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일대 대형 서점가 르포
소설가 한강 작품 품귀 현상 지속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한강 작가님 작품은 언제 들어오는지 저희도 알 수 없어요"
14일 서울 송파구 교보문고에서는 책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분주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한국 문학계에 큰 경사 덕에 부슬비가 내리는 월요일 오후에도 서점가는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었다.
앞서 지난 10일(한국 시간) 소설가 한강이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인이, 아시아 여성이 노벨문학상을 탄 것은 이번이 최초다. 노벨상 전체로 놓고 보면 2000년 고(故) 김대중 대통령이 수상한 노벨평화상 이후 두 번째다.
한강 작가가 이룩한 쾌거는 곧바로 열풍으로 이어졌다. 수상 소식 직후에는 소비자들이 그의 책을 구매하려고 줄을 서서 기다렸고, 작품을 출판한 출판사와 인쇄 공장들은 주말도 반납하고 기계를 돌렸다.
'한강 열풍'은 이날 대형서점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주말이 지나도 열풍은 식지 않았다. 한 작가의 저서는 전부 품절돼 재고가 남지 않은 상태였다. 주말에도 24시간 인쇄 기계를 가동했음에도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할 수 없던 모양새다.
소비자들은 도서검색대에 한강의 저서들을 검색했다가 실망하는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서점을 방문한 직장인 A모 씨는 "구매하기 어려울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막상 재고가 하나도 없는 것을 확인하니 매우 아쉽다"고 전했다.
실제로 해당 서점에서는 한 작가의 모든 저서들이 '재고 없음'으로 기재됐다. 2016년 맨 부커 상을 수상한 '채식주의자'와 5·18 민주화운동 역사의 아픔을 담은 '소년이 온다' 등 대표작들은 물론 작가의 초기 작품들까지 전부 재고를 찾아볼 수 없었다.
또 다른 대형서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송파구 교보문고와 지하철역 기준 거리로 멀지 않은 강남구 영풍문고에서도 한 작가의 저서는 전부 '재고 없음'이었다. 도서검색대에는 재고를 찾기 위한 소비자들의 열띤 검색 흔적만 남았다.
서점 관계자는 "한강 작가의 책은 현재 재고가 전혀 남아있지 않다. 다른 지점의 상황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책이 언제 들어오는지 알 수 없다. 구매 예약도 어려운 상황임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한 작가는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서 공식 수상 소감을 전할 전망이다. 한 작가의 부친인 소설가 한승원은 이달 11일 한 작가가 별다른 기자회견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