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OLED 점유율 2년 새 19.6%→42.6%
韓 점유율은 2년 새 80%→57.3% 밑돌아
QD-OLED·W-OLED 등 양사 주력 분야 달라
공급 계약 추진 외엔 협력 어렵다는 지적도

[사진=BOE]
[사진=BOE]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전통 강자 분야인 LCD(액정표시장치)에 이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까지 매섭게 성장세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3년 사이 전 세계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점유율을 2배 이상 확대하며, 디스플레이 굴기를 다시금 선보일 기세다. 

중국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치한 중국 디스프레이의 공세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OLED 패널 공급 계약을 맺는 등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그 이상의 유기적 협력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K-Display 2024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
K-Display 2024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

9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세계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점유율(매출액)에서 중국은 42.6%를 차지했다. 이는 2022년 1분기 19.6%, 지난해 1분기 27.6% 대비 크게 늘어난 수치다. 2년 사이 2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BOE를 비롯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는 각종 보조금과 세제 감면 혜택 등 자국 정부의 지원 속에 급속도로 성장했다. 공격적인 증설과 저가공세로 LCD 시장 세계 1위에 올랐고, OLED 시장 1위까지 넘보고 있다.

특히 자국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에 OLED 공급을 크게 늘렸다. 2022년 1분기 기준 중국 스마트폰 내 중국 OLED 패널 점유율(출하기준)은  30%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분기 78.2%로 대폭 증가했고, 올해 1분기엔 88.5%까지 늘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비보·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도 덩달아 상승하면서 중국의 스마트폰 OLED 패널 점유율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 베를린 자툰 매장에 마련된 OLED TV 공용 전시존의 모습. (사진=LG디스플레이)
독일 베를린 자툰 매장에 마련된 OLED TV 공용 전시존의 모습. (사진=LG디스플레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시장 점유율 기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세계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점유율(매출액)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57.3%로 과반 이상이다. 다만 2022년 1분기 80%, 지난해 1분기 72.3%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하락했다. 

출하량 기준으로 보면 상황이 더 심각하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중소형 OLED 세계 시장(출하량 기준)에서 올 1분기 기준 점유율 50.5%로 첫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48.2%로 중국에 추월을 허용했다. 

전체 OLED 시장(출하량 기준)에서도 중국의 점유율은 49.7%로 1위였다. 항상 1위를 차지하던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점유율은 49%로 하락했다. 지난해 1분기 당시 한국과 중국의 점유율은 각각 62.3%와 36.6%로 차이가 컸음에도 1년 만에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중국 당국은 미중 갈등 이후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자국민들에게 애국 소비를 독려하고, 업체들에게도 자국산 부품 사용을 장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기업들은 자국산 OLED를 탑재한 '가성비' 스마트폰을 내세우며 중국 소비자들을 끌어모았다. 인구 14억 이상의 막강한 내수 시장 확대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실제로 중국 스마트폰 내 중국 OLED 패널 점유율이 증가할 당시, 우리나라 기업들의 중국 시장 내 OLED 패널 점유율은 2021년 78%에서 지난해 16%로 크게 위축됐다. 

SID 디스플레이 위크 2024에 참가한 삼성디스플레이 부스 전경.
SID 디스플레이 위크 2024에 참가한 삼성디스플레이 부스 전경.

중국 정부와 기업이 사실상 한 몸처럼 '유착' 관계를 형성하고 있지만,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경우 이같은 협력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전 세계 TV 시장(금액 기준)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28.8%, LG전자는 16.6%로 합산 절반 가량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TV 수요는 고정된 측면이 있어 경쟁사의 점유율을 뺏어 와야 수익을 높일 수 있는데, 이런 특성 탓에 양사는 2019년 서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등의 흙탕물 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서로를 견제하던 양사는 중국의 시장 장악에 대한 위협에 협력을 가시화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DSC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500만대 규모의 LG디스플레이의 TV용 W(화이트)-OLED 패널을 공급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도 자사 OLED 노트북에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QD(퀀텀닷)-OLED TV를 미래 먹거리로, LG전자는 W-OLED TV에 방점을 두고 있어 일시적 협력에 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QD-디스플레이 개발에 2025년까지 13조원을 투자하며, '큰 손'을 자처한 만큼 공급 계약을 넘어선 유기적 협력은 어렵다는 시각이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올해 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 취임 당시 "산업계뿐 아니라 학계, 정부 등 생태계 모든 플레이어가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 산학연이 힘을 모아 폴더블·롤러블·올레도스(OLEDoS)·레도스(LEDoS)·투명디스플레이 등 신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차세대 기술을 선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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