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이노베이트가 운영한 'CES 2025' 부스. (사진=롯데지주)
롯데이노베이트가 운영한 'CES 2025' 부스. (사진=롯데지주)

[뉴스포스트=김주경 기자] 롯데는 다가올 미래에 대응하고자 AI(인공지능)를 그룹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한편 글로벌 진출 확대에 힘쓰고 있다.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사업 전략을 수립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메타버스∙바이오 등 신사업을 내세워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 AI 활용해 본원 경쟁력 강화 및 AI 헌장 선포해 윤리경영 강조  

롯데는 지난 5월 윤리헌장 선포식에서 'AI 윤리헌장'을 선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모든 임직원들은 앞으로 개발부터 활용까지 모든 과정에서 헌장을 준수해야 한다. 

이번에 선포한 AI 윤리헌장은 AI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인간존중과 안정성·투명성·공정성·책임성·연대성 등 6가지 가치가 핵심이다. 

이는 유네스코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윤리 가이드라인에 근간을 두며 '롯데는 AI를 활용하는 전 과정에서 올바른 행동 및 윤리적 가치를 지키며  인류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한다'는 내용을 담아낸 것이다.

롯데는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그룹 전 영역에서 AI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주된 개발 분야는 구매∙생산, 영업, 마케팅, 고객관리 4가지 영역이다. 

실제로 롯데 화학군은 지난해 구매∙생산 분야에서 과제를 진행하며 업무 역량을 향상시켰다.

롯데케미칼은 AI로 고객이 원하는 색상 조합을 찾는  'AI 기반 컬러 예측 시스템'을 개발해 일일 생산성을 50% 개선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원자재 시황 분석과 계약 단가 예측 시스템을 구현해낸 결과, 비용 관리와 원료 수급에 효율성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AI 플랫폼 활용 범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의 AI 플랫폼 '아이멤버' 활용도가 높다는 점이 그 방증이다. 외부 생성형 AI를 보안 걱정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바탕으로 그룹 내에서 월평균 15만회 이상의 사용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용 실적에 힘입어 롯데이노베이트는 대외 서비스를 선보이며 지난 4월 IT 솔루션 기업 6개사와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2023년 10월 출시 이후 축적한 사용 데이터와 회의록 자동생성, 보고서 자동작성과 같은 실무에 특화된 기능을 갖춘 것이 계약에 주효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향후 '아이멤버' 내 서비스들을 AI 에이전트 형태로 발전시켜 고객의 다양한 업무 환경과 목적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 해외 진출 확대해 지속가능한 성장 노린다

롯데는 블루오션 시장으로 떠오른 아프리카에 진출하고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아프리카 가나에서 '지속가능 카카오 원두 프로젝트' 진행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를 꾸준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농장의 재배 환경을 개선해주는 사업이다. 

세계 2위 코코아 생산국인 가나는 폭염과 병해로 작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는 지속가능한 사업 역량을 확보하고자 가나 내의 코코아 생산 및 가공, 마케팅 전반을 총괄하는 정부 기관인 가나 카카오 보드에 카카오 묘목 13만 그루를 전달한 바 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2월 인도 푸네 지역에 신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12월 하브모어를 인수한 이후 처음 증설한 생산시설이다. 공장 부지 면적은 6만제곱미터로 축구장 8개 크기에 달하고, 기존 구자라트 공장보다 6배 더 크다. 

2017년 하브모어를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증설한 생산시설로 현재 9개 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롯데웰푸드의 자동화 설비를 도입한 만큼 생산 효율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웰푸드는 빙과 성수기에 안정적인 제품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해지면서 올해에만 빙과 매출이 전년대비 15% 이상 신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9개 라인을 가동 중인 푸네 신공장은 오는 2028년까지 생산라인을 16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 물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대규모 콜드체인 물류센터 구축에 나선 것.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3월 베트남 동나이성 연짝공단에서 '베트남 동나이 콜드체인 센터' 착공식을 개최한 바 있다. 

동나이 콜드체인 센터는 내륙 및 해외 수출입 운송에서의 지리적 이점과 롯데글로벌로지스만의 베트남 특화 유통물류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물류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며 베트남 남부지역 주요 유통 물류 허브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이 센터는 수출입, 보관, 수배송 등 One-Stop 토탈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며, 신선식품부터 고부가가치 상품까지 다양한 상품군 보관 및 유통 역량을 보유하게 된다.

◇ 롯데, 해외 주요 전시회에 참여해 '그룹 핵심 전략' 소개

롯데는 이번 6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2025 소비재 포럼(이하 CGF) 글로벌 서밋에 참석했다. 

소비재 포럼은 1953년 설립된 소비재업계의 글로벌 협의체로 전 세계 70여 개국, 400여 개 소비재 제조사 및 유통사가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이 가운데 롯데는 2012년부터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CGF 글로벌 서밋은 한일 롯데 그룹사 CEO들이 함께 참석해 '원롯데' 시너지에 기반한 그룹 경쟁력을 알렸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성과다. 

한국과 일본 롯데는 지난해 8월 신동빈 롯데 회장 주재로 열린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를 기점으로 원료 조달과 제품 수출 ·공동 마케팅 등 다양한 방면에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메가 브랜드 육성 1호 제품인 빼빼로의 지난해 수출액은 701억원으로 전년대비 30% 증가했다. 

한·일 롯데는 2035년까지 빼빼로를 '글로벌 톱10·아시아 넘버원'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 아래 양사가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 

◇ 롯데바이오로직스, CDMO로서 역량 알리고자 고군분투  

롯데바이오로직스도 글로벌 CDMO로서 차별화된 역량을 알리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번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 USA)'에 참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바이오 USA'는 매년 미국 바이오협회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제약 전시회다. 전 세계 바이오·제약 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파트너십을 논의하는 교류의 장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바이오 USA에 참가했다. 

생산 역량 확대에도 힘쏟고 있다.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 내 ADC 생산 시설이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최근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 청사진을 내놨다. 지리적 이점인 '듀얼 사이트(Dual Site) 홍보로 고객사의 요구사항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과 ADC 원스톱 서비스(One-stop Service), 신규 건설 중인 송도 바이오 캠퍼스의 품질 경쟁력을 강조한 것. 이 포부에 힘입어 2027년 상업 생산을 앞둔 상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향후 약 4조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 의약품 제조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롯데 화학군이 참여한 '서울 모빌리티쇼' 부스. (사진=롯데지주)
롯데 화학군이 참여한 '서울 모빌리티쇼' 부스. (사진=롯데지주)

◇ 롯데 화학군, '모빌리티 사업'으로 승부수

롯데 화학군도 모빌리티 사업으로 미래 먹거리 선점에 나선다. 지난 4월 롯데 화학군(롯데케미칼·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롯데인프라셀)과 롯데이노베이트,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이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 처음 참여한 것도 친환경 에너지, 자율주행 등 그룹 모빌리티 사업을 종합적으로 소개하기 위해서다. 

롯데가 꾸린 전시관에서는 배터리 핵심 소재 및 모빌리티 내외장재 실물과 이브이시스(EVSIS) 전기차 충전기를 전시한 모빌리티 기술존, 배송로봇과 미래 모빌리티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는 자율주행존, 수소를 통해 전기 에너지 제조과정을 소개하는 수소 밸류체인존 등 3개존으로 구성했다. 이 곳에선 롯데가 그리는 친환경 에너지 기반 미래 모빌리티 밸류체인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수소 밸류체인존에서는 그룹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수소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하기 쉽도록 생산부터 충전·활용까지 전 과정을 그래픽과 모형, 영상 등 다양하게 연출했다는 것이 롯데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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