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석종대 골프작가 칼럼니스트] 아마들의 라운드에서 버디는 한 팀 통틀어 한두 개로 그친다. 골프장 난이도와 그날 핀 위치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지만, 좀처럼 버디가 나오지 않는다. 그분이 오시거나 신들렸으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대체로 그 정도 수준이다.
뽑기를 하든, 천 원짜리 스트로크를 하든, 버디값은 일반적으로 만 원을 준다. 비즈니스골프에서 상대방이 버디를 하면 곧바로 박수와 더불어 축하 인사말을 건넨 후 가장 먼저 버디값을 주라. 그래야 상대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아마가 버디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드라이버, 아이언, 퍼터가 삼위일체로 멋진 조합을 이뤄야만 버디를 할 수 있다. 연습이 부족한 아마에게 버디는 '운7 기3'의 해프닝일 뿐이다. 그걸 자기 실력으로 여기고 우쭐하다가는 바로 다음 홀에 오비나 쪼로가 날 확률이 백 퍼센트다. 전 홀에 버디하고 다음 홀에 오비 내면 동반자들의 구찌가 들어온다. "인간성 좋고 매너 좋은 분"이라고 하면 그때부터 멘탈이 무너지게 된다.
그러기에 버디 다음에 오비를 조심해야 한다. 아마는 버디나 이글을 하면 그때부터 샷이 달라진다. 흥분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서 샷이 빨라지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공을 끝까지 보지 않고 피니시를 하지도 않는다. 나중에 라운드 끝나고 스코어 카드를 보면 참혹하다. 버디 다음 홀부터 더블 보기나 트리플 보기가 속출해 90개를 넘기고 심지어 100개 가까이 올라간다.
프로는 버디가 생명이다. 아마는 버디가 아니라 더블 보기 이하를 안 하는 것을 생명으로 여겨야 한다. 모든 아마가 라운드하기 전에 다짐하고 목표로 삼는 것이 "오늘은 버디 2개 이상 할 거야"인데 정말 어리석은 생각이다. 현명한 목표는 "오늘은 더블을 하나도 안 할 거야"이다. 그렇게 다짐하는 것이 점수 관리나 정신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
아마에게 버디는 독약 같은 존재다. 자기 실력으로 들어갔다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 그냥 '운 좋게 들어갔구나' 생각하고, 다음 홀부터는 한 번 더 버디를 하겠다거나 파를 하겠다는 목표를 버리고 절대 더블 이하를 안 하겠다는 의식전환의 코스 매니지먼트가 필요하다.
버디는 타수를 하나 줄이는 것에 불과하다. 반대로 트리플이나 양파를 하면 3타, 4타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아마는 라운드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어쨌든 상대의 버디에 대해서는 호들갑스러울 정도로 기뻐해 주는 게 좋다. 그리고 거듭 말하거니와 가장 먼저 버디값을 줘라. 상대는 자신이 오늘 잘 치고 못 치고를 떠나서 버디를 한 그 순간을 멋진 추억으로 간직할 것이기에 그 추억 속에 당신의 미소도 깃들어 있다면 비즈니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