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일어나선 안될 ‘이태원 참사’
올해도 전 세계 사랑받은 K-콘텐츠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2022년 대한민국은 슬픔과 분노, 기쁨과 즐거움이 공존했다. 이례적인 자연재해와 참혹한 대형 참사로 수많은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와 스포츠가 전 세계에서 우리의 위상을 드높이기도 했다.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2022년 대한민국을 <뉴스포스트>가 전편에 이어 10대 뉴스로 나눠봤다.
핼러윈 축제에서 날아온 비보, 이태원 참사
약 2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각종 축제 역시 부활했다. 10월 말 미국의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수많은 시민들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을 찾았다. 비극은 이곳에서 시작됐다.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 골목길에 수많은 시민들이 갇히면서 대형 압사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른바 ‘이태원 참사’로 159명의 무고한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까지 합하면 사상자는 300명이 넘는다.
구조작업은 더뎠다. 참사 현장에서 압사를 우려하는 다수의 신고가 있었지만,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 핼러윈 축제 당일 이태원에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게 분명했지만, 배치된 경찰 병력은 137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용산 경찰서와 소방서, 구청 관계자들을 입건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참사의 진상규명 작업은 현재진행형이다. 국회 국정조사는 여당의 반발로 참사 발생 51일 만에 어렵게 시작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의 압박과 야당의 해임건의안에도 직을 유지하고 있다. 유족들은 뒤늦게 희생자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고, 영정사진과 위패를 놓은 합동 분향소를 마련했다.
수도권 폭우·호남 가뭄, 예상치 못한 재해
올해 유독 이례적인 재해가 많았다. 지난 3~4월에 걸쳐 동해안 일대에서 거대한 산불이 일어났다. 213시간 동안 지속되면서 역대 가장 오랫동안 꺼지지 않은 산불로 기록됐다. 화마는 2만 923ha를 태우면서 2020년 4월 동해안 산불에 이어 피해 면적이 두 번째로 컸다. 주택가에도 피해를 입히면서 3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봄에는 불이, 여름에는 물이 문제였다. 서울 등 수도권에는 8월 초부터 중순까지 이례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14명이 목숨을 잃고, 6명이 실종됐다. 시간당 최대 강우량이 141.5mm를 기록하면서 115년 만에 역대 최고 수치를 경신했다. 같은 달 28일 발생한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저위도 해상에서 발달하는 여느 태풍과는 달리, 중위도에서 발달했다. 초강력 태풍으로 몸집이 커진 힌남노가 한반도 인근을 지나가면서 1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자연재해는 연말까지 지속되고 있다. 호남 지역에서는 올 가을부터 유례를 찾기 힘든 가뭄을 겪고 있다. 올해 광주·전라남도 지역 누적 강우량이 평년 대비 60%밖에 미치지 못하면서 농업과 공업용수는 물론 식수까지 부족한 상황이다.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주민들에게 ‘절수 운동’까지 독려하고 있다.
카카오 먹통, 대한민국을 멈추다
지난 10월 15일 오후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들이 한꺼번에 멈추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경기 성남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로 입주해 있던 카카오 서버 전원이 차단됐기 때문이다. 같은 피해를 입은 네이버는 서비스를 금방 복구했지만, 카카오는 달랐다. 서비스들이 완전 복구되기까지 최대 127시간 33분이 소요됐다.
카카오가 먹통이 되자 대한민국 전체가 멈췄다. 국민 대다수가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다, 카카오 측이 문어발로 사업을 확장했기 때문이다. 플랫폼 독과점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 사례다. 이번 사태로 국회는 인터넷데이터센터와 플랫폼 사업자의 재난관리대책 수립과 이행을 의무화한 이른바 ‘카카오 먹통 방지법’을 통과시켰다.
K-POP 열풍에 이어 K-드라마까지
국내 문화 콘텐츠는 올해도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블랙핑크의 신곡 ‘핑크베놈(PinkVenom)’이 세계 주요 음원 사이트를 점령하는 등 K팝은 여전히 강세를 이어갔다. K팝뿐만 아니라 드라마 작품 역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는데,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지난 9월 미국 에미상에서 남우주연상과 감독상 등 6관왕을 차지하며 기록을 세웠다.
자폐 스팩트럼 장애를 다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신드롬적인 인기를 누렸다. 자극적인 내용 없이 ‘착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찬사를 얻었다. 그 밖에도 ‘지금 우리 학교는’, ‘수리남’ 등 한국 드라마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2022년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각본 없는 드라마, 올림픽과 16강
태극전사들은 올해에도 각본 없는 드라마를 썼다. 지난 2월 4일 개막한 베이징 동계 올림픽은 중국 인권 문제에 대한 세계 각국의 보이콧과 여자 쇼트트랙 불화, 남자 쇼트트랙 편파 판정, 여자 피겨 도핑 논란 등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금메달 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해 종합순위 14위에 올랐다. 다만, 일부 선수들이 음주운전 등에 연루되며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기도 했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 연말, 축구대표팀의 활약은 온 국민에 기쁨을 선사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지휘 아래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의 성과를 이룩한 것이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달성한 쾌거다. 우루과이와의 1차전에서 무승부, 가나와의 2차전에서 2대 3으로 패배한 대표팀은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서 2대 1 역전승을 해 16강에 올랐다. 16강전에서 브라질과 1대 4로 패배했지만, 태극전사들의 투혼에 온 국민의 격려가 쏟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