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간 인수합병(M&A)이 결국 좌초됐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면서, 이스타항공은 출범 13년 만에 파산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스타항공 직원 1,600여명의 대량 실직 우려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23일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했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공시에서 “진술보장의 중요한 위반 미시정 및 거래종결기한 도과로 인해 기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2월18일 SPA 체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데 이어 지난 3월2일 SPA를 맺으며 본격적인 M&A 절차에 돌입했다. 국내 항공사간 첫 기업 결합이라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다 코로나19 여파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양사는 계약서상 선결 조건 이행을 놓고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졌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부터 경영난으로 체불된 임금이 250억 원에 달했고, 이를 포함한 미지급금이 1,700억 원이 넘어갔다. 제주항공 역시 국내선 매출과 정부 지원으로 간신히 버티는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의 셧다운, 체불임금에 대한 책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이스타항공은 출범 13년 만에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직원 약 1,600명에 자회사, 협력사 직원까지 포함해 2,000여명의 대량 실직 사태도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회생의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올해 1분기 기준 자본총계는 –1,040억원으로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희박하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자구책의 일환으로 ‘전북 거점 항공사’로 출범한 만큼 전라북도의 지원을 받는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선 운항을 재개해 매출을 올려 청산, 파산을 피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