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덕 우리은행장 사의 표명
자회사 14개 중 9개 대표 바꿔
회장 직속 기업문화혁신 TF 신설
지주 임원 11명→7명 축소 및 6명 교체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임종룡 회장 내정자의 취임을 앞둔 우리금융그룹이 은행을 포함해 임기를 마친 9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모두 교체했다. 회장 취임 전 조직인사 혁신을 단행해 조기에 경영안정을 기하고 쇄신 분위기 진작을 위한 조치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7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14개 자회사 중 은행을 포함해 카드, 캐피탈, 종금 등 재임 2년 이상 임기만료 자회사 대표 9명을 전원 교체하기로 했다.
계열사별 신임 대표이사는 ▲우리카드 박완식 우리은행 개인·기관그룹장 ▲우리금융캐피탈 조병규 우리은행 기업그룹장 ▲우리종금 김응철 우리은행 외환그룹장 ▲우리자산신탁 이종근 우리금융지주 경영지원부문 전무 ▲우리금융저축은행 전상욱 지주 미래성장총괄 사장 ▲우리자산운용 남기천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 ▲우리펀드서비스 김정록 우리은행 준법감시인 등이 각각 추천됐다.
우리은행과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신임 대표는 추후 선임할 예정이다. 신임 자회사 대표 취임은 오는 22~23일 각사 주주총회 개최에 맞춰 이뤄질 예정이다. 각 자회사는 신임 대표가 부임하는 즉시 지주사의 기본 전략에 맞춰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할 계획이다.
올해 연말까지 임기가 남은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임 내정자의 경영상 부담을 덜어주는 뜻에서 사의를 표명했다는 설명이다.
후임 은행장은 임 회장 내정자 취임 직후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신속히 가동해 선임할 방침이다. 경영승계 프로그램은 주요 보직자 3~4명을 후보군으로 정하고 일정 기간 성과를 면밀히 분석한 후, 최적의 후임자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결정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우리금융은 총괄사장제(2인), 수석부사장제를 폐지하고 부문도 11개에서 9개로 축소하면서 지주 효율성을 높였다. 지주 임원은 11명에서 7명으로 줄이고 6명을 교체 임명했다. 지주 전체 인력도 약 20% 정도 감축하고 회장 비서실(본부장급)도 폐지했다. 또 지주 부문장(9개)에 본부장급 인력 2명을 과감히 발탁 배치하는 등 조직 활력 제고를 위한 세대교체형 인사도 실시했다.
이와 함께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조직문화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기업문화혁신TF(회장 및 자회사CEO 협의체)'를 회장 직속으로 신설했다. 해당 태스크포스(TF) 조직은 앞으로 그룹 차원의 기업문화혁신(인사 및 평가제도 개편, 내부통제 강화, 경영 승계프로그램 등) 전략을 수립해 실행하게 된다.
우리금융은 미래사업추진부문도 신설했다. 증권사 인수 등 비은행 강화전략을 추진하고 그룹의 미래먹거리를 발굴하는 역할과 함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통합 관리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영업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영업총괄그룹은 폐지하는 대신 국내영업부문, 기업투자금융부문 등 부문 2곳으로 재편했다. 각 부문 산하에 5개, 4개의 주요 영업 관련 그룹들을 배치했다. 부문장 자리는 각각 개인그룹장과 기업그룹장이 겸직 수행할 예정이다. 중소기업그룹과 연금사업그룹, 기관그룹도 신설했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우리은행은 임원의 수를 감축하고(19명→18명), 총 18명 중 12명을 교체 배치했다. 3개의 그룹장 자리에 영업실적이 뛰어난 여성본부장을 올리는 등 영업 현장 중심의 본부장급 인력을 전진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룹 개혁의 촉매제가 될 과감한 경영진 인사와 조직개편을 조기에 마무리한 만큼, 새로 출범하는 즉시 신임 회장이 그려온 경영 로드맵대로 빠르게 영업속도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