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지난 22일 세계 지구의 날을 맞아 유통업계에서는 '친환경'을 외치며 다양한 마케팅을 펼쳤다. 그 즈음 유통을 담당하는 기자의 메일함에는 각 기업들의 '친환경 캠페인'에 관한 보도자료가 넘쳐났고, 당일(22일)에는 자료들을 묶어서 업계발 기사로 내보내기도 했다.

유통업계의 친환경 바람은 이제 '필(必)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사용 금지 운동이 불자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말 종이빨대를 전면 도입했다. 대형 백화점, 마트에서는 비닐 사용을 줄이고 장바구니 사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식음료업계에서는 재활용이 쉽도록 패키지를 바꿔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화두인 '배송시장'에서도 필환경 바람은 거세다. 새벽배송으로 유명한 식자재 배송업체 '마켓컬리'의 과포장이 화두에 오르자 해당 업체는 물론 홈쇼핑, 마트, 편의점, 프랜차이즈 등에서도 친환경 소재로 포장용기를 바꾸거나 재활용 비율 높이기에 힘쓰는 모습이다. 

또한 교촌치킨, 피자헛, 맥도날드 등 배달업체들은 서울시와 협업해 기존 배송 오토바이를 탄소를 내뿜지 않는 전기이륜차로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유통업계에 불어닥친 친환경 바람은 재활용 대란에 따른 소비자의 인식 변화와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올해 더욱더 거세졌다. 일회성 행사나 보여주기식 캠페인을 통해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라고 내세웠던 과거에서 벗어나 환경 문제를 본질적으로 마주하고 쓴소리에 귀기울이며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 진짜 '친환경 기업'으로 변화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마트 내 속비닐 사용이 금지됐더니 플라스틱 용기나 비닐에 자체포장된 제품이 더 많아졌다. 무색 페트병 도입은 제품에 따라서 달라진다. 갈색 페트병을 사용해야만 하는 주류업계는 환경부의 '입'만 일단 바라보고 있다. 제과업계도 아직 과포장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화장품업계는 플라스틱 용기를 대체할 친환경 용기가 이제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이들의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좀 더 많은 기업들의 책임있는 행동이 필요할 때다. 이 바람은 계속, 불어야 한다. 유통업계 전반에 친환경 마케팅 경쟁이 커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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