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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즈윈)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지배적인 어리석음은 곧 지배자의 어리석음이며 그것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11일 도서출판 고즈윈은 미하엘 슈미트-살로몬의 '어리석은 자에게 권력을 주지 마라' 개정판이 출간됐다고 밝혔다.

저자인 미하엘 슈미트 살로몬은 독일 철학박사이자 저술가로, 독일에서 지배적 통념에 아랑곳없이 소신껏 자신의 논리를 펼치는 냉철한 사상가로 평가받고 있다. 책에서도 현대사회의 비지성적 패러다임을 맹렬히 지적하고 '인간은 이성적이고 현명하며 합리적'이라는 인식에 '과연 그러한가'라는 의문을 던진다.

책은 전 세계 모든 면에 걸쳐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는 특별한 어리석음에 인류가 감염돼 정상적인 사고와는 거리가 멀어졌다고 신랄하게 지적한다. 저자는 현실을 꼬집는 날카로우면서도 유쾌한 문장과 깊은 사고를 가능케 하는 풍부한 비유를 통해 종교, 경제, 정치, 교육과 문화 전반에 만연한 어리석은 광기의 실태를 풀어나간다.

어리석은 인간이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어떤 행동을 하고 결과를 불러오고 있는지 명확히 밝힌 후 저자는 다음과 같이 묻는다. 그렇다면 우리를 호모 사피엔스로 만들어 주는 로열젤리는 무엇인가. 우리를 호모 데멘스로 퇴화시키는 뇌벌레로부터 어떻게 자신을 철저히 보호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해 저자는 견고한 문화적 매트릭스의 원칙을 깨고 새로이 구성된 교육을 말한다.

저자는 인간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인류 위기의 근본 원인과 인간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라 말한다. 잘못된 사고 때문에 인간이 죽기 전에 잘못된 사고를 먼저 죽게 만들라 말한다. 우리는 폐부를 찌르는 이 단호한 지적에 변화를 거부하고 현실에 안주하던 스스로의 모습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저자의 논거를 '침해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리석음으로부터 탈피하라"는 그의 강력한 외침은 주어진 현실에 무비판적으로 순응하며 살고 있는 이들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다시 말해 '사고의 황폐화'라는 지배 권력 시스템의 모순을 뇌리에 각인시킴으로써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이 발 딛고 서 있는 구조화된 현실을 부수게 만든다. 이 통쾌한 일침 앞에 우리는 비로소 세상을 더 넓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며, 새로운 세계로 당당히 걸어 나갈 용기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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