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성 대진대학교 교수
이대성 대진대학교 교수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대성] 필자는 석박사 진학 전 공업계열의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공부하고, 3개의 기술 자격을 취득해 엔지니어로 직장 생활을 한 이력이 있다. 벌써 29년 전 까마득한 옛날이야기가 돼버렸지만, 아직도 손등에는 용접똥이 남아있다. 다양한 유틸리티가 첩첩산중인 제조 공장에서의 엔지니어 경험은 현재 다양한 산업과의 비즈니스 활동, 후학 양성에 뜻을 둔 대학 강의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당시 수시로 혼이 나고 기술하나 배우기 위해 오만가지 감정노동을 했지만 돌이켜보면 버릴 게 하나도 없는 아련한 추억이 된 듯하다. 

존경받는 엔지니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엔지니어에게 아이맥 디자인을 들고 가니 그들은 38가지 이유를 들면서 만들 수 없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이것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엔지니어들이 왜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저는 애플의 CEO이고 이것은 반드시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죠. 엔지니어들은 마지못해서 겨우 아이맥을 만들었지만 아시다시피 아이맥은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How Apple Does It, LEV GROSSMAN, TIME, Oct. 16, 2005)라고 말했으며, 페이스북 CEO인 ‘마크저커버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프로그래밍을 처음 배우기 시작한 이유는 여동생과 놀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테슬라의 CEO인 '일론머스크'는 "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회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을 끝내기 위해 회사를 만든다"라고 표현했으며, 엘지그룹에서 고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사장에 올랐고 2016년 부회장까지 승진한 인물인 세탁기 박사 ‘조성진’ 전 부회장은 나의 성장 비결은 “열정”이라고 언급 한 바 있다. 

이들은 모두 엔지니어 출신으로 이들의 지향점은 ‘사람’과 ‘인류’이며, 조직의 역량과 가치만큼 나 자신이 선택한 일에 악착같이 혼(魂)을 부여한 인물이다.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는 기술만 아는 사람이 아니다. ‘기술’, ‘인간’, ‘경영’이라는 이 세 가지 모두의 가치를 고려하는 사람을 말한다. 

소위 엔지니어의 수준을 보는 방법이 있다. 자격증, 근속연수, 직급, 소속, 학력, 전공 등이 아니다. 고객지향성, 인본지향성, 오버홀(Overhaul)수준, 데이터관리(기록, 보관), 원가절감, 관련 법규에 대한 이해 수준이다. 

고객지향성은 현장에 자주 들리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닌 완성도 높은 생산, 유통, 고객 만족을 이끌어내는 데 필요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즉, 고객과 수요자 입장에서의 엔지니어링과 프로젝트를 추진,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본지향성은 사람의 가치를 품은 엔지니어를 말한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언급하지만 다년간 숙성되지 않으면 흉내 내기 힘든 영역이다. 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자가 돼 고위직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게 됨은 물론 기술, 엔지니어의 입장, 역할만 고집해 해당 기술이 흉기, 무기가 되는 것을 방어한다. ‘인간의 얼굴을 한 기술’로 일컬어지는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 또한 그 바탕은 인본지향성에 있다. 

오버홀은 단위 기계나 완성제품을 총 분해해 조립하는 능력이다. 아무리 복잡한 기계장치라도 오버홀이 가능한 수준이 돼야 디자인, 상품성, 효율성, 설계, 유지 보수의 원리를 이해한다. 현장에서 손톱 아래 기름때가 가득한 엔지니어만이 아니라 사무실 내(內) 존재하는 다양한 엔지니어도 오버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사내외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자발적인 협력과 소통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즉 오버홀은 현장과 사무실을 넘는 영역으로써 엔지니어라면 반드시 넘어야 할 성역(聖域)과 같은 영역이다. 

데이터관리는 해당 기술에 대해서 학습, 정비, 유지 보수, 신기술에 대한 내용을 꾸준히 기록, 관리하는 것이다. 이는 수요자 위주의 고객 만족, 사후관리를 끌어내는 경력관리의 핵심 요소가 되며, 원가절감은 경영 측면에서 비용의 개념을 이해하는 엔지니어를 뜻한다. 이는 비용의 가치에 무리수를 둬 상품성에 있어서 고객이 부정하는 선이 아니면 경영과 비용의 개념을 이해하는 엔지니어가 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관련 법규에 대한 지식, 실행이 중요하다. 조직 내 법률적 서비스를 담당하는 부서는 법무팀만이 아니다. 회사와 조직은 법에 영향을 받아 구성되고 운영된다. 엔지니어 또한 조직 내 구성원으로서 응당 법률에 따라 직무수행을 해야 한다. 기술 관련 자격증을 취득할 때 법적인 공부를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성공하는 엔지니어는 보편적으로 4권의 책을 가까이한다. 인문학 서적, 경영학 서적, 관련 기술 관계 서적, 관련 법률 서적 등이다. 이 4가지 중의 하나라도 멀리하면 ‘고장 난 엔지니어’ 아니면 ‘만년 실무자’가 될 수밖에 없다. 

명심보감 천명편에 따르면 “莊子曰(장자왈) 若人(약인)이 作不善(작불선)하여 得顯名者(득현명자)는 人雖不害(인수불해)나 天必戮之(천필륙지)니라” “장자께서 만일 사람이 착하지 못한 일을 하고서도 그 명성을 세상에 떨친 자는 비록 다른 사람이 해치지 않더라도 하늘이 반드시 죽일 것이다”라고 했다. 마디와 조각에 해당하는 작은 기술을 안다고 허세를 부리다 어설픈 기술로 사람이 다친다. 

2022년 1월 27일부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다. 산업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법률로써 특히 현장의 중요성과 엔지니어의 역할과 중요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또한 4차산업과 빅테크의 만남은 온라인 가속화와 플랫폼 비즈니스의 확산으로 엔지니어의 경쟁력과 잠재 성장성이 실시간으로 검증되고 또한 평가되는 시대이다. 엔지니어링의 영속성과 엔지니어의 경력관리에 도움 되는 묘수는 무엇인지! 경영자와 엔지니어 간의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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