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지난 27일 오후 2시부터 제21차 임단협에 들어갔다. 지난 8일 협상이 결렬된 이후 19일만에 노사는 다시 협상테이블에 앉게 됐다. 노사는 27일 집중교섭에 합의했고 29일까지 집중교섭이 진행된다. 교섭의 성공여부는 안갯속이다.
 

일본 닛산이 부산공장에 공급하던 자사의 로그 물량 10만대를 6만대로 줄이겠다는 통보를 하면서, 줄어든 물량을 놓고 르노삼성자동차 노사 양쪽 모두 회사의 미래를 위해 신중하게 교섭에 임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일부 언론들이 이들 노사의 입장을 호도하며 르노삼성자동차의 미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 언론이 우리를 ‘귀족노조’로 만들어

일부 언론들은 르노삼성자동차 사측이 교섭을 통해 △인센티브 1,020만원 △보너스 700만원 등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조 관계자는 27일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사측 제시안은 기본급 동결조건으로 100만원, 물량확보 격려금 100만원, 노조원특별 격려금 100만원, 성과격려금 300만원, 생산성격려금 100만원 등 총 700만원”이라며 “그 외 나머지 금액은 단협과 제도에 따라 임금협상과 무관하게 지급되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해당 언론들이 내용의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확인하지 않고 인센티브 등의 금액을 사측이 추가적으로 지급한다고 기사화한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또 “언론이 우리를 귀족노조로 만들고 있다”며 “돈밖에 모르는 노조로 몰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보너스 등 임금이슈보다는 △노동강도 완화 △강제전환배치 △외주용역화 금지문구 등이 시급한 문제라는 입장이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조에 따르면 현재 부산공장에서 일하는 르노삼성자동차 직원들의 근무조건은 열악한 상황이다. 2시간 라인에서 일한 뒤 10분 동안의 휴식이 주어진다. 점심시간도 45분에 불과하다.

노조 관계자는 “점심시간 45분 안에 식당까지 이동한 뒤, 또 배식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식사를 하면 커피 한 잔 마실 시간이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노동여건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난 임단협에서 노조는 현재 60 수준인 UPH(Unit Per Hour:시간당 생산대수)를 55로 낮춰달라는 요구를 사측에 제안했지만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60 UPH는 60분간 60대를 생산한다는 뜻으로,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라인은 1분에 1대꼴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사측은 <뉴스포스트>에 “부산공장의 생산경쟁력이 떨어져 신규물량 확보 등 중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이 낮아 UPH 속도 하향조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부산공장 한 라인에서만 7개 차종을 집중투입해 생산하고 있다”며 “회사는 수년 전 얘기를 하며 경쟁력이 낮다고 주장하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노조가 200명의 추가인원 투입을 요청했다는 언론보도도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는 <뉴스포스트>에 “사측에 병가자와 휴가자, 하다못해 화장실 갈 때 대신 라인을 봐줄 인력충원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200명이라고 명시해 언급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 노조이슈로 로그 물량 줄었다? 사측도 ‘소설 쓰고 있다’

일본 닛산이 르노삼성자동차의 노조문제로 부산공장의 로그 물량을 줄였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사측도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사측 관계자는 “원래 로그 물량이 최대 계획돼 있었던 게 연간 8만대 정도였지만, 판매량이 호조를 띠고 판매된 제품이 특별한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물량이 10만대로 증가됐던 것”이라며 “판매가 안 되고 모델 인기가 줄면 자연스럽게 생산요청 물량이 줄어들 수 있고 일본 자국 내에서도 로그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문제와 엮어서 로그 물량을 이야기하는 것은 견강부회”라고 말했다.

또 사측은 “(언론에) 간단한 코멘트만 줘도 다양한 소설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조조정 얘기도 나오는데 그런 것까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순은 아니고 일단 임단협을 빨리 끝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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