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 문화커뮤니케이터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이인권] 인생도 하나의 삶의 ‘경영’이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소중한 인생을 어떻게 경영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경영자의 역량과 지혜에 따라 기업의 흥망이 달려 있듯이 인생의 경영자가 되는 자기 자신이 어떤 철학과 비전을 갖고 있는가에 인생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성공과 통속적으로 말하는 출세와는 다르다.

인생을 제대로 경영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재능, 능력, 소망, 여건, 열정에 따라 무엇이 중요한지를 정해야 한다. 곧 성공한 인생을 이루기 위해서는 경영의 지혜가 필요하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가장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 밀려나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또 이렇게 말했다.
“바쁘게 움직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개미들도 늘 바쁘지 않은가.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 때문에 바삐 움직이는가이다.”

어떻게 보면 인생의 경영은 기업의 경영보다도 더 어려운 과제일 수 있다. 기업의 경영이야 하다 안 되면 몇 번이고 다시 할 수가 있다. 그렇지만 인간의 경영은 단 한번 뿐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을 더 먼저’해야 하는가를 선별하는 결정의 힘이 필요하다. 복마전 같은 세상살이에서 일을 단순화시켜야 복잡한 문제의 돌파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인생경영의 핵심역량이다. 

다시 말해 이 핵심역량이란 복잡한 것을 간단히 하고, 혼란스러운 상태를 깔끔히 정리하여 생산성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복잡할수록 단순하게 정리하는 것의 힘은 실로 매우 크다. 

우리의 인생에서 정말 가치 있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여 이를 구분해 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무엇이 우선이고, 또 중요한 것을 위해 복잡한 곁가지를 쳐 낼 수 있는 능력이 바로 경쟁력이다.

이런 경쟁력은 저절로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평소 꾸준한 노력을 통해 습관화 되어 있어야 복잡한 상황이 발생할 때 해법의 지혜가 번뜩이게 된다. 

사람에게는 두 부류가 있다. 간단한 일을 복잡하게 생각하고 어렵게 접근하는 스타일과, 복잡한 일을 잘 정리하여 쉽게 처리하는 부류다. 그 두 부류의 사람 중에서 누가 더 경쟁의 우위에 있을 것인가는 말할 나위가 없다.

우리가 조직에서 ‘일을 잘 한다’든가 ‘업무를 잘 처리 한다’고 할 때는 복잡하고 어려운 일을 맥을 잡아 척척 해결해 나가는 것을 뜻한다. 결국 꼬이고 까다롭게 얽혀있는  일을 실타래 풀 듯 매끄럽게 펴 나간다는 의미다. 한 마디로 ‘심플’하게 일을 갈무리 하는 것이다. 

‘아이젠하워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어지럽게 혼돈되어 있는 상태를 간단하게 정리 정돈해 주는 방법을 말한다. 아이젠하워는 지상 최대의 작전으로 가장 어려웠던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단순하게 접근하여 2차 세계대전을 성공으로 이끈 명장이다.

그는 대통령이 된 후에도 항상 복잡한 일을 단순화시켜 소기의 목적을 달성시켜 가장 훌륭한 대통령으로 존경받았다. 그는 자신의 일을 늘 네 가지로 분류해 처리하였다고 한다. 버릴 것, 지시할 것, 도움 받을 것, 당장 실행할 것, 이 4등분의 원칙을 엄격히 지킴으로써 항상 일의 처리가 깔끔했다.

꼭 해야 할 일과 아닌 일, 본인이 직접 할 일과 참모나 보좌진에게 맡기거나 주위에 도움을 얻을 일, 지시할 일과 중재하고 조정할 일 등을 철저히 구분했다.

이렇게 해서 그는 언제나 산뜻하게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여유와 힘을 갖고 있었다. 그 이래 미국의 여러 대통령들이 복잡한 집무를 단순하게 하는 데 활용해온 원칙이라고 해서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원래 컴퓨터 용어였는데 ‘동시에 여러 개의 과업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에서 멀티태스킹은 시간과 에너지의 분산을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포커싱’(focusing 집중화)이 더 중요하다.

아이젠하워의 단순화법칙은 그야말로 단순하고 간단명료하다. ‘일을 집중화’시키는 것이었다. 그 바탕이 된 기질 면에서 그는 기본적으로 감성적인 조절능력과 유연성이 뛰어났다.

대통령학의 권위자인 프레드 그린슈타인은 “아이젠하워는 탁월한 ‘정서적 집중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정서적 집중력은 아무리 복잡한 상황일지라도 그것을 단순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당연히 그는 미국 최고의 대통령으로 꼽힐 만 했다.

최첨단 현대사회에서의 인간 세상은 갈수록 복잡다단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삶의 잔가지를 정리해 주어야 삶의 풍성한 열매가 열릴 수 있다. 진정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이고, 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는 자체도 바람직한 인생의 경영이 될 것이다. 


이 인 권    

필자는 중앙일보 · 국민일보 ·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 문예진흥실장,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를 역임(2003~2015)했다.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우수 모범 예술 거버넌스 지식경영을 통한 최다 보임 예술경영자로 대한민국 최초 공식기록을 인증 받은 예술경영가이다. 또한 칼럼니스트와 문화커뮤니케이터로서 <예술경영 리더십>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경쟁의 지혜>와 최근 '성공과 행복한 삶을 위한 긍정의 힘 <긍정으로 성공하라> 등 12권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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