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브릭스' 기업 70여 곳·10만 명 쓴다
브리티 코파일럿 새 기능 3~4월 론칭
한컴과 손잡고 국회에도 '패브릭스' 도입
[뉴스포스트=김윤진 기자] 삼성SDS는 지난해 CES 2024와 생성형 AI 미디어데이에서 클라우드 사업 목표를 발표했다. 비즈니스에 진정한 '하이퍼 오토메이션'을 실현하겠다는 포부였다. 이런 구상은 같은 해 5월 '패브릭스' '브리티 코파일럿' '브리티 오토메이션' 론칭을 통해 가시화했다.
하이퍼 오토메이션이란 신기술 기반 업무 혁신을 일컫는다. 최근 삼성SDS가 대내외 행사에서 빼놓지 않고 언급하는 용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가트너가 2022년 기술 트렌드로 선정하기도 했다.
신규 서비스 3종, 레퍼런스 살펴 보니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 패브릭스, 브리티 코파일럿, 브리티 오토메이션은 출시 이후 클라우드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다.
우선 패브릭스는 현재 국내외 기업 70여 곳에서 1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패브릭스는 기업의 데이터, 지식 자산 등 사내 업무 시스템과 생성형 AI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예를 들면 고객사는 'SCP(삼성 클라우드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퍼블릭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올리고, '삼성 LLM(언어를 이해하고 결과를 만드는 대규모 언어 모델)' '챗GPT' 'DALL-E' 등 생성형 AI로 보고서나 이미지를 제작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은 주로 공공기관, 금융투자업계에서 사용한다. 삼성SDS에 따르면 그룹 내 보험사는 3주 걸릴 자동차 사고 처리 절차를 3일로 단축한 사례도 있다.
협업툴 '브리티 웍스'에 생성형 AI를 접목한 브리티 코파일럿은 포스코DX, 크래프톤을 비롯한 고객사 26곳, 유저 18만 명을 확보했다. 브리티 웍스에는 메일, 메신저, 드라이브, 미팅 등 협업을 돕는 서비스가 있다. 여기서 브리티 코파일럿의 주된 역할은 사람 대신 텍스트와 음성을 요약하거나 생성하는 것이다.
특히 미팅 전용 서비스는 한국어 정확도가 높아 타 협업툴을 구독하는 기업들 사이에서도 수요가 크다고 한다. 삼성SDS 관계자는 19일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브리티 웍스에 포함된 기능이지만, 따로 사용하고 싶다는 요청이 많아 개별 요금제를 제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브리티 오토메이션은 기존 자사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로봇을 통한 업무 자동화) 솔루션에 생성형 AI를 연계한 서비스다. 삼성SDS에 따르면 현재 고객사 310여 곳, RPA 시장 점유율 60%로 1위다. 수요산업은 솔루션 변경에 보수적인 편인데, 향후 점유율을 더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다.
사례집을 보면 A 법률사무소는 송달 업무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6시간 걸렸지만, 브리티 오토메이션 도입 이후 30분으로 줄였다. B 증권사는 금융상품 매매 거래내역 확인, 우편물 검수 등 100여 개 업무를 자동화해 7만 시간 이상 절감했다.
생성형 AI 더한 클라우드 부문, IT서비스 사업 견인할까
그룹 내 IT서비스기업은 내부거래 의존이 높아 대체로 그룹사가 부진하면 실적이 동반 하락한다. 삼성SDS의 경우 매출에서 그룹사 비중이 2023년 기준 65%에 달한다.
다만 삼성SDS는 지난해 주요 그룹사 부진에도 선방했다. SI(시스템 통합), ITO(IT 아웃소싱)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3%, 2.4% 줄었지만, 클라우드 부문은 23.5% 증가했기 때문이다. IT서비스 전체 영업이익도 12.7% 늘었다.
호실적 배경에는 대구데이터센터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 개시, 금융·공공 업종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등이 있었다. 이를 포함한 SCP와 MSP(클라우드 서비스 관리를 제공하는 업체) 사업이 고루 성장하며 클라우드 부문 덩치가 커졌다.
삼성SDS 클라우드 부문은 올해도 굵직한 사업을 수주하고 있다. 최근 삼성SDS가 주축인 컨소시엄은 최대 6000억원 규모 차세대 지방행정공통시스템 사업자로 선정됐다. 한글과컴퓨터와 함께116억 원 규모 국회 빅데이터 플랫폼 1단계 사업도 맡았다.
클라우드 매출에 포함하는 신규 서비스 패브릭스, 브리티 코파일럿, 브리티 오토메이션의 성과도 눈여겨볼 만하다. 패브릭스는 이번 국회 사업에서 한컴피디아와 결합해 지능형 검색 서비스를 구현할 예정이다. 국회 관계자들은 이를 통해 대규모 의정 자료 활용 편의를 개선할 수 있다.
삼성SDS는 브리티 코파일럿 신규 기능도 곧 론칭한다. 3개 이상의 언어의 통번역을 동시에 지원하는 기능으로 CES 2025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르면 내달, 늦어도 4월까지는 출시한다. 브리티 오토메이션도 CES 현장에서 해외 바이어들에게 소개했다.
삼성SDS는 이번 성과를 시작으로 올해 비즈니스 특화 생성형 AI 서비스 사업 확장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