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두둑’ LX인터내셔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기록
총수권주식 2배로 늘린 LX인터, 유상증자 후 인수합병 전망
그룹 내 높은 LX인터 의존도와 타 계열사 실적 부진은 숙제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그룹 출범 3년차를 맞은 LX그룹이 LX인터내셔널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1년 5월 인적분할을 통해 LG 주요 5개사가 분가해 출범한 LX그룹은 향후 적극적인 인수합병으로 미래 먹거리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LX그룹은 2021년 자산규모 10조 원에서 지난해 11조 원으로 증가해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 기준을 넘었다. 이에 따라 오는 5월 LX그룹은 공정위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1조5천억 ‘현금 부자’ LX인터내셔널, 추가 인수합병 시그널
LX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는 곳은 LX인터내셔널이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영업이익 9655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LX인터내셔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 5000억 원에 달한다. 불과 1년 만에 현금성 자산이 7000억 원 늘어난 것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LX인터내셔널의 현금성자산은 1조 55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2% 증가했다. 이 기간 LX인터내셔널의 단기금융상품도 499억 원으로 139% 급증했다.
LX인터내셔널은 LX그룹 가운데 올해 처음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기도 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월 3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이달 중순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지속적인 자본 확충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다.
LX인터내셔널은 이와 함께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총수권주식수를 1억 6000만 주로 확대하는 안건을 의결하기도 했다. 기존 8000만 주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업계는 이번 정관 변경으로 LX인터내셔널이 향후 유상증자를 통해 ‘조 단위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 만큼, 확보되는 실탄으로 적극적인 추가 인수합병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LX인터내셔널은 LG그룹 독립 이후 유리 제조기업 한국유리공업과 바이오매스 발전소 포승그린파워를 인수한 바 있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실적이 예년보다 좋았던 게 현금 자산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며 “현금 창출이나 흐름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위험을 관리 하고 M&A 등을 통해 경쟁력 제고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LX인터 의존도와 타 계열사 실적 부진은 숙제
반면 LX인터내셔널 외 계열사의 다소 부진한 실적과 주가 하락은 숙제로 지적된다. 또 그룹 전체 매출 가운데 LX인터내셔널이 차지하는 비율이 70%가 넘어 주력 계열사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LX하우시스의 매출액은 3조 611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4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8%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이 기간 부채비율도 218%를 넘어서 23.41%p 늘었다. 반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812억 원으로 400억 원 줄었다.
LX세미콘도 지난해 영업이익 3106억 원을 기록하며 16% 줄었다. 글로벌 수요가 부진한 까닭이다. 같은 기간 LX MMA는 별도기준 매출 7891억 원, 영업이익 54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6.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5.1% 감소했다. 업계는 석유화학 시황 악화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LX홀딩스는 자회사 △LX인터내셔널(24.69%) △LX하우시스(33.53%) △LX세미콘(33.08%) △LX MMA(50%) △LX MDI(100%) 등의 자체 사업 고도화를 추진해 그룹의 성장을 이끈다는 방침이다. 또 인수합병 등 신규사업 추진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전년의 높은 기저효과로 주력 기업 LX인터내셔널의 실적 부진이 다소 부정적이지만 LX세미콘, LX하우시스, LX MMA 등 나머지 자회사의 실적 개선으로 견조한 실적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