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셰일산업 육성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 ‘100% 청정에너지’ 육성
- 롯데케미칼, 셰일가스 기반 美 현지 공장 경쟁력 약화 우려
- 롯데케미칼 관계자 “미 대선 결과에 따른 영향 주시하고 있다”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조 바이든(77) 후보가 7일(현지 시각)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롯데케미칼의 美 에틸렌 복합 공장 운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셰일오일과 셰일가스 등 셰일산업에 적극 투자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당선인이 100% 청정에너지 산업 투자를 공약하면서다. 롯데케미칼 美 공장은 셰일가스를 원료로 에틸렌을 생산한다.
롯데케미칼, 셰일가스 원료 에틸렌 생산 공장에 31억 달러 투자
지난해 5월 9일 롯데케미칼은 美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 소재 에틸렌 복합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위해 총사업비 31억 달러(약 3조 6,500억 원)을 투자한 터였다. 이날 준공식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이낙연 전 국무총리, 존 벨 에드워즈 루이지애나주 주지사 등이 참석했다.
축구장 152개 크기의 롯데케미칼 에틸렌 복합 공장은 셰일가스를 원료로 약 100만 톤 규모의 에틸렌을 생산한다. 미국 현지에 셰일가스 원료 기반 공장을 준공한 것은 국내 화학사로는 최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축하 메시지를 통해 “31억 달러 투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대미 투자이자 한국 기업이 미국 화학 공장에 투자한 것으로는 가장 큰 규모”라며 “미국과 한국에 서로 도움이 되는 투자이자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은 준공식 이후 같은 달 13일(현지 시각) 국내 대기업 총수로는 처음으로 미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하기도 했다.
이날 신 회장과 만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백악관에서 맞이해 매우 기쁘다”면서 “롯데그룹이 루이지애나에 다른 한국 회사가 하지 않았던 31억 달러라는 큰 투자를 해 수천 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겼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 현지 에틸렌 공장 설립에는 신동빈 회장의 강한 의지가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4년 저유가로 셰일가스가 원가 경쟁력을 상실해, 관련 글로벌 프로젝트가 대거 취소된 바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의 뚝심으로, 현지 에틸렌 공장은 지난 2016년 6월 기공식을 거쳐 지난해 완공됐다.
바이든 행정부 ‘청정에너지’에 2조 달러 투자...“롯데케미칼 현지 법인에 악영향”
문제는 오는 2021년 1월 20일 들어설 바이든 행정부가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제로화하겠다고 공약했다는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가 생산하는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해온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청정에너지와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에 4년 동안 2조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탈퇴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셰일가스와 셰일오일 생산은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셰일가스를 원료로 하는 미국 화학 설비의 신증설도 위축되거나 지연될 우려가 크다.
익명을 요구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9일 <뉴스포스트>에 “셰일가스 감소로 미국 화학설비 경쟁력이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롯데케미칼의 미국 루이지애나주 현지 공장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셰일산업 침체로 유가는 일시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러면 셰일가스는 물론, 원유 가격이 오름에 따라 석유화학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 때 단절되다시피 한 미국와 이란의 관계가 회복되면 유가가 내려갈 수도 있는 등 여러 변수들이 있다”면서 “롯데케미칼이 국내외 여러 공장과 사업장을 가지고 있는 만큼, 기회요인과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미 대선 결과에 따른 영향을 주시하고 있는 단계라 구체적인 전망과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미국 루이지애나주 현지 법인과 셰일산업 동향, 국제 유가 향방 등 다각도로 사안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