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고관세 타격 우려...TF구성, 김정수 부회장 美 현장 경영
"브랜드파워와 견조한 글로벌 수요…가격 저항 크지 않을 것"
[뉴스포스트=김민주 기자] 미국 정부가 한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국내 생산시설만 갖춘 삼양식품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흥행가도에 힘입어 최근 실적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해외매출은 1조3359억 원으로 삼양식품 전체 매출의 77.3%를 차지한다.
문제는 미주 지역 매출이 자치하는 비중이 28% 이상에 달해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성장세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90일 간의 유예기간에 따라 10%의 기본 관세 적용으로 한 숨 돌리긴 했지만 잠재된 변수에 따라 상호관세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삼양식품은 상황을 주시하며 빠르게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이달 초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이사는 '대한민국 라면박람회'에서 "현재 미국법인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대응을 검토 중이며 당분간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불닭볶음면'신화의 주역으로 알려진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그룹 지주사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장석훈 삼양식품 경영지원본부장을 새로 선임했다.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 최고경영자로서 관세 이슈, 포트폴리오 확대와 수출 다변화 등 삼양식품의 사업 영역에 집중하고, 장 신임 대표는 전문경영인으로서 그룹 전반의 관리와 재무 관련 사안을 맡는다. 급변하고 있는 국내외 경영환경 상황에서 김 부회장과 장 대표가 각각 사업회사와 지주사에 집중해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올해 첫 글로벌 현장경영으로 미국을 택하면서, 관세 우려에 팔을 걷어붙인 모습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인디오에서 열린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현장을 찾아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부스 방문객들과 소통하며 불닭 브랜드의 우수성과 경쟁력을 홍보했다.
달러 강세 + 브랜드 파워 + 낮은 가격 민감도= 타격 0
삼양식품은 일단 오는 6월 '불닭볶음면 수출 기지'인 경남 밀양 2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어 공급 부족에 대한 문제는 해소된 상황이다. 밀양 2공장을 완공하면 삼양식품 생산능력(CAPA)은 기존 18억개에서 25억개까지 늘어나 기존 대비 39% 확대된다.
또 '붉닭'의 견고한 브랜드 파워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현재 미국에서 불닭볶음면은 약 1.7달러(약 2400원)로 경쟁사(0.3~1달러) 대비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지만, 수요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가격인상이 발생하더라도, 가격 저항으로 인한 매출 하락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트코, 월마트 등 미국 메인스트림 채널 입점률은 큰 변화가 없으나 유럽, 동남아 수출 확대가 긍정적"이라며 "달러 강세와 높은 매출총이익률과 브랜드파워, 낮은 가격 민감도 등을 고려하면 관세 부과 우려는 지나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특히 다음 달 밀양 2공장 가동과 2027년 1월 말 중국 현지 공장 가동에 따른 32% 등 외형 성장 가속화가 기대된다고 짚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25%를 적용받더라도, 식품이기 때문에 다른 고가의 공산품에 비해 가격 저항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김진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이후 25% 상호관세 연중 지속 부과 시 2025년 연간 영업이익 영향은 무관세 시나리오 대비 3.8%하락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불닭 제품의 브랜드파워와 견조한 글로벌 수요를 고려할 때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삼양식품은 생산량 증대를 통한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한 수출 다변화로 이 상황을 타개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양식품의 수출 비중은 미국 25%, 중국 28%, 동남아 20%, 유럽 18%, 기타 6% 수준이다.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는 지난달 열린 정기 주총에서 "오는 2027년까지 중국 등 주요국에서 생산 거점을 확보해 생산 현지화를 달성하고 글로벌 네트워크와 생산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이어 "라면 외에도 소스, 스낵, 간편식 및 음료 등 주력 포트폴리오 상품군을 확장하는 시도를 지속할 것"이라면서 "잭앤펄스 등의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한 헬스케어 관련 카테고리 육성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기존 식품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