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첫 청문회
6일 2차 청문회...국정조사 연장 가닥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국회 국정조사위원회의 첫 청문회가 열렸다. 사건 관계자들은 청문회에서는 참사 당일 부실 대응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전했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가 첫 청문회를 진행했다. 윤희근 경찰청장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관련 공직자들이 출석했다.
청문회 시작 전 출석을 거부하는 일부 증인들로 국조특위가 시끄러웠다. 이날 오전 국조특위가 출석 거부 증인들을 상대로 동행 명령을 내리면서 대부분 출석을 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송병주 전 112상황실장은 구속을 이유로 청문회 출석을 거부했다.
“평생 죄인 된 심정”
시작부터 쉽지 않았던 청문회에서는 다양한 말들이 오고갔다. 부실 대응 의혹으로 구속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뒤늦은 참회를 하기도 했다. 다만 참사 당일 오후 11시가 돼서야 직원 간 무전을 통해 상황을 인지했다는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이 전 서장은 “무전을 통해 23시경에 상황을 알았다”며 “상황을 파악해서 빨리 대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죄송스럽고 참담하고 평생 죄인의 심정으로 살겠다고 여러 번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참사 당일 사고 장소가 아닌 이태원파출소 옥상에서 현장을 지휘한 것에 대해 “교통관리나 인파 해산작전을 하기 위해서는 높은 곳에서 전체를 보면서 지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파출소 옥상이 적당한 위치이기 때문에 그곳에서 지휘를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
야당 국조위원들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으로 증인들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향해 “이번 참사를 막을 수 있었던 가장 핵심은 기동대의 동원 여부”라면서 “기동대 지원과 지휘 권한은 서울경찰청장에 있다. 이를 알았나”라고 물었다.
김 청장이 “인지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답하자, 윤 의원은 “그게 바로 변명이다. 부하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자기합리화하고, 꼬리 자르기 한다는 것”이라며 “책임을 지는 방법이 무엇인가”라고 재차 물었다.
김 청장은 “일관되게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제가 무책임하게 중간에 사퇴를 하는 것보다는”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어 “현재 청장으로서 맡은 소임을 다하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윤희근 경찰청장 역시 사퇴 요구에 사실상 거부 의사를 전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자리에서 물러날 용의가 없는가”라는 질문에 윤 청장은 “취지를 충분히 고민하겠다”라고 에둘러 말했다.
“그것까지 밝혀야 하나”
청문회에서는 윤 청장이 참사 당일 충북 제천에서 휴가를 보낸 사실도 다뤄졌다. 조 의원이 참사 당일 음주를 했냐고 묻자 윤 청장은 “음주했다고 이미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그가 참사 당일 음주 사실을 명확히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휴일에 음주 행위는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핼러윈 데이 당일 인파가 많이 몰릴 것을 예상한다면 경찰청장의 장거리 여행과 음주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 청장은 “주말 저녁이면 저도 음주를 할 수 있다”며 “그런 것까지 밝혀드려야 하나”라고 불편한 기색을 비치기도 했다.
한편 여야가 3차 청문회 증인 명단 등을 합의할 경우 빠르면 오는 5일 국정조사 기간 연장을 위한 본회의가 열릴 전망이다. 3차 청문회 증인 채택은 2차 청문회가 진행되는 이달 6일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