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테이블 벗어난 네오플 노조, 파업 한 달째 지속
20주년 팬 서비스 행사 취소에 이용자들 금전 손실
[뉴스포스트=김윤진 기자] 네오플 노사 갈등으로 인해 회사 안팎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내부에서는 파업에 불참한 구성원을 비난하는 조합원이 등장했고, 외부에서는 게임 20주년 이벤트 무산에 따른 이용자 불만이 커지는 상황이다.
25일 노동계에 따르면, 네오플 노조 조합원들 사이에서 파업 참여자가 불참자를 '따돌림'하는 현상이 보고되고 있다. 네오플 노조는 5월 28일 파업 찬반 투표에서 조합원 93%(917명)가 찬성해, 지난달 25일 임단협 중단과 함께 파업에 돌입했고 현재까지 계속 중이다.
파업 당위성 논란…"충분히 대우" vs "성과에 못미쳐"
네오플은 넥슨코리아 핵심 계열사다. '던전앤파이터' IP 기반 게임을 개발한다. 노사 갈등은 '성과급' 문제에서 비롯했다. 노조는 네오플의 지난해 영업이익 9724억원 가운데 4%를 모든 구성원들에게 균등 분배하는 PS(Profit Share) 제도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네오플은 '성과에 기반한 보상'을 기조로 다양한 제도를 운영한다. 신작 출시 뒤 2년간 이익의 30%를 해당 조직에 지급하는 'GI(Growth Incentive)', 그리고 GI 대상이 아닌 조직에 적용하는 'KI(KPI Incentive)'가 있다.
이번 이슈의 중심에 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2022년 3월 국내에 출시했다. 당초 중국에 먼저 선보이려 했으나, 의도치 않은 외부적 요인으로 결국 2024년 5월까지 미뤄졌다.
사 측은 내규대로 국내 출시 뒤 2년간 매출의 30%를 GI로 지급했다. 2022년 12월 무렵에는 중국 출시가 가능해질 경우 추가로 2년간 이익의 20%를 GI로 지급한다고 안내했다.
해외 출시 지연을 고려한 GI 추가 지급은 넥슨그룹 역사상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유일한 사례였다. 부정적인 여건에서도 노고를 아끼지 않은 네오플 구성원들을 위한 특단이었던 셈이다. 나아가 추가로 1인당 최대 3300만원을 지급하는 '스팟 보너스'까지 제안했다.
신작 출시 지연, 회사도 노동자도 피해자다
노조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서비스 흥행에 따른 성과급 규모가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중국 서비스는 개시 직후 단숨에 네오플 최대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영향으로 네오플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고 매출 1조3783억원을 기록했다.
사 측은 난감한 상황이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중국 출시 지연은 네오플 입장에서도 뼈아팠다. 던전앤파이터 IP는 넥슨그룹 IP들 가운데 중국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다. 이에 현지 서비스 흥행은 노사 모두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였으나, 서비스 연기로 기대 매출을 낮춰야만 했다.
출시 지연은 게임의 수명 단축과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 사이에 경쟁작이 시장을 선점하거나, 게임 트렌드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을 겨냥해 게임을 완성해놓고 기약 없이 기다리는 상황이었므로, 계획에 없던 인건비 지출도 발생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중국 서비스 연기는 노사 양 측에 타격이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파업의 여파로 올해 매출이 감소한다면, 추후 집행할 성과급 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듯하다.
서비스 '20주년' 이벤트 앞둔 파업…이용자 피해 초래
파업은 게임 팬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네오플은 20주년 기념 팬 서비스 행사인 '던전앤파이터 유니버스 2025' 개최를 취소했다. 여기서 사 측은 던전앤파이터와 사이퍼즈 등 대표 게임의 업데이트 방향, 컬래버레이션 굿즈 등을 선보일 예정이었다.
서비스 기념일 이벤트는 게임 팬들이 1년 동안 기다리는 행사다. 대대적인 마케팅과 무료 혜택, 한정 패키지 유료 상품 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신규, 복귀 이용자가 대폭 늘어 서비스 수명을 연장시키는 효과도 있다.
특히 올해는 '20주년'이라는 상징성도 있었다. 사 측에서 역대급 오프라인 팬 서비스를 준비 중이었던 탓에, 게임업계에서는 네오플 노조의 파업 시기가 좋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전적 피해를 입은 이용자들도 있다. 네오플은 내달 9~10일 일산 킨텍스에서 2차 창작 마켓을 운영할 계획이었다. 게임 팬들이 직접 제작한 굿즈를 판매하는 자리였지만, 마켓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재고를 떠안을 위험이 커졌다.
노조는 행사 취소를 목적으로 파업 시기를 정한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행사의 핵심은 게임 업데이트 로드맵 발표였고, 이번 파업으로 그 로드맵 수정이 불가피해졌으므로 행사 차질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