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133%성장 최대 실적, 올해 매출 2조 전망
해외 매출 1조 달성...공장증설, 제품 다변화로 성장세 지속
[뉴스포스트=김민주 기자] "헬스케어 컴퍼니'라는 새로운 가치를 개척해 나가는 여정은 쉽지 않은 도전이 되겠지만,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욱 강하고 유연한 조직으로 진화할 것이다" "'불가능의 룰을 깨는 힘은 우리 안에 있다'는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정신을 되새기며, 새해에도 삼양인답게, 세상을 놀라게 할 진화를 지속해 나가자"
<삼양라운드스퀘어 김정수 부회장의 2025년 신년사 中>
삼양식품의 성장세가 '불닭'만큼이나 매섭다. 지난 1963년 한국 최초의 라면 '삼양라면'을 출시한 삼양식품은 '불닭'으로 원조라면 회사의 위상에 '정점'을 찍은 데 이어 다음 스텝에 대한 준비도 한창이다.
올초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누머레이터는 미국 알파 세대(2010년 초반~2020년 중반생)가 선호한 브랜드 1위에 삼양을 선정했다. '가장 빠르게 성장한 브랜드' 부문 조사에선 4위에 올랐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러시아와 북아프리카에선 수많은 '불닭' 짝퉁(복제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전 세계인의 관심 속 매운맛의 열기가 가열되는 가운데, 삼양식품의 주가상승도 계속될 전망이다. 증권가는 회사의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 진입을 점쳤다. 삼양식품은 지난 19일 장 초반 95만 4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는 최대 실적 소식을 알렸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7280억원, 영업이익 3446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45%, 영업이익은 133% 증가했다. 올해 2조 돌파가 실현되면, 2022년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새 역사를 쓰는 셈이다. 경쟁사가 12년, 10년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눈부신 성과다.
총 100여개 국가에서 발생한 해외매출은 1조원 시대를 열며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전년 대비 65% 증가한 1조3359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에서 80%를 차지했다.
2016년 900억원 대에서 2020년 3000억원, 2022년 6000억원을 돌파한 후 2023년 8000억원을 넘어선 지 1년 만에 사상 처음 1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법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미국법인은 전년 대비 127% 상승한 2억 8000만불의 매출을 기록했다. 미국 전역 월마트에 입점을 완료하고, 코스트코를 비롯해 하반기엔 크로거, 타겟에도 입점을 하는 등 메인스트림(주류) 유통채널 진출을 적극 추진한 덕분이다.
중국법인은 푸팟퐁커리불닭볶음면 등 신제품 출시와 불닭소스 컬래버 이벤트 등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전년 대비 75%증가한 21억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제2의 불닭' 육성 박차
다만, 삼양식품의 고성장은 효자 '불닭' 브랜드의 호조세에 따른 결과로, 불닭브랜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삼양식품의 사업부문은 면스낵, 뉴트리션, 소스·조미소재, 냉동사업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중 면스낵 사업은 전체 매출의 90-95%를 차지하며, 붉닭볶음면은 92.6% 수준이다.
이에 그룹차원에서는 다방면으로 대비 중이다. 삼양라면 60해를 맞은 지난 2023년 지주사명을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바꾸며 신호탄을 쐈다. 미래 성장의 두가지 축으로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와 '푸드케어(foodcare)'를 제시하며 청사진을 그렸다. '불닭 챌린지'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통해 식문화를 전파하고, 음식으로 질병을 예방하는 패러다임을 개척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제품 다변화 및 사업 다각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1월 태국에 신규 브랜드 '맵', 10월 식물성 단백질 건기식 브랜드 '잭앤펄스', 올해 2월 건면 '탱글,' 이달 '맵탱 쿨스파이시 비빔면' 출시 등으로 구체화시켰다.
올해 초엔 조직개편을 통해 신성장브랜드본부를 신설하고, 20년간 삼성전자에서 브랜드 기획을 맡은 김선영 본부장을 영입해 힘을 더했다.
크게 늘어날 수요에 대비해 생산기지 마련도 마쳤다. 삼양식품은 원주,익산,밀양 등 총 3개의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데, 오는 6월 미주 시장 공략을 위한 밀양 제2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밀양 제2공장이 가동되면 기존 연간 18억개의 라면 생산에서 최대 25억개까지 생산능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낸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 밀양 2공장의 본격적인 생산 개시 이후 다음 단계는 오는 2027년 1월 중국 신공장 완공"이라며 "올해 상반기와 내년에는 성장 정체 혹은 모멘텀 공백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유통 채널 신규 입점과 판매 법인화, 주력 해외 국가 중심의 판매 확대를 통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매출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올해 삼양식품의 연결기준 매출은 2조4199억원, 영업이익은 4751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9.9%, 38%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