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최근 미국 23개주 법무장관들이 현대차·기아에 공식 서한을 보내 차량 도난 방치 조치를 촉구한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현지에서 도난이 빈번한 이유에 대해 “이모빌라이저를 옵션으로 제공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미국 위스콘신주와 일리노이주를 포함한 23개주 법무장관들은 현대차와 기아에 공식 서한을 보내 도난에 취약한 차량들에 대한 도난 방지 조치를 촉구했다.
조시 카울 위스콘신 주법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기아와 현대차는 이모빌라이저(도난방지시스템) 없이 제작된 차량들의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해결에 나서야 한다”며 “이들 회사는 높은 절도율로 인한 추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현지 도난이 많은 이유에 대해 박병일 자동차명장은 24일 뉴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엔진 이모빌라이저는 차 키가 없으면 주파수가 맞지 않아 시동이 걸리지 않아 도난 위험이 현저히 적다”며 “현대차와 기아가 국내에서 판매할 때는 이모빌라이저를 기본 옵션으로 넣지만, 미국 현지에서는 선택 옵션으로 넣었기 때문에 도난의 표적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 명장은 “이 부분에 대해 현대차와 기아가 현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송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올해 1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시 당국은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 일부 차량에 대한 도난 사고가 급증한 데 대해 제조업체에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현대차와 기아가 일부 차량에 절도 방지 기술을 적용하지 않아 도난 사고가 급격하게 늘었다는 주장이다.
Q13폭스뉴스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시애틀 검찰은 법원에 낸 소장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비용 절감을 선택했다”며 “도난 방지 장치가 없는 차량의 도난 사고가 급증해 경찰과 납세자는 부담을 져야만 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에서는 현대차와 기아를 타깃으로 한 차량 도난 사건이 급증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 10대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이들 차량을 훔치는 ‘기아 보이즈’와 ‘기아 챌린지’ 등으로 불리는 범죄가 놀이처럼 번지고 있다.현대차와 기아는 차량 도난을 막기 위해 미국 소비자들에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