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까지 주춤세…작년 1~3분기 반등 조짐?
R&D로 '절치부심'…'에덴로보·파밀레' 등 대표적
체험형 공간 '라운지' 조성으로 소비자 접점 강화
새 모델 차은우 발탁…주 고객층 MZ세대 겨냥
"해외 '로보틱스 테크놀로지' 영역도 사수한다"

바디프랜드 '키메스 2025' 부스 전경 (사진=바디프랜드)
바디프랜드 '키메스 2025' 부스 전경 (사진=바디프랜드)

[뉴스포스트=최문수 기자] 국내 안마의자 업계 선두주자 바디프랜드가 하락세에 고전하고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이 크게 침체된 데다가, 비상계엄 선포로 국내외 불안정한 기조가 길어지자 소비자들이 지갑을 굳게 닫으면서다. 제품 가격 부담의 영향도 크다. 지금처럼 소비 심리가 불안할 때, 소비자들은 안마의자와 같이 다소 고가에 속하는 제품 구매는 기피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바디프랜드는 위축되기는커녕, 오히려 연구개발(R&D)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며 공격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안마의자에 국한돼 있던 콘셉트에서 벗어나기 위해 헬스케어 기술력을 높이는 한편 가성비·가구·소형가전 등 다양한 제품군을 내세워 소비자와의 접점을 높이겠다는 심산이다.


정체된 안마의자 시장에 '고전'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디프랜드의 2021년 연결기준 영입이익은 883억원에 육박했다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2년 영업이익은 458억원 약 절반 쪼그라들었다. 2023년에는 167억원에 불과했다. 매출도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각각 6111억원, 5437억원, 4197억원으로 주춤했다. 그 결과, 경쟁사 세라젬에게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바디프랜드 사옥 전경 (사진=바디프랜드)
바디프랜드 사옥 전경 (사진=바디프랜드)

시장경제 불황으로 시작된 소비심리 위축이 가구 및 가전 시장으로 여파가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바디프랜드 측은 당시 "2023년 시장경제 불황 및 소비심리 악화 등으로 인해 전체 사업 부문의 매출은 감소하였으나, 어려운 가구 및 가전 시장 상황을 고려한다면 차별화된 기술력을 경쟁력으로 선방한 것으로 내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객에게 양질의 제품을 제공하고자 지속적으로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3분기 '반등' 조짐은 긍정적


그러나 바디프랜드의 지난해 1~3분기 실적을 보면 반등 가능성이 감지된다. 이 기간 누적 매출은 3326억원으로, 지난해 3085억원보다 상승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100억원 대비 243억원으로 142.2% 성장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이미 전년을 뛰어넘은 수준이다. 불황을 타개하고 1위 자리를 재탈환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바디프랜드는 그동안 회사의 부설연구소 융합R&D센터를 통해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융합R&D센터는 기술연구소, 디자인연구소, 메디컬R&D 등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바디프랜드의 연구개발비용은 2021년 237억원, 2022년 249억원, 2023년 212억원이다. 이는 각각 매출액의 4.0%, 4.8%, 5.1%에 달하는 정도다. 지난해 1~3분기 연구개발비용은 144억원으로, 이미 직전년도 비중을 넘은 4.3%에 육박한다. 지난해 전체 연구개발비용 비율은 매출 대비 5%가량 차지할 것으로 바디프랜드 측은 내다보고 있다.

바디프랜드의 신제품 '에덴로보' (사진=바디프랜드)
바디프랜드의 신제품 '에덴로보' (사진=바디프랜드)

바디프랜드가 연구개발에 집중한 제품군은 헬스케어다. 지난해 해당 제품의 매출은 전체 중 절반 이상이다. 리클라우드, 정수기 등 제품이 그 뒤를 잇는다. 지난해 1~3분기 기준으로는, 헬스케어 제품의 매출은 전체 3326억원 가운데, 2845억원으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리클라우드 제품은 399억원, 정수기는 80억원이다.


연구개발 '절치부심' 통할까


바디프랜드는 2023년에는 사용자 체성분 측정이 가능하고 8.7인치 태블릿으로 사용성을 높인 신제품 '다빈치', 로보 워킹 테크놀로지가 적용된 컴팩트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제작된 '팔콘', 2024년에는 하이엔드 헬스케어 마사지체어에 글로벌 스피커 기업 '뱅앤올룹슨' 음향기술이 적용된 '파라오네오'와 '퀀텀', 마사지베드와 마사지체어를 한곳에 담은 '에덴'을 개발했다. '에덴'은 마사지베드와 마사지체어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최근에는 마사지 기능을 넘어 스트레칭과 운동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혁신 헬스케어 로봇 '에덴로보'를 선뵀다. 이 제품에는 왼팔과 오른 다리, 오른팔과 왼 다리를 각각 엇갈리게 잡아당겨 어깨와 팔뿐만 아니라, 옆구리와 하체 근육까지 전신을 늘리고 비틀어 당길 수 있는 '트위스트 마사지' 기술이 최초 적용됐다. 또 왼팔, 오른팔 마사지부가 사선으로 슬라이딩되면서 어깨와 팔을 스트레칭하는 액티브 암 테크놀로지(Active Arm Technology)와 두 다리를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마사지하는 ▲로보 워킹 테크놀로지(Rovo Walking Technology)가 탑재됐다.

바디프랜드의 새로운 브랜드 '파밀레' 론칭 현장에 마련된 신제품 (사진=뉴스포스트 최문수 기자)
바디프랜드의 새로운 브랜드 '파밀레' 론칭 현장에 마련된 신제품 (사진=뉴스포스트 최문수 기자)

바디프랜드는 친(親)인테리어 콘셉트로 새로운 브랜드 '파밀레(FAMILIE)'도 론칭했다. 글로벌 트렌드 '웰니스(Wellness)'에 맞춰 건강에 가구를 더한 전략이다. 기존 헬스케어 로봇을 주력으로 삼으면서, 동시에 포트폴리오를 '가구' 카테고리로 확장해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바디프랜드 지성규 대표이사는 "지금까지 혁신적인 기술 기반으로 헬스케어 로봇을 주력으로 삼았는데, 동시에 또 다른 큰 꿈을 꿨다. 일상에서 마사지를 체험하는 시간을 확대해 고객에게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전하겠다는 게 우리의 꿈이자 철학이다. 단순 생활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걸 넘어 마사지 가치로 일상 속 모든 순간마다 건강과 힐링을 더하고자 한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마사지 소파를 출시한 이후 '파밀레M'을 비롯해 가구 카테고리 포트폴리오 확장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론칭과 함께 선보인 제품은 '파밀레C(Classic)'와 '파밀레S(Scandinavian)'다. 두 제폼 모두 1인용 소파에 마사지 기능이 추가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아울러, 가구 카테고리 제품답게 색상, 디자인, 관리 등 측면도 고려했다. 종합하자면, 기존 바디프랜드의 우수한 마사지 기술력에 인테리어 친화적인 디자인·색상·소재를 접목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제품이다.

바디프랜드의 새 브랜드 '파밀레' 홍보 영상에서 한 남성이 제품에 누운 채 TV를 시청하는 모습이다. (사진=뉴스포스트 최문수 기자)
바디프랜드의 새 브랜드 '파밀레' 홍보 영상에서 한 남성이 제품에 누운 채 TV를 시청하는 모습이다. (사진=뉴스포스트 최문수 기자)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연구개발 기조는 크게 투트랙으로 나뉘어, 헬스케어로봇 제품군 기술력 강화와 작년 말 선보인 가구 브랜드의 시장 안착을 위한 방향이 될 것이다. 고객들에게 제품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현 수준의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소비자를 위한 또 다른 노력도 '눈길'


바디프랜드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매장 투자도 늘리고 있다. 소비자와의 접점을 높이기 위한 라운지 콘셉트의 체험형 공간 '바디프랜드 라운지'가 대표적이다. 구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체험이라는 분석이 깔려서다. 매장 내 사전 체험 예약 시스템을 운영해 소비자의 편의성을 강화했으며, 로봇 카페 조성을 통해서는 편안한 분위기 속 소비자의 다양한 경험을 유도하여 만족도를 이끌어 내고 있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입점한 바디프랜드 라운지의 모습 (사진=바디프랜드)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입점한 바디프랜드 라운지의 모습 (사진=바디프랜드)

'바디프랜드 라운지'는 고급 호텔을 연상시키기 위해 2023년 공식 명칭을 '라운지'로 변경했다. 전시형 위주였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매장 내 통창을 없애고 조도를 낮춰 고객들에게 프라이빗 한 체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두산 로보틱스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라운지 내부에 로봇 바리스타 '닥터프레소'를 설치해 고객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바디프랜드 측은 "기존 영업 공간이 마사지체어의 전시와 판매에만 집중된 매장 형태였다면, 당사는 자체 직영 매장을 운영하는 데 있어 라운지 콘셉트의 체험형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차별화했다. 매장 내 사전 체험 예약 시스템의 운영, 로봇 카페 조성 등 소비자 경험을 다각화하고 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주 고객층으로 자리 잡고 있는 MZ세대를 겨냥해서는 신규 브랜드 모델로 가수 겸 배우 차은우를 발탁했다. 한층 더 친근하고 젊어진 브랜드 정체성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들 사이에서는 '헬스케어' 트렌드가 부상하며, 신혼부부 중심으로 안마의자를 구매하려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로보틱스 테크놀로지' 영역도 사수"


바디프랜드가 CES 2025 언베일드 행사에서 AI 헬스케어로봇 '733'을 공개했다. (사진=바디프랜드)
바디프랜드가 CES 2025 언베일드 행사에서 AI 헬스케어로봇 '733'을 공개했다. (사진=바디프랜드)

바디프랜드는 '신(新) 개념'과 'AI(인공지능)'에 방점을 찍은 'AI헬스케어로봇'으로 해외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바디프랜드는, 기존 안마의자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하고, AI를 결합해 CES 2025의 화두인 '다이브 인'을 노렸다. 전 세계가 고령화로 접어든 상황에서 헬스케어 시장을 포함한 재활 영역까지 저변을 넓혀 '로보틱스 테크놀로지' 영역을 사수하겠다는 방침이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다년간 CES 참가로 미루어볼 때, 특히 서구권에서 자사의 기술력이 더욱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이는 서구권의 문화적 특성상 사람 간의 신체 접촉으로 이뤄지는 마사지보다 기기를 활용한 마사지가 심리적 허들이 낮을 뿐만 아니라, 헬스케어에 대한 글로벌적 관심이 더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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