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일대서 체포 촉구 집회
인근 성당은 쉼터 운영...봉사·무료 나눔도 지속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인근에서는 진보 성향의 시민들이 3박 4일째 노숙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인근에서는 진보 성향의 시민들이 3박 4일째 노숙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추우신 분들은 성당에서 잠시 쉬었다가 집회 나오세요"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인근에서는 진보 성향의 시민들이 지난주 금요일부터 3박 4일째 노숙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체포·수색 영장 집행이 무산되면서 유효 기한인 이날까지 철야 집회가 이어진 것이다.

영하권 날씨에도 이날 오전까지 경찰 측 추산 5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집회 참여 인원은 오후 시간을 넘어가면서 점차 증가했다. 노동조합과 진보 성향 시민단체, 야당 등의 깃발이 인도 옆에서 찬 바람에 휘날렸다.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인근에서 열린 진보 성향 집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를 촉구하는 조형물이 전시돼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인근에서 열린 진보 성향 집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를 촉구하는 조형물이 전시돼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집회 참가자 외에도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인도 옆에 천막을 치고 필수의약품, 생리대를 비롯한 위생용품, 핫팩과 마스크 등 방한용품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공했다. 트럭을 빌려서 어묵과 컵라면, 빵, 생수 등의 먹거리를 제공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추위에 떠는 시민들을 위해 인근 가톨릭 수도원은 문을 열고 화장실과 공간을 제공했다. 간단한 먹거리와 의약품도 함께 나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버스에 난방기를 가동한 '난방 버스'를 운영했다.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인근에서 열린 진보 성향 집회에서 시민들이 어묵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인근에서 열린 진보 성향 집회에서 시민들이 어묵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인근 가톨릭 수도원에서 집회 참여 시민들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인근 가톨릭 수도원에서 집회 참여 시민들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집회 참가자들은 한겨울 맹추위에 맞서 모자와 패딩, 장갑, 마스크 등으로 중무장했다. 여기에 은박지까지 온몸에 둘렀다. 일부는 텐트를 가져와서 철야 농성에 대비하기도 했다. 텐트에는 '탄핵 텐트'라는 문구가 부착됐다.

탄핵 과정에서 화제가 된 응원봉도 이번 집회에 빠지지 않았다. 아이돌 팬클럽의 응원봉은 물론 자체 제작한 야광봉도 눈에 띄었다. 다만 참가자들은 아이돌 팬층인 젊은 여성들로 국한되지 않았고, 남녀노소 성별과 연령을 가리지 않았다.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인근에서 열린 진보 성향 집회에서 한 시민이 응원봉을 들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인근에서 열린 진보 성향 집회에서 한 시민이 응원봉을 들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인근에서 열린 진보 성향 집회에서 자원봉사자가 참가자에게 핫팩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인근에서 열린 진보 성향 집회에서 자원봉사자가 참가자에게 핫팩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집회 주최 측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배고프신 분들은 컵라면이나 빵을 드시고 가라", "핫팩이 필요하신 분들은 손을 들어달라", "추우신 분들은 성당에서 잠시 쉬었다 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서는 윤 대통령의 체포를 촉구하는 발언과 인디 뮤지션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한 발언자는 "대통령 체포가 끝이 아니다"라며 "여성과 장애인, 성소수자 사회적 약자들이 차별과 탄압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인근에서 열린 진보 성향 집회에서 시민들이 텐트를 피고 참여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인근에서 열린 진보 성향 집회에서 시민들이 텐트를 피고 참여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윤 대통령의 체포·수색 영장 집행을 경찰로 넘겼다. 하지만 경찰이 법률적 논란이 있다며 거부하자, 공수처는 입장을 철회했다. 우선은 영장 유효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법원에 청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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