웃사촌이다. 안 전 대표에게 반 전 총장이 동아줄이 될 것인지가 최대 관심거리이기도 하다.

앞서 반 전 총장의 귀국 시기가 다가오면서 여의도 정가에서는 반기문-안철수 연대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크게 들렸다. 새누리당의 계파 분열로 집권여당이 둘로 나뉘는 초유의 사태를 직면해 반 전 총장의 거취에 대한 관심과 안 전 대표의 연대설은 힘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극구 연대 가능성을 배제해 왔다. 대권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먼저 손을 내민다면 지난 18대 대선 레이스 현장을 또 재현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반 전 총장이 확실한 정책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연대를 제안하는 것도 무리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반 전 총장이 귀국해 '정치교체'를 주장하며 사실상 대권의지를 드러낸 데 대해 "그런 정치를 하시려면, 어떤 정치를 하고 누구와 함께 하겠다는 것을 보여줘야 판단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연대 가능성을 아예 닫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계파 패권주의 청산을 주장하며 민주당을 탈당한 그이기에 문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은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면서도 문재인-반기문-안철수 등 3자 구도로 간다면 안 전 대표가 가장 불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 전 대표가 지난 총선에서 보여준 단독행보가 이번 대선에서도 먹힐 지는 미지수다. 총선과 대선은 다수 확률이냐 1인의 승리냐에 따른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이 원내 교섭단체에 오르기는 했으나 호남권역을 벗어나면 민주당에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또 비박계의 바른정당이 출범돼 4당 체제가 시작됐지만 반 전 총장 곁으로 다가간 MB계와 비박계 등의 연합이 가시화된다면 안철수계만으로는 역부족인 게 분명하다.

안 전 대표가 연대에 징크스가 있는 만큼 반 전 총장과의 관계 정리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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