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성 대진대학교 교수
이대성 대진대학교 교수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대성] 고래가 싸우니 새우가 난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유럽, 아시아, 미주 등은 자국의 안정을 살핀다. 영국은 2016년에 브렉시트(Brexit) 결정을, 2017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각국의 기업들이 그나마 ‘비용과 재고 최소화‘라는 공급망 전략으로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2020년에는 코로나19가 확산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식품, 에너지 할 것 없이 글로벌 공급망은 모든 영역에서 새우처럼 위축된 듯하다. 국제 원자재 값 때문인지 아니면 더운 날씨 탓인지 배춧값 또한 122%로 폭등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과테말라와 아이슬란드와 비슷한 약 110위 권의 국토 면적, 가용 자원 한정, 0.83명의 세계 최저 출산율 등 선명한 양극화의 음지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을 이뤄냈다. 

과거 런던 타임스가 표현한 것처럼 쓰레기 더미에서 장미꽃이 핀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음지 또한 작지 않다. 임금 상승, 물류비 증가, 원자잿값 상승, 유류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기업들은 366일 25시간 비상이다. 4차 산업, 온라인 가속화, 빅블러 현상이 아무리 날뛰어도 이 4개 앞에는 묘수가 없다. 

기업의 구조조정은 욕먹지 않을 만큼 조용히 그리고 불특정하게 확산 중이다. 기업들은 풀린 통화량의 가치를 뒤로하고 고물가라는 핑계로 제품가격을 올리고 있다. 당장은 좋겠지만 소비심리는 이미 한겨울이다. 백화점, 유통채널이 파격세일, DC를 내걸어도 매출은 올라가지 않는다. 소비심리 위축이라는 부메랑은 기업의 구조조정을 부른다. 불안한 로렌츠 곡선, 지니계수가 이를 반영하고 있다. 

믿을만한 근거가 빈약하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한국과 무역을 지속해온 국가들도 상황은 만만치 않다. 동맹, 비동맹 할 것 없이 모두가 힘든 상황이다. 국가가 있어야 기업도 국민도 있다. 국가 경제, 국민 모두가 힘들다고 하니 기업들이 걱정이다. 70년대, 80년대와 같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5%대를 넘어 8%대가 되면 산업의 확산과 발전으로 인한 인력의 수요가 증가한다. 즉 일자리와 근로환경은 직장인에게 있어 외재적인 경력관리 요소로써 수요량이 넉넉해지면 그만큼 일을 찾기도, 하기도, 회사를 바꾸는 것에도 여유가 생긴다. 

그러나 한국의 최근 10년간 2~3%대 경제성장률은 일자리의 수요가 한정되고, 여기에다 산업(업종)의 변화, 코로나19, 강대국 간의 분쟁 등으로 인해 일자리의 증가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즉 직장인의 입장에서 외재적인 경력관리 요소들이 대부분 좋지 않다는 뜻이다. 

이제 한국은 고성장시대와 같이 일자리의 양에 의해서 경력관리, 이직, 전직, 창업 등이 성공하는 시대가 아니다. 특히 한국은 일자리의 수요예측에 대한 실패(사전 교육, 공급 시기 모두)로 항상 신규 산업에는 극심한 인력난이 따르며, 기존 산업에는 극심한 구조조정이 뒤따른다. 

이렇다 보니 유사 업종, 유사 직종에 있는 과잉 인력 간의 무한경쟁이 지속됨과 동시에 역량, 성과가 뛰어난 근로자가 아니라면 일하기에도, 찾기에도 쉽지 않은 환경이 된 것이다. 

바야흐로 경력관리의 내재적인 요소인 역량, 성과, 자기관리를 통해 외재적인 경력관리 요소를 관리해야 시점이 된 것이다. 현재 돌아가는 시스템은 누구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인간이 지속가능한발전을 도모하는 만큼, 새로운 상품을 요구하는 일터의 환경은 더욱 힘든 구조이다. 너나 할 것 없이 기본에 충실한 사람만이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일을 선택, 유지 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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