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사업부문’ 물적분할로 파이 키운 SK·LG그룹
롯데그룹, ‘중앙집권화’ 전략으로 ESG경영 차별화
김교현 부회장 “전지·수소 파편화..역량 결집 중”
롯데정밀화학 합병은 향후 여지 남겨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롯데케미칼이 19일 서울 송파구 소재 롯데월드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롯데케미칼의 비전과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은 연간 50조 원 규모의 매출 목표를 밝히면서 “우리 역량에 비해 시장의 평가가 늘 아쉽다”고 토로했다.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부회장 및 롯데케미칼 부회장. (사진=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부회장 및 롯데케미칼 부회장. (사진=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

롯데그룹, SK·LG ‘배터리 사업부문 물적분할’ 전략과 다른 길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부회장)은 19일 비전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배터리(전지)나 수소 등 사업부문의 물적분할 예정이 없다”고 못 박았다. 향후 롯데케미칼은 기존의 국내 전지사업 전략과 차별화되는 길을 걷는다는 얘기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에서 각각 물적분할된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은 삼성SDI와 함께 국내 ‘배터리 삼국지’를 형성하며 경쟁을 이어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지난해 8월 사업분할을 의결하고 같은 해 9월 임시주주총회로 배터리사업 분사가 확정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1일부로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물적분할돼 새로 설립된 법인이 SK온이다. 

LG화학도 지난 2020년 임시주주총회에서 전지사업본부 분사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12월 1일자로 LG화학에서 물적분할돼 새로 설립된 배터리사업 법인이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는데, 당시 종가 기준 시가총액 118조 2000억 원을 기록하며 단숨에 코스피 시총 2위에 올랐다.

김 부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롯데그룹이 SK·LG와 달리 신사업의 ‘중앙집권화’를 추진하는 데는 그간 파편화돼 진행된 전지와 수소 사업 부문별 경쟁력 제고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김 부회장은 “배터리(전지)와 수소 등 새로운 사업단을 대표이사급으로 새로 구성했다”며 “2018년 비전 2030을 설립한 이후 신사업 부문들이 총체적으로 모이지 못하고 파현화돼 거버넌스의 혼선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 사업단을 롯데그룹 화학군 내 신사업으로 추진하고자 따로 구성한 만큼, 물적분할 등을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롯데정밀화학 합병, ‘현재 단계’에서는 없다”


롯데케미칼 울산 공장.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 울산 공장.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최대주주로 있는 롯데정밀화학의 인수합병설에 대한 답변도 나왔다.

지난 15일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롯데정밀화학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한국경제는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株 1000억 매집한 까닭’ 제하 보도에서 롯데케미칼이 최근 반년 새 자회사 롯데정밀화학 주식을 1000억 원 넘게 샀다고 보도했다. 보도 다음 날인 16일 롯데케미칼은 “롯데정밀화학 흡수합병을 검토한 바 없다”고 공시했다. 합병설에 공식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날 김교현 부회장도 “롯데정밀화학 흡수합병을 검토한 사실이 없다”며 “지분 31%로는 책임경영이 어렵기 때문에 책임경영 강화 측면에서 지분을 추가로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합병과 관련해 특별한 목적이 있다고는 ‘현재 단계’에서는 없다”고 향후 합병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롯데케미칼, 2030년 ‘매출 50조 원 달성’ 목표 제시


한편,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 매출 50조 원 달성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비재무적 목표로 ‘탄소감축성장’을 하겠다고도 했다.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부회장.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부회장.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김교현 부회장과 황진구 기초소재사업대표 겸 수소에너지사업단장, 이영준 첨단소재사업대표 겸 전지소재사업단장, 김연섭 ESG경영본부장 등은 ‘Every Step for GREEN’이라는 기업 슬로건을 제시하고 2030년 매출액 50조 원 달성과 탄소감축성장을 선언했다.

구체적으로 범용사업부문에서 지역 다변화와 제품경쟁력 확대 등을 통해 매출액 11조 원에서 20조 원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부문에서 기존 스페셜티 제품군 확대와 범용사업 제품의 고부가화, 바이오 소부장, 친환경소재 등 신규 사업군 진출을 통해 매출액 7조 원에서 18조 원으로 확장한다. 또 다른 축인 Green 사업부문을 수소에너지와 전지소재, 리사이클, 바이오플라스틱 등 통해 매출 12조 원 규모의 신사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이날 김교현 부회장은 “그간 롯데케미칼이 가진 역량에 비해 시장의 평가가 늘 아쉬웠다”며 “재무적인 능력이 훌륭하지만, 미래 비전 제시부문을 약하다고 평가받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가지고 있는 미래 비전과 향후 계획을 이번 기회에 알려 제대로 된 시장의 평가를 받겠다”고 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