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지난해 전략회의서 ‘온리원 정신’ 강조
“‘최초‧최고‧차별화’ 달성 통해 글로벌 1위 도약해야”
부진 계열사 흑자 전환 등 수익성 개선 방점 ‘효과’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CJ그룹이 ‘온리원 정신’ 재건을 통해 위기극복과 재도약을 준비한다. 내실 경영을 통한 수익성 개선과 함께 식품·바이오‧물류 등 주요 사업의 혁신을 통해 ‘월드 베스트 CJ’를 달성한다는 복안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0조4358억원, 영업이익 576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 74.9% 증가한 수치다. 분기 순이익은 1508억원으로 전년 동기(117억원)보다 1186.9% 급증했다.
이번 성과는 CJ올리브영을 비롯해 CJ제일제당, CJ ENM, CJ푸드빌, CJ CGV 등 주요 자회사들이 호실적을 거둔 덕이다.
1분기 CJ올리브영의 매출액은 1조 7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2% 증가했다. 순손익은 1059억원이다. CJ제일제당은 연결 기준 매출 7조 2160억원, 영업익 37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늘어난 수치고, 영업익은 무려 48.7%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은 1546억원으로 213.5% 증가했다.
CJ ENM의 2024년 1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6% 증가한 1조 1541억원, 연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한 123억원으로 나타났다. CJ CGV는 올해 1분기에 연결 매출액 3929억원, 영업이익 4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유사했고, 영업손익은 흑자 전환했다.
온리원 정신 외치는 CJ 수장들
이번 CJ의 호실적은 이재현 회장의 ‘온리원 정신 재건’ 강조 이후 나온 성적표인 만큼 의미가 있다. ‘온리원’ 정신은 CJ 창립 이후부터 이어지고 있는 핵심 경영 철학으로 모든 면에서 ‘최초‧최고‧차별화’를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지난 2017년 이재현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내놓은 ‘그레이트 CJ’와 ‘월드 베스트 CJ’ 비전과 궤를 같이 한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창립 70주년을 맞아 기념식 대신 ‘온리원 재건 전략회의’를 개최하며 임직원들의 분발을 독려했다. 당시 그는 “그룹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온리원 정신을 되새기는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반드시 해내겠다는 절실함을 가져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후 손경식 회장을 비롯해 각 계열사 수장들의 입에서 ‘온리원 정신’이 언급됐다. 손경식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CJ그룹이 현실에 안주하는 동안 ‘온리원 정신’이 희미해졌다”며 “임직원 모두가 1등을 하겠다는 절실함, 최고가 되겠다는 절실함, 반드시 해내겠다는 절실함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홍기 CJ 대표 또한 지난 3월 주총에서 “올해는 우리 그룹의 핵심가치인 온리원 정신을 바탕으로 겸허의 철학을 다시 되새기며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조직문화를 회복하겠다”고 언급했으며 정성필 당시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도 “올해도 많은 과제들이 있지만 최초·최고·차별화의 ‘온리원’ 정신을 잃지 않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 '푸드 비즈니스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계열사별 비전은
연초부터 이재현 회장은 이례적으로 현장경영을 통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계열사를 찾아 격려했다. 그 주인공은 CJ올리브영과 CJ대한통운이다. 올리브영의 경우 국내 헬스앤뷰티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굳히며 지난해 약 4조원에 이르는 매출을 달성했고, 대한통운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업익 개선에 성공하자 이 회장의 선택을 받았다. 두 계열사 외에 이 회장의 방문은 없었다.
‘성과주의’ 행보에 희비가 엇갈린 계열사들은 올해 ‘온리원’ 정신을 바탕으로 초격차 역량 갖추기에 나선다.
우선 지주사 CJ는 올해 수익성 극대화, 재무구조 개선, 글로벌 성장 등의 비전을 실행한다. 특히 재무안정성 확보를 우선 과제로 삼고 경영 효율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아울러 2426 중기 계획인 그룹의 퀀텀점프 플랜을 수립해 추후 기업가치 제고와 지속가능한 성과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은 올해 글로벌 시장 확장과 함께 수익성 극대화에 집중한다. 우선 프랑스에 현지 법인을 세워 유럽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한다. 국내에서는 ‘고메 소바바 치킨’과 같은 차별화 제품을 개발해 가공식품 수요를 늘리고 질적 성장을 이어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바이오 사업에서는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품목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바이오 파운드리 분야에도 진출해 신규 생산 기반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1분기 실적 회복의 신호탄을 쏜 CJ ENM은 올해 흑자 기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CJ ENM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경우 티빙은 오리지널 콘텐츠와 대형 스포츠 이벤트 중심으로 라이브러리를 강화하고, 영화드라마 부문은 콘텐츠 유통 역량 강화를 통해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올린다. 커머스 부문은 올해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확장에 집중한다. 모바일 앱을 AI 초개인화 영상 쇼핑 플랫폼으로 탈바꿈하고 라이브 편성과 숏폼 커머스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그룹 내 핵심 축으로 떠오른 CJ올리브영은 올해 글로벌 공략을 통한 시장 확대에 집중한다. 국내 헬스앤뷰티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는 만큼 해외로 눈을 돌려 K뷰티 전파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미 첫 번째 전략 국가로 일본을 지목하고 이달 중순 현지 법인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법인은 PB 화장품 유통에 주력하면서 향후 현지 소비자 취향 연구를 통해 제품 개발도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