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앞둔 마장동 축산물시장 가보니
-김영란법 완화 기대감 ‘0’…“주문이 없네요”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김영란법 완화 효과요? 글쎄요. 지금 한창 바빠야 하는데 잠잠하네요”

지난  26일 서울 성동구 마장동 축산물시장에서 만난 한우 도소매상 직원 A씨는 김영란법 완화 조치 기대감을 묻는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지난 26일 방문한 마장동 축산물시장(사진=홍여정 기자)
지난 26일 방문한 마장동 축산물시장(사진=홍여정 기자)

지난 19일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불경기 극복을 위해 설 명절을 앞두고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상 공직자 등의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일시 완화했다. 소비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축·수산물업계를 돕기 위한 조치다.

이날부터 다음달 14일까지 한우, 생선, 과일, 화훼(이상 농축수산물), 홍삼, 젓갈, 김치 등(이상 농축수산가공품)의 선물가액 한도가 20만원으로 샹향된다.

이에 관련 유통업계는 10만원에서 20만원 이하의 상품 물량을 늘리는 등 완화 조치에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정작 시장에서 일하는 소상공인들의 반응은 부정적인 상황이다.

한 소비자가 선물세트를 구입해 가고 있다(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한 소비자가 선물세트를 구입해 가고 있다(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A씨는 “지금 명절 2주 앞둔 시점이라 한창 주문이 많이 들어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라며 “코로나 여파 때문에 손님들이 소비도 잘 안하는 판국에 금액이 올라간다고 선물을 할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A씨가 일하는 가게 앞에는 약 10개 이상의 포장 박스가 있었지만 명절 대목을 앞두고 있는것을 감안하면 많은 주문량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날 방문한 마장동 축산물시장은 손님보다 가게 앞에 서있는 직원이 더 많았다. 길에는 물건을 실어나르는 오토바이와 트럭이 차지하고 있었다. 가게 앞에는 드문드문 선물세트를 구매하기 위한 손님이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또한 명절 분위기에 맞춰 선물세트를 포장하는 직원들도 볼 수 있었다.

또 다른 한우 도소매상 B씨는 “뉴스를 보면 대형 마트에 한우 선물세트 매출이 증가했다고 하는데 우린 크게 달라진 바가 없다”며 “명절이 다가오기 때문에 선물세트를 사러오는 소비자들이 있긴 하지만 그 수가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 국민들끼리는 선물도 금액 상관없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며 “공직자 대상 김영란법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라간다고 코로나 시국에 소비가 증진되고 매출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일갈했다.

가게 앞에서 선물세트 구입을 위해 점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소비자들(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가게 앞에서 선물세트 구입을 위해 점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소비자들(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한편 시장 상황과는 다르게 대형마트는 10~20만원대 프리미엄 선물세트 매출이 증가했다. 지난19일 롯데마트는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실적을 살펴본 결과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69.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10~20만원대의 선물 구성비가 높은 한우와 옥돔 선물세트 등의 매출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한우와 옥돔 선물세트 매출은 각각 148.9%, 64.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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