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GE社가 최초로 도입한 ‘디지털 트윈’...가상 속 현실 공간
SF 영화·소설로 익숙한 ‘디지털 트윈’ 제조업 분야 혁신 일궈
‘한국판 뉴딜’ 포함된 스마트시티 ‘디지털 트윈’은 IoT 데이터 활용 빠져

‘디지털 트윈’이란 개념은 2016년 GE(General Electric Company)社가 처음으로 도입했지만, 사실 우리에게 새롭지 않은 첨단 기술이다. 영화와 소설 등 대중문화가 디지털 트윈의 개념 성립 이전부터, 디지털 트윈 기술을 극의 전개에 적극 차용한 까닭이다. 뉴스포스트가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 콘텐츠로 부상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살펴봤다. - 편집자주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은 현실 세계와 동일한 가상 세계를 만들어 현실 세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예측하는 플랫폼을 말한다. 현실의 물리적 시설을 각종 센서를 활용해 가상공간에 실시간 반영하는 가상물리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이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은 현실 세계를 가상 세계에 동일하게 구성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용자는 가상 세계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현실 세계에서 일어날 여러 문제를 예측해 대응할 수 있다. 사진은 로르샤흐 테스트 이미지. (사진=Wikimedia Commons.)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은 현실 세계를 가상 세계에 동일하게 구성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용자는 가상 세계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현실 세계에서 일어날 여러 문제를 예측해 대응할 수 있다. 사진은 로르샤흐 테스트 이미지. (사진=Wikimedia Commons.)

디지털 트윈 기술은 △IoT(Internet of Things) △빅데이터 △인공지능 △시뮬레이션 등 크게 네 가지 기술을 종합한 개념이다. 2016년 GE社가 디지털 트윈 개념을 최초로 도입했다. 이후 2017년 美 정보기술연구 회사인 Gartner社가 디지털 트윈을 미래를 이끌어나갈 10대 전략기술로 소개하면서, 4차 산업혁명시대 꽃으로 불리고 있다.
 


새롭지만 익숙한 첨단 기술 ‘디지털 트윈’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은 SF 영화와 소설의 단골소재다. (사진=네이버 영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은 SF 영화와 소설의 단골소재다. (사진=네이버 영화)

사실 디지털 트윈은 용어가 정립되기 이전부터 수많은 대중매체에서 그 모습을 묘사해 낯설지 않은 개념이다. 특히 첨단 기술이란 특성상 SF 장르에서 적극적으로 차용했다. 2002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제작의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차용한 대표적 사례다.

영화에선 범죄가 일어나기 전 범죄가 일어날 시간과 장소는 물론, 범죄를 일으킬 사람을 예측하는 ‘프리크라임 시스템’이 등장한다. 주인공역의 배우 톰 크루즈는 CCTV와 로봇 경찰로 수집한 실시간 도시 정보를 이용하는 이 시스템으로 범죄자를 사전에 단죄한다.

최근 SF소설에선 몸 바깥의 사물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까지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하는 개념도 등장했다. 김초엽 작가의 ‘관내분실’에서는 ‘사후 마인드’를 업로드해 모아놓은 ‘마인드 도서관’이 등장한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가족의 죽음 이후 그곳에서 ‘현실과 똑같은 가상의 가족’을 만나 생전에 미처 나누지 못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현실 속 디지털 트윈 기술, 어디까지 왔나?


오늘날 디지털 트윈의 기술력은 아직 SF 영화나 소설 속에서 묘사하는 수준이라고 보긴 어렵다. 초지능·초융합·초연결 기술의 발전을 종합한 디지털트윈의 DTS(Digital Twin Space)로, 도시 규모의 거시세계와 마음이라는 미시세계를 완벽하게 구현하기에는 지금으로선 기술적 한계가 따른다는 설명이다.

GE社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 '프레딕스'를 활용해 제트 엔진의 고장 여부를 예측했다. (사진=GE 공식 홈페이지)
GE社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 '프레딕스'를 활용해 제트 엔진의 고장 여부를 예측했다. (사진=GE 공식 홈페이지)

현재 실제 적용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살펴볼 수 있는 분야는 제조산업이다. 대표적으로 GE社가 2016년 공개한 프레딕스(Predix) 플랫폼이 있다. 프레딕스는 세계 최초의 스마트팩토리 내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트윈 솔루션이다. 스마트팩토리의 설비 제어와 제조 과정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최적의 관리 효율을 제공한다. 프레딕스는 IoT와 엣지 컴퓨팅 기술 기반으로 20만 개 이상의 장치에서 나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관리한다.

프레딕스는 제조산업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GE 항공은 프레딕스를 활용해 제트 엔진의 고장 여부와 장비 교체 시기 등의 예측도를 높였다. 그 결과 엔진 고장 예측의 정확도를 10% 높였고 장비 고장으로 인한 결항 건수도 1,000건 이상 줄였다. (조성균 외, 2020.)

GE社는 2017년 기준으로 80만 개 이상의 디지털 트윈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2017년엔 미국의 한 발전소 모니터링 과정에서 고장 직전 터빈 베어링을 발견해 200만 달러의 사업손해를 막았다.

또 프랑스 남동부에 위치한 한 대형 금속가공 공장에선 GE社 프레딕스 솔루션으로 생산성을 높였다. 파이프 절단 공정 과정의 조건별 시뮬레이션을 통해 낭비율을 10%에서 4%로 줄인 것이다. 이로써 한 해 20만 달러의 비용 절감을 달성한 바 있다. (방준성 외, 2020.)

2018년 싱가포르 정부가 1000억원을 들여 구축한 'Virtual Singapore'. 건물 위에 태양열 발전 장비를 설치할 때 전력 효율을 시뮬레이션 하고 있다. (사진=싱가포르 정부 공식 홈페이지)
2018년 싱가포르 정부가 1000억원을 들여 구축한 'Virtual Singapore'. 건물 위에 태양열 발전 장비를 설치할 때 전력 효율을 시뮬레이션 하고 있다. (사진=싱가포르 정부 공식 홈페이지)

‘마이너리티 리포트’ 속 기술력엔 미치지 못하지만, 도시 규모의 디지털 트윈을 실제로 구현한 사례도 있다. 2015년 싱가포르는 정부 주도로 1,000억 원을 투자해 도시 전체를 3D 가상 세계로 구현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재난과 재해, 기후변화, 인구증감 등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Virtual Singapore’라 불린 프로젝트는 2018년 현실의 도시를 3D로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Virtual Singapore’가 기존 3D 지도와 다른 점은 정부 등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IoT(사물인터넷)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연동한다는 점이다. 도시 내 모든 건물과 도로, 육교, 공원 벤치는 물론, 날씨와 이에 따른 바람의 흐름, 주차장 이용률과 가로수 현황 등도 포함되는 광범위한 빅데이터가 모두 실시간으로 연동된다.

이는 도시 계획을 세울 때 큰 장점이 있다. 육교 하나를 건축한다는 데이터를 ‘Virtual Singapore’에 입력하면, 그에 따른 △교통량 변동 △주차장 이용률 △일조권 △바람길 등을 모두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를 이용해 육교를 세울 때 재난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교통 혼잡을 최소화하는 등 최적의 지점을 예측할 수 있다.

실제 싱가포르 정부는 북부에 위치한 펀골(Punggol) 타운을 설계할 때 ‘Virtual Singapore’를 활용했다. 현재 펀골 타운은 싱가포르의 실리콘 밸리로 불린다.
 


‘한국판 디지털 트윈’...스마트시티 구축엔 역부족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해 7월 14일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디지털 뉴딜의 10대 추진과제 가운데 하나로 디지털 트윈 구축을 꼽았다. 정부는 디지털 트윈 구축을 위해 △정밀도로지도 구축 △지하구조물 3D 통합지도 구축 △항만 디지털플랫폼 구축 △지하공동구 계측기 설치 등의 계획을 밝혔다.

이날 정부는 “디지털 트윈 등 신기술 활용으로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제고하는 스마트시티를 구축할 것”이란 계획을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의 계획에는 스마트시티 디지털 트윈에 필요한 IoT 활용 데이터 구축과 기술 개발 내용이 빠져있다. 데이터의 실시간 연동 체계도 스마트항만과 공동구, 댐 등에만 제한적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일종의 목업(mock-up) 형태로 3D 정밀지도를 만든다는 셈인데, 이는 실시간 연동으로 생물처럼 살아있어야 하는 디지털 트윈의 개념을 만족하기엔 역부족이다.

또 지금까지 도시개발과 관리에 증거기반의 과학적 검증 과정이 없었던 모습을 디지털 트윈 계획에서도 답습하는 모양새라는 지적도 있다. (이승일, 2021.)

뉴스포스트는 2부 기획 기사에서 디지털 트윈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 트윈 기술의 글로벌 동향과 국내 도입 현황, 관련 신산업과 함께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 문제점을 짚어본다.
 


※참고자료
이승일, 디지털뉴딜 – 디지털트윈, 도시정보, 468, pp.3-4,2021.
방준성 외, 스마트시티 실현을 위한 디지털트윈 기술 동향, 한국통신학회지(정보와통신), 37(5), pp.11-19, 2020.
박윤미, ‘동기화 사회, 디지털 트윈’, 환경논총, 65, pp.15-25, 2020.
서봉상 외,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공간정보(Digital Twin), 전자공학회지, 46(3), pp.20-24, 2019.
사공호상 외,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는 디지털 트윈 공간(DTS)구축 전략, 국토정책 Brief, pp.1-6, 2018.
강효은 외, 제조 산업 기반 디지털 트윈 요소 기술 및 동향, 한국통신학회지(정보와통신), 35(8), pp.24-28,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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