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공식화...내달 현대카드로 서비스 전망
현대카드 우선 도입에 선점 효과 있을까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국내 출시를 공식 발표하면서 이르면 내달 초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점유율 경쟁이 심화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애플페이 도입을 주도한 현대카드가 우선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애플사와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국내 출시를 공식화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여신전문금융업법, 전자금융거래법 등 관련 법령과 그간의 법령해석 등을 고려해 신용카드사들이 필요한 관련 절차 등을 준수하면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을 추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오늘의 점심’이라며 한 입 베어 문 사과 사진을 올렸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14일에도 “Lovely Apple(사랑스러운 사과)”이라며 사과 8개가 담긴 사진을 올린 바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출근길 임직원에게 사과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을 자축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당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현대카드 로비에 쌓여 있는 사과들. 출근길 직원들이 재미있어하며 하나씩 챙긴다. 혼자만 먹기에는 겨울철 사과 맛이 너무 좋아서”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 현대카드는 지난 8일 애플사와 함께 “애플과 협업해 애플페이를 한국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공식 밝혔다. 애플과 현대카드는 애플페이의 시행 시기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다음 달 초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카드가 국내 법령 여건상 배타적 사용권을 유지하지 못해 경쟁사들도 애플과 제휴를 맺을 수 있게 됐다. 애플페이 서비스는 도입을 주도한 현대카드가 우선적으로 제공하고, 신한카드를 비롯한 다른 카드사들도 뒤를 이을 것으로 관측된다. 애플사와의 제휴 협상과 추진 이후에도 전산 등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국내 6개 카드사(신한·KB국민·BC·롯데·하나·NH농협) 연합 간편 결제 서비스 ‘오픈페이’를 시작한만큼 애플페이보다는 오픈페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오픈페이는 1개의 간편 결제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다른 발급사 카드까지 등록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KB국민카드·신한카드·하나카드가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 2월 롯데카드와 3월 NH농협카드·BC카드 등도 순차적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우선 도입하는 만큼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22년 7개 전업 카드사의 회원 수를 보면 신한카드가 1420만 9000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1256만 1000명의 삼성카드다. 3위는 KB국민카드로 1149만 3000명이고, 4위는 현대카드로 1135만 2000명이다.
2022년 카드사별 개인 신용카드 판매 실적을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19.6%), 삼성카드(17.8%), 현대카드(16.0%), KB국민카드(15.4%) 순으로 나타나,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가 3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일각에선 애플페이가 출시돼도 업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NFC와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결제 방식을 모두 지원하는 삼성페이와는 달리, 애플페이는 NFC 결제만 지원하기 때문.
국내에서 NFC 단말기를 설치한 곳은 전국 편의점과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스타벅스, 파리바게뜨, 롯데하이마트, 이케아 등 60개 가맹점이다. NFC 단말기 보급률은 10%로 추산돼, 실제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9만 개 수준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장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대형 가맹점밖에 없어 시장 판도가 바뀔 것 같지는 않다”며 “NFC 단말기 보급 속도가 관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