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종대 골프작가
석종대 골프작가

[뉴스포스트=석종대 골프작가 칼럼니스트] 아마들의 라운드에서 모든 동반자가 동시에 온그린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체로 갈라지게 마련이다. 파4홀의 경우 두 사람이 투온을 했다면, 한 사람은 수십 미터 어프로치 지점에, 다른 한 사람은 그린 주변 벙커나 프린지에 있게 마련이다.

만약 파온에 성공했다면 무게 잡으면서 느긋하게 걷지 말고 빨리 가서 마크 표시를 해놓아야 한다. 특히 동반자가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 샷을 준비할 때 미리 마크를 해놓지 않으면 공끼리 부딪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 필드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겉으로는 웃고 넘어갈지 몰라도 속으로는 원망하거나 욕한다. 설사 충돌 덕분에 공 위치가 좋아져도 '매너 없는 인간'이라는 낙인을 지우기는 힘들다.

이런 결례를 범하지 않으려면 서둘러 그린에 올라가서 마크를 해야 한다. 그리고 동반자들이 모두 온그린할 때까지 차분히 기다려야 한다. 어떤 아마는 동반자가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를 준비하는데, 먼저 그린에 올라갔다고 퍼트까지 마쳐버린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속으로 엄청 기분 나쁠 수 있다.

퍼트 순서도 중요하다. 4명 모두 그린에 올라와도 퍼트 거리는 제각각이다. 동반자들의 거리를 가늠하면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가까운 사람이 먼저 퍼트하면 리듬감과 균형감이 흔들릴 수 있다. 쓸데없이 다른 동반자들에게 퍼트가 잘 안 되는 핑곗거리를 만들어주는 셈이다. 굳이 왜 사서 욕먹을 짓을 하는가? 과시하고 싶거나 빨리 마치고 싶어도 좀 참아라. 인내와 절제는 비즈니스골프의 생명이다.

(사진=뉴스포스트)
(사진=뉴스포스트)

물론 예외가 있다. 동반자가 '제주도 온'을 한 탓에 캐디가 공 놓아주러 가는 데 시간이 걸린다든지 다른 동반자가 그린 주변에서 온탕냉탕으로 어프로치를 헤매고 있다면 원활한 진행을 위해 그린에 올라간 사람이 먼저 퍼트할 수도 있다. 또는 버디 기회를 얻은 동반자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나머지 사람들이 먼저 퍼트하기도 한다.

상대에 대한 배려는 비즈니스골프에서 조미료 구실을 한다. 프로든 아마든 그린에 올라가면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웬만하면 순서를 지켜라. 그래서 상대방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지 말라. 명심하고 명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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