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원가 부담을 이유로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치솟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이중고에 식품업계는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서울 소재 한 편의점에 진열된 라면 제품들 (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서울 소재 한 편의점에 진열된 라면 제품들 (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16일 오뚜기는 다음달 10일부터 라면 제품 출고가를 평균 11.0%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으로 진라면은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 620원에서 716원으로 15.5% 오른다. 진비빔면은 970원에서 1070원, 진짬뽕은 1495원에서 1620원, 컵누들이 1280원에서 1380원으로 인상된다.

이번 오뚜기의 가격인상은 지난 2021년 8월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원재료값 상승이나 고 환률 등 국내, 해외 제반 비용이 급등해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농심은 지난 15일부터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가격을 각각 평균 11.3%, 5.7% 인상했다. 이에 따라 신라면은 대형마트에서 한 봉지당 평균 736원에서 판매되던 것이 820원으로 조정됐다. 새우깡은 1100원에서 1180원이 됐다.

팔도는 다음달 1일부터 팔도비빔면 등 12개 라면 브랜드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공급가 기준 팔도비빔면 9.8%, 왕뚜껑 11%, 틈새라면빨계떡 9.9% 등이다.

제과업계도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 4월 빼빼로 등 과자 및 빙과류 가격을 최대 20% 높였다. 해태제과는 지난 5월부터 구운감자, 웨하스, 허니버터칩 등 8개 품목의 가격을 12.9% 인상했다. 빙그레는 지난 3월 투게더, 메로나 등 일부 제품의 소매점 가격을 올린데 이어 지난달부터 붕어싸만코, 빵또아 등 아이스크림 제품의 소매점 판매 가격을 20% 인상했다.

오리온은 지난 15일부터 16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8% 인상했다. 이번 인상으로 예감은 25%, 포카칩 12.3%, 꼬북칩 11.7%, 초코파이 12.4% 올랐다. 12개로 구성된 초코파이 한 상자의 가격은 기존 4800원에서 5400원으로 변동된다.

김치 가격도 오른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5일부터 비비고 김치 가격을 채널별로 평균 약 11.0% 올렸다. 이에 따라 마트 기준 비비고 포기배추김치 3.3㎏의 가격은 3만800원에서 3만4800원으로 조정됐다.

대상도 다음달 1일부터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한편 올해 하반기까지 가격 인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우유 원유 가격 인상에 따른 유가공 제품 가격 변동이 예상된다.

정부와 낙농업계, 유업계는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에 일부분 공감대를 형성하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낙농업계가 원유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유업계는 빠르면 다음달부터 원유 기본 가격이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유 가격 인상에 따라 흰 우유뿐만 아니라 버터, 치즈, 생크림 등 유가공 제품의 가격이 함께 상승하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도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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