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2021년 4분기 영업이익 297억원...전분기 대비 89.7% 감소
석유화학업계 “공급과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등으로 수익성 악화”
롯데케미칼 “국제유가·원재료값 상승 등 대외 부정적인 변수 예의주시”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롯데케미칼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의 실적 개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 회복 기대감과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등으로 치솟는 유가, 여기에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공급도 확대되고 있어서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특별한 글로벌 이슈가 생기지 않는 한, 단기적으로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케미칼, 국제유가 상승에 영업이익 감소
롯데케미칼은 지난 8일 2021년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매출액 17조 8052억 원, 영업이익 1조 5358억 원 등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은 △1분기 6238억 원 △2분기 5940억 원 △3분기 2883억 원 △4분기 297억 원 등으로 분기별 온도차가 컸다. 1분기 15%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2분기 13.6%, 3분기 6.5%, 4분기 0.6% 등으로 축소됐다.
2021년 3분기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나프타 등 원재료값과 국제 물류비 부담이 높아진 게 주요 원인이었다. 이로 인해 롯데케미칼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가 줄었다.
사업부문별로 기초소재인 Olefin 영업이익이 3분기 1489억 원에서 4분기 641억 원으로 57% 줄었다. Aromatics는 4분기 109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첨단소재 부문 영업이익도 3분기 765억 원에서 4분기 451억 원으로 41% 감소했다.
경제회복 기대감에 국제유가 상승...국제분쟁도 변수
최근 국제유가 상승을 주도하는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가 회복되리라는 글로벌 컨센서스가 있다. 2021년 1월 4일 기준 배럴당 47.62달러(서부텍사스유)였던 국제유가는 점차 우상향하면서 6월 70.05달러로 70달러선을 넘었고, 10월 80달러선을 넘었다. 올해 2월에는 90달러선을 넘어섰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OPEC+가 추가 증산을 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국제유가 고공행진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탄도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양국의 분쟁이 심화하는 상태다.
여기에 업계는 핵 합의를 놓고 협상 중인 미국과 이란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햅 합의가 부결된다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이달 중순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핵 합의를 진행 중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이란 핵 합의는 현재 협상 최종 단계에 진입해 각 국가들의 승인만 남겨두고 있어 그나마 최근 유가에 숨통을 틔워줄 유일한 희망”이라며 “미국과 이란 양국의 입장차가 여전히 크게 좁혀지지 못하고 있어 예측이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이란 핵 합의가 부결될 경우, 유가 100달러 터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롯데케미칼, 동계올림픽 이후 중국 수요 회복 전망도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내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 반등 가능성을 대체로 낮게 보고 있다. 국제유가와 지정학적 변수, 여기에 중국 CTO/MTO 설비와 한파로 중단됐던 미국의 설비가 정상가동되면서, 글로벌 공급이 과잉 수준으로 늘어난 것도 문제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10일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현재 석유화학업계는 원재료값 상승이란 중장기적 요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에 따른 단기적인 리스크가 혼재한 상태”라며 “그나마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중국 CTO/MTO 경제성이 악화돼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실적 방어가 가능했지만, 해당 이슈가 해소되며 공급과잉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이나 중국 현지에서 설비 가동이 어려울 정도의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나 특별한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는 한, 당분간 롯데케미칼 영업이익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베이징 동계올림픽 종료 후 중국 제조업이 활성화되면,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업체들의 수요가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롯케케미칼 관계자는 “국제유가와 원자재값 상승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얼어붙은 국제 물류 산업 등 부정적인 대외 변수들이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과 중국 수요 변화 등 다양한 리스크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