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자 수가 제도 시행 이래 최초로 40만대까지 떨어진 가운데, 재수생 등 졸업생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등교 수업이 미뤄지는 등 교육 현장에 혼란이 있는 데다 졸업생 강세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라 난이도 조절에 관심이 모아진다.

고교 3학년생은 교문 앞에 설치된 열감지 카메라를 지나며 발열 검사를 받는다. (사진=뉴스포스트DB)
고교 3학년생은 교문 앞에 설치된 열감지 카메라를 지나며 발열 검사를 받는다. (사진=뉴스포스트DB)

지난 2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이달 3일부터 18일까지 응시 원서를 접수한 결과 오는 12월 3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이 49만 3,43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4만 8,734명이 지원한 것과 비교해 10.1%인 5만 5,391명이 감소했다.

전체 수능 응시자가 40만 명대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1학년도 수능 응시자가 71만 2,227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60만 명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학령인구의 지속적인 감소 현상으로 2018학년도부터 50만 명대로 내려앉았고, 올해 처음으로 40만 명대까지 떨어졌다.

재학생이 지난해 대비 4만 7,351명이 감소한 34만 6,673명이다. 전체 응시자 수 중 70.2%를 차지한다. 졸업생은 9,202명이 감소한 13만 3,069명(27%)이다. 대신 검정고시 등 지원자가 1,252명이 증가해 1만 3,691명(2.8%)이다.

눈에 띄는 것은 재수생 등 졸업생 비율이다. 응시자 수만 따져보면 지난해보다 감소했지만, 재학생 감소폭이 더 커 전체 비율은 늘었다. 2005학년도 이후 가장 높다. 졸업생 비율은 2014학년도 19.6%로 떨어진 이후 20%대 초반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19학년도에는 22.8%, 지난해에는 25.9%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5월 20일 서울 구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재학생들이 수업을 듣기 위해 등교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학년도 1학기 개학이 이날까지 미뤄졌다. (사진=이별님 기자)
지난 5월 20일 서울 구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재학생들이 수업을 듣기 위해 등교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학년도 1학기 개학이 이날까지 미뤄졌다. (사진=이별님 기자)

교육부, 난이도 조절에는 ‘신중론’

수능 응시자 중 졸업생 비중이 증가하면서 올해 수능은 재학생에 유리하지 않은 상황.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상당 기간 등교 수업까지 미뤄지면서 수능 난이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으로 구성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올해 7월 입시 형평성 확보를 위해 수능을 쉽게 출제해야 한다고 정부에 공식 건의한 바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여파로 재학생들 간의 학력 격차가 여실히 드러났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6월 수능 모의평가에서 국어와 수학 나형, 영어 영역에서 90점 이상의 비율과 40점 미만의 비율이 함께 증가했다. 상위권과 하위권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중위권 학생들이 사라진 양극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난이도 조절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교육부는 협의회가 건의한 내용과 관련해 “이달 8일 수능 난이도가 인위적으로 조정되는 경우 혼란이 있을 수 있어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고 21일 밝혔다. 협의회가 건의하면 교육부는 60일 이내로 문의 내용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

교육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6월 모의평가와 9월 모의평가 결과를 보고 난이도를 적정이 조정할 것”이라며 “정상적인 교육 과정을 이수한 학생은 대응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를 유지하겠다고 협의회에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박백범 교육부 차관 역시 “6월과 9월 모의 평가를 치르고 난 다음 출제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등교 수업 재개와 개학 등이 수차례 연기되는 등 교육 현장에서 혼란이 지속됐지만, 교육부는 올해 수능을 12월 3일 예정대로 치른다는 방침을 시험이 72일 남은 현재까지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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