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면 3사, 더 매운맛 제품 연달아 출시
- 라면맛 세분화 수요 늘어…순한맛 원해
[뉴스포스트=오진실 기자] 라면 3사가 올 여름 기존 제품보다 더 매운 라면을 연이어 출시하며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맵부심 트렌드에 경기 불황에 매운맛으로 스트레스를 풀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 이 같은 상황에 농심이 ‘더 순한맛’이라는 깜짝 제품을 내놨다. 라면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세분화되자 차별화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오뚜기‧삼양식품 등 국내 주요 라면 3사는 기존 제품보다 더 자극적이고 매운맛에 집중한 국물 라면을 내놓으며 경쟁하고 있다.
올 8월 농심은 ‘신라면 더레드’, 오뚜기는 ‘마열라면’, 삼양식품은 ‘맵탱 3종’을 출시했다. 스코빌 지수 7400SHU에 달하는 신라면 더 레드는 기존 신라면보다 2배 더 맵다. 스코빌지수는 매운맛을 수치화한 지표로 고추에 함유된 캡사이신 농도를 계량화한 것이다.
마열라면은 기존 ‘열라면’에 마늘과 후추를 더해 매운맛을 더 강조했다. 맵탱은 다섯가지로 매운맛을 세분화해 취향과 상황에 맞게 적절히 조합했다.
이들 3사 모두 출시 이후 높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신라면 더레드는 초도 물량 500만개가 완판됐고, 마열라면은 출시 40일 만에 400만개, 맵탱은 한 달 만에 300개가 판매됐다.
이 같은 매운맛 열풍은 ‘맵부심(매운맛 자부심)’으로 인한 매운 음식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매운 음식을 먹고 개인 SNS 계정에 인증하는 ‘매운맛 챌린지’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경기 불황으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매운맛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매운맛 열풍 속 틈새시장을 공략한 곳도 있다. 농심은 최근 안성탕면 출시 40주년을 맞이해 순한맛 라면인 ‘순하군 안성탕면’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아 맵지 않으며 스코빌지수는 ‘0’이다.
농심이 매운맛 제로 제품을 내놓기 전까지 기존 순한 라면에는 농심 안성탕면, 오뚜기 진라면 순한맛, 삼양식품 삼양라면 등이 있었다. 해당 라면의 스코빌지수는 600~1000 정도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세분화되며 다양해지고 있다”며 “순한 라면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비롯해 남녀노소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해외에서 한국 라면의 인기와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외국인 입맛을 겨냥해 해당 제품의 수출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농심 관계자는 “아직 수출 얘기가 나오고 있진 않지만, 내부적으로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