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2022년 금융권에선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며 금융소비자 경험을 확대했다. 간편결제 시장에서는 빅테크의 폭발적인 성장에 대항하기 위해 기존 사업자들이 힘을 합쳤으며, 국내주식 소수점 거래도 선보였다. 기준금리 상승의 여파로 보험사들은 재무건전성 유지에 총력을 기울였고, 고공행진하던 가상자산은 연이어 발생한 사건들로 시장 전반이 휘청이고 있다.

(사진=여신금융협회)
(사진=여신금융협회)

“빅테크 잡자”...첫 발 뗀 카드사 연합 오픈페이 

하나의 카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여러 카드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는 ‘오픈페이’가 지난 22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동안 여러 카드사의 카드를 보유한 고객은 해당 카드사 결제 앱을 모두 설치해야 해 소비자 불편이 제기돼 왔다. 이에 카드업계는 카드업계는 ‘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를 출시해 고객 편의성 제고 및 카드사 결제 앱 경제력 제고에 나섰다. 

앱카드 상호연동은 고객이 1개의 카드사 결제 앱(플랫폼)으로 카드사(발급사) 구분 없이 모든 앱카드를 간편하게 등록·사용·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A사 결제 앱에서 B사를 선택하고 약관 동의 및 본인인증 후 신용·체크카드를 등록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후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A사 앱으로 바코드·QR·근거리무선통신(NFC)·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으로 결제하면 된다. A사 앱에 등록한 B사의 카드 사용내역을 조회·확인도 할 수 있다.

우선 신한·KB국민·하나카드부터 앱카드 상호연동이 가능하며, 2023년 2월 롯데카드와 3월 BC카드, 하반기 NH농협카드가 순차적으로 서비스에 참여할 예정이다. 현대카드와 우리카드는 서비스 실시 일정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도 국내 도입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내 간편결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국내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 시작했지만...

국내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가 지난 9월 26일 시작됐다. 적은 돈으로도 주식 투자가 가능해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여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1주당 수십만 원하는 대형주를 커피 한 잔 값으로 쪼개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시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이후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만 국내 주식시장 상황이 좋지 않고, 주가 하락으로 인해 고가의 주식이 사라지면서 국내주식 소수점 거래에 대한 관심은 저조한 상황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 금액이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의 1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이후 한 달간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 투자 금액은 15억 8000만 원(2만 7385주)에 그쳤는데,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는 올해 들어 월평균 약 2000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반응도 뜨뜻미지근하다. 실제로 고객을 유치를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곳은 NH투자증권, KB증권 등 2곳뿐이다.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 시행 당시 고객 유치를 위해 마케팅 경쟁을 벌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연내 참여하겠다고 했던 다올투자증권과 대신증권, 상상인증권, 유안타증권, IBK투자증권은 서비스를 개시하지 않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가파른 금리 인상에 보험사 RBC비율 ‘우수수’

올해 보험업계는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채권시장이 불안해지자 지급여력비율(RBC)이 급락하는 등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바로 지급할 수 있는 자산 상태를 나타낸 것으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다. 보험업법에 따라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100% 아래로 떨어지면 부실기관으로 지정된다.

회사별로 보면 NH농협생명의 3분기 RBC비율은 107.3%로 전분기(180.3%)보다 73%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DGB생명의 RBC비율도 전분기(165.8%)보다 52.7%포인트 하락한 113.1%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의 RBC 비율도 전분기 말 167.6%보다 10.6%포인트 떨어진 157%을 거두면서 당국 권고치를 겨우 넘겼다. 

올해에만 금리가 2.25%포인트 상승하자 보험사의 보유 채권의 평가손실이 늘었고, 자본금이 줄어들어 RBC비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금융당국은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 잉여액의 40%를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실 한도 내에서 가용자본에 가산할 수 있도록 RBC규제 완화 조치를 지난 6월 말 내놓기도 했다. 

다만 RBC비율은 2023년 새 회계제도(IFRS17)·신지급여력제도(K-ICS)가 도입되면 해결되는 이슈로, 보험권은 과도한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 11월 25일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위믹스 상장폐지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위메이드 기자간담회 영상 갈무리)
지난 11월 25일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위믹스 상장폐지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위메이드 기자간담회 영상 갈무리)

가상자산의 몰락...테라부터 위믹스까지

올해 가상자산 시장은 김치 코인의 대표주자 루나의 폭락부터 세계 3대 가상자산거래소 FTX의 파산, 위믹스 상장 폐지 등 연이어 발생한 사건들로 혹한기를 맞이했다. 

상반기에는 한국산 가상자산 테라USD(UST)와 루나(LUNA)의 가격이 급락하며 시총 50조 원이 불과 7일 새 휴지 조각이 돼 버렸다. 

지난 5월 7일부터 테라의 가치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디페깅(depegging) 현상이 이어지면서 테라의 자매 코인 루나의 가치도 폭락하기 시작했다. 

테라·루나의 발행사 테라폼랩스 테라를 루나라는 자체 코인을 발행해 가치를 보존해 왔다. 테라 가치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테라를 1달러어치의 루나로 교환해주는 방식이다. 최대 20%의 이익을 돌려받도록 설계됐다.

테라의 가격이 급락하자 루나의 신규 발행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값어치 하락에 따른 공포심으로 투자자들이 루나 코인을 내던지면서 루나의 값어치가 99% 이상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하게 됐다. 사실상 루나의 가격이 0원에 가까워지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테라·루나 거래지원 종료에 나섰고, 상장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하반기에는 세계적인 가상통화 거래소 FTX가 파산하며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세계 1위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가 보유한 FTX 자체 코인 FTT를 전량 매도한다고 선언하면서 뱅크런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뱅크런은 경제 상황 악화로 은행이 예금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질 것을 우려해 예금자들이 대규모로 돈을 빼 나가는 상황을 일컫는다.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의 자체 발행 가상화폐 ‘위믹스’의 상장폐지도 큰 이슈였다.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협의체인 닥사(DAXA)는 지난 11월 24일 부정확한 유통량을 이유로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던 위믹스의 상장 폐지를 발표했다. 상장 폐지 사유는 ▲위믹스의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에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각종 오류에 따른 신뢰 훼손 등이다. 

앞서 닥사는 10월 27일 위믹스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바 있다. 위메이드 측이 적극적인 소명에 나서 유의종목 지정 해제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끝내 상폐를 결정했다. 위메이드 측은 상폐를 막기 위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재판부가 거래소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위믹스는 지난 8일 오후 3시 이후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4개 거래소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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