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포스트DB)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포스트DB)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반도체 한파 속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직원을 1만 명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국민연금 가입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총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2021년 12월 말 158만 4548명에서 지난해 12월 말 162만 1995명으로 2년새 3만 7447명(2.4%) 증가했다. 500대 기업 가운데 병 ·분할 등으로 변동 폭이 컸던 34곳은 제외됐다.

업종별로 보면 IT전기전자 업종 국민연금 가입자 증가폭이 1만 9539명(6.2%)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이는 500대 기업 전체 가입자 증가 수의 52.2%에 달하는 수치다. 이어 서비스 4810명(5.2%), 식음료 4278명(5.1%), 조선·기계·설비 3790명(5.0%), 석유화학 3694명(5.7%), 운송 3105명(7.1%), 건설·건자재 2809명(3.6%), 자동차·부품 1881명(1.0%), 제약 1106명(6.7%), 철강 771명(3.3%), 지주 231명(12.5%), 여신금융 170명(1.0%), 에너지 88명(1.7%), 상사 79명(2.9%) 순으로 가입자 증가 수가 많았다.

반면 은행과 유통, 보험 업종 등은 업황부진에 따른 구조조정 등으로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감소했다. 이중 은행 기업의 국민연금 가입자 감소폭이 3810명(-3.5%)으로 가장 컸고, 이어 유통이 1503명(-0.9%), 통신 1270명(-3.5%), 보험 1077명(-2.1%), 증권 672명(-2.1%), 생활용품 455명(-1.4%), 공기업 117명(-0.1%) 순으로 가입자가 감소했다. 특히 유통업종은 고용이 폭증한 CJ올리브영을 제외할 경우, 가입자 감소 수가 5000명대에 달했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가 반도체 한파로 실적이 급격히 감소한 상황에서도 최근 2년간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9588명(8.6%) 늘어나며 가입자 증가폭이 가장 컸다. 삼성전자는 2022년에 6600명, 2023년에도 2988명 가입자가 늘었다. 특히 삼성은 국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3월과 9월에 국민연금 가입자 증가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에 이어 CJ올리브영이 국민연금 가입자가 3546명(57.8%) 급증하며 2위에 올랐다. CJ올리브영은 온라인 즉시 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을 확대하면서 2021년부터 강남 등 서울 내 주요 권역과 경기권 등에 도심형 물류 거점(MFC)을 늘리고 있다. MFC는 올리브영이 직접 운영하며, 근무 인력도 정직원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어 LG이노텍 2907명(23.7%), SCK컴퍼니 2842명(14.8%), LG에너지솔루션 2519명(26.4%), 한국철도공사 2125명(10.6%), SK온 2089명(140.4%), SK하이닉스 1708명(5.8%), 대한항공 1340명(8.2%), 현대엔지니어링 1310명(20.9%) 순으로 국민연금 가입자가 많이 증가했다. 이중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이차전지 업황호조로 고용을 크게 늘렸으며, LG이노텍은 LG전자의 구미 공장 매입,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인한 여행 수요 회복 등으로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이마트로, 2459명(-9.1%)이 감소했다. 이어 롯데쇼핑 2202명(-9.8%), KT 2000명(-9.5%), LG전자 1696명(-4.5%), 한국씨티은행 1609명(-46.9%), 한국토지주택공사 1219명(-11.5%), 홈플러스 1018명(-5.0%), 삼성웰스토리 1010명(-13.2%), 기아 920명(-2.7%), 한국전력공사 837명(-3.4%) 순으로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많이 감소했다.

이마트와 롯데쇼핑,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유통업체 3곳이 모두 인력 감축에 돌입해 이들 3개 유통기업들이 2년간 줄인 종업원 수는 총 5679명(-8.1%)에 달했다. 코로나19 이후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고, 유통 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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