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CI·맵탱' 제작 진두지휘
지주사 삼양라운드스퀘어 지분 24.2%로 2대 주주
맵탱 해외진출 준비…신사업 발굴 위해 혼자 CES행
[뉴스포스트=오진실 기자] 삼양식품이 오너 3세 전병우 상무를 경영 전면에 내세우며 승계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전 상무는 지난해 비전선포식에 등장한데 이어 올해 CES에 홀로 참석해 존재감을 알렸다. 여기에 불닭볶음면에 치중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신제품 개발과 신사업 발굴도 맡고 있다.
지난해 9월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 비전선포식에 오너 3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현 전략총괄 상무)이 등장했다.
전병우 상무는 삼양식품 창업주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과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부회장의 장남이다.
1994년생인 전 상무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2019년에 삼양식품 해외전략부문으로 입사한 뒤 2021년 삼양라운드스퀘어(구 삼양내츄럴스) 전략기획 부문을 거쳤다. 이후 2022년 삼양식품 전략운영상무와 같은 해 삼양애니 대표를 겸직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 총괄(CSO)로 승진하며 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과 겸직 중이다.
비전선포식 당시 전 상무는 미래 사업 방향성 설명 및 탄소 저감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식물성 단백질 사업이 기후변화와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매개체로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60년 전 존재하지 않았던 라면처럼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양라운드스퀘어의 CI 리뉴얼에도 직접 참여했다고 알려졌다. 업계는 전 상무가 그룹의 정체성 재확립과 비전 수립을 최전선에서 이끈 만큼 승계 구도가 윤곽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한다.
이미 전 상무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도 이뤄지고 있다.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전 삼양내츄럴스)는 삼양식품의 지분 34.92%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삼양라운드스퀘어어 지분율이 높아지면 삼양식품까지 지배할 수 있는 구조다.
2022년 5월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전 상무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 아이스엑스를 흡수합병했다. 이에 전 상무의 지주사 지분율은 24.2%로 늘어나며, 최대 주주인 김정수 부회장(32%)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아버지인 전인장 전 회장은 15.9%를 보유하고 있다.
맵탱 시장안착과 신성장동력 발굴
향후 전 상무는 매운 국물라면인 ‘맵탱’을 제2의 불닭볶으면으로 만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론칭한 맵탱은 전 상무가 제품 기획부터 디자인, 광고 등 전 과장에 참여해 선보인 제품이다.
'맵탱'의 성과는 전 상무의 첫 경영 성적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은 현재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한 라면 사업에 치우쳐진 만큼 사업 다각화가 숙제다. 지난 2012년 김정수 부회장이 주도해 개발한 불닭볶음면은 지난해 기준 해외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만큼 미래성장동력 발굴에도 힘쓸 예정이다. 삼양식품은 ‘푸드 케어’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2021년부터 바이오 분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식물성 패티, 프로틴 음료 등 헬스 케어 및 단백질 소재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와 관련 분야 전문 인재 확보를 위해 R&D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 상무는 지난 9~12일(현지 시각) CES 2024 현장을 방문해 푸드테크 및 헬스케어 관련 전시관을 둘러보기도 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불닭과 함께 매운 국물라면 ‘맵탱‘과 ‘쿠티크’ 브랜드를 전략 브랜드로 선정해 집중적인 육성에 나설 것”이라며 “브랜드 캠페인 등 마케팅을 강화해 매운 국물라면 시장에서 맵탱의 입지를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맵탱의 해외진출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진출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며 “현재 해외진출 관련 인력을 채용하는 준비 중인 단계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