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사업본부 대대적인 조직 개편…'솔루션'에 초점
CSO부문 'AI 컨트롤타워' 역할 추가…AI 전환 가속도
[뉴스포스트=김주경 기자] LG전자가 21일 발표한 조직 개편의 핵심은 미래를 향한 재정비다. 지난해 선언한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인 '2030 미래비전'에 속도내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
LG전자는 4개 사업 체제를 이어가되 올해 12월부터 사업본부를 대대적으로 재편한다. 본부 명칭을 바꾸고 사업을 재배치했다. 제품 단위로 나뉘었던 체제를 바꿔 조직 간 시너지를 높일 수 있도록 사업 부문을 대폭 조정에 나선 것이다. 조주완 사장이 유임하는 등 외관상 큰 변화는 없는 듯하지만,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LG전자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조주완 사장 빼고 전부 바꿨다…"2030 미래 성장에 방점"
또 다른 특징은 B2B 가속화의 한 축을 맡은 HVAC(냉난방공조) 사업의 본격적인 성장을 이끌어내고자 사업본부를 신설했다는 점이다.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의 본격 확대를 위해 TV, 모니터, 사이니지 등 디스플레이 기반 사업을 통합 운영하고,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사업도 관련성이 높은 사업본부로 재배치했다.
21일 LG전자는 이사회를 열어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과 HE(홈엔터테인먼트)·VS(비히클컴포넌트솔루션즈)·BS(비즈니스솔루션즈)사업본부 등 4개 사업본부를HS(홈어플라이언스솔루션)을 포함해 MS(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VS(비히클솔루션)·ES(에코솔루션)사업본부로 바뀐다.
4개 사업본부 명칭 뒤에는 전부 '솔루션'을 붙인다. 2030 미래비전의 지향점을 고려해서 내린 회사의 결정이다. 고객들이 다양한 공간과 경험할 수 있도록 확장성의 차원에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것이 LG전자 측 설명이다.
BS본부 대수술…전부 쪼갰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눈길을 끄는 것은 BS본부와 관련해 대수술을 통해 180도 다른 체질개선을 꾀했다는 점이다. 해당 본부는 그동안 다른 사업부문과 달리 2·3분기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어려움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냉난방공조를 H&A에서 떼어내 조직을 새로 꾸린 것이다.
LG전자는 "앞으로는 제품 단위 사업을 넘어서서 고객 솔루션 사업 체제로 전환하기고자 대대적인 조직재편에 나선다"라며 "사업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 강화, B2B(기업 간 거래) 가속화, 유망 분야 신성장 동력 확보 등 혁신 전략을 가속화하고 조직 간 시너지를 높이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H&A사업본부는 HS사업본부로 명칭을 변경한다. '가사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라는 지향점에 포커스를 맞췄다. LG 씽큐의 기획·개발·운영을 담당하는 플랫폼사업센터를 본부 직속으로 흡수해 'AI홈 솔루션 사업'을 주도한다.
제품 단위가 아닌 '솔루션 중심 미래성장' 꾀한다
또 기존 BS사업본부 산하 로봇사업을 넘겨받아 로봇청소기, 이동형 AI홈 허브 등 홈 영역 로봇 역량과 결합하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기존 H&A사업본부장인 류재철 사장이 기존대로 HS사업본부장을 맡아 조직을 이끌게 된다.
HE사업본부는 MS사업본부로 명칭을 변경한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이라는 지향점에 맞춘 것이다. 기존 BS사업본부에서 노트북·모니터 등 IT 및 사이니지 등 ID사업부를 이어받아 TV 사업과 통합 운영한다. 기존 HE사업본부장이었던 박형세 사장이 MS사업본부장을 맡는다.
VS사업본부는 차량용 부품 공급업체를 넘어 차량 전반에 걸친 혁신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역할을 명확히 하는 차원에서 명칭을 '차량용 부품 솔루션' 사업본부에서 '차량용 솔루션' 사업본부로 변경한다. 사업본부장은 은석현 부사장이 기존대로 맡는다.
B2B 중심 사업 성장 가속화
신설 ES사업본부는 HVAC 사업을 기존 H&A사업본부에서 분리해 별도 사업본부 체제로 꾸린 조직이다. 그간 HVAC 사업이 전사 B2B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해 온 만큼, 종합 공조업체로 세계 시장에서 보다 빠르게 도약하기 위한 목적이다.
ES사업본부는 기존 BS사업본부 산하 전기차 충전사업을 이어받아 매출액 1조원 이상 규모 유니콘 사업으로 키워낸다는 구상을 세운 상태다.
이에 따라 ES사업본부는 LG의 미래 성장동력인 B2B 사업 성장을 가속화하는 중책을 맡는다. 신임 ES사업본부장은 HVAC 사업과 전략의 연속성 차원에서 기존 이재성 에어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이 맡는다.
또한 해외 시장을 확대하고, B2B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자 해외영업본부 산하에 B2B사업역량강화담당을 신설한다.
'AI 전환'에도 속도낸다. 미래전략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CSO(최고전략책임자) 부문에는 전사 AI 컨트롤타워 역할을 추가로 부여해 겸직하도록 한 것. 전사 디지털전환 총괄조직 CDO(최고디지털책임자)부문은 CSO부문 산하로 두고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경영성과 창출을 이끌어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LG전자는 "수주 기반으로 운영되는 HVAC 사업의 본질과 시장 및 고객 특성을 고려할 때 생활가전 사업과는 분리된 독립 사업본부로 운영하는 것이 사업의 미래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 극대화에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LG전자는 이날 조직개편과 동시에 승진 인사도 함께 발표했다.
이번 승진인사의 핵심은 가전 구독시장을 공략한 김영락 한국영업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것이다. 사장 승진자인 김영락 한국영업본부장은 1991년 입사해 한국 시장에서 영업, 마케팅, 전략 등 여러 분야를 경험했다.
위상 확대된 한국영업본부…김영락 본부장 '사장' 승진
또 베트남, 인도 법인장을 연이어 역임하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해외 시장에서 LG전자의 존재감을 키우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22년 말부터는 한국영업본부장을 맡아 가전구독 사업모델과 같은 차별화된 영업활동을 확대해 수익 개선을 이뤄낸 공로를 인정 받았다.
또 곽도영 리빙솔루션사업부장, 김병열 HS오퍼레이션그룹장, 이상용 VS연구소장, 조휘재 IP센터장은 나란히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전무 승진자는 8명으로, 전사 디지털 전환을 주도한 조정범 상무(DX전략담당)와 업(UP)가전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임효준 수석 연구위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LG전자는 서비스와 영업 등 고객 접점과 R&D에 기여한 인재 29명도 상무로 승진하며, 임원진에 이름을 올렸다.
조직개편과 함께 42명 '승진 인사' 발표
LG전자는 이번 임원 인사에서 본부를 이끄는 다수 경영진을 유임하는 한편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갖춘 인재를 과감하게 선발해 미래준비를 위한 혁신과 고(高)성과 조직으로 거듭나고자 변화를 준 것이 주된 특징이다. 더 나아가 사업의 중·장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함께 고려한 것.
LG전자는 이번 임원 인사에 대해 "미래준비를 위한 혁신과 고(高)성과 조직으로 변화하려는 데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