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 회사채 공모 수요예측 결과 공시
발행액 7470억원, 금리 3.8% 등 조건 확정

(사진=DB손해보험)
(사진=DB손해보험)

[뉴스포스트=김윤진 기자] DB손해보험이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발행조건을 확정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 결과를 공시했다. 모집액 5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1조197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몰렸고, 기관투자자 55곳이 참여했다.

DB손보는 수요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발행조건을 확정지었다. 발행액은 2470억원 증액한 7470억원, 금리는 희망금리 밴드 최상단인 3.8%, 발행일은 내달 1일이다.


'기본자본 지급여력' 규제 강화에 선제 대응


DB손보는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을 자본건전성 개선에 사용한다. 이 회사는 사채발행대금 7470억원을 확보할 경우, '보험금지급여력(K-ICS, 킥스)' 비율이 기존 213.3%에서 220.9%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지급여력이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자본건전성 지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에 지급여력 비율을 130% 이상으로 관리하도록 권고한다. DB손해보험은 이보다 80~90%p 높게 유지하고 있으므로 여유가 있는 셈이다.

'기본자본 지급여력' 규제 강화에도 대비가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현행 지급여력 제도 하에서 보험사들이 자본의 질적 관리에 소홀하자,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기본자본 지급여력 비율 기준을 도입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일반적인 신종자본증권은 '기본자본(영구적 성격의 자본)'이 아닌 '보완자본(부채 성격의 자본)'으로 분류한다. 반면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은 이름처럼 기본자본으로 인식할 수 있다.

DB손보는 이번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완판 시, 기본자본 지급여력 비율이 기존 79.7%에서 87.3%로 늘어난다고 예상했다.


'자본건전성' 업계 최고 수준 평가받는 DB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은 기존 신종자본증권과 흡사하지만 일부 조건에 차이가 있다. 스텝업 조항(일정기간 경과 후 금리 상승)이 없고, 이자는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범위에서만 지급 가능하다. 또 손실에 즉각 투입할 수 있어야 하며, 부도·파산 시 변제순위가 보완자본보다 후순위다.

기본자본으로 인정받는 만큼 발행 가능한 보험사도 한정적이다. 발행을 추진하려면 배당 여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높이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보험금지급여력 비율 200%를 넘어야 한다. 이 기준을 충족하는 보험사는 지난해 말 기준 DB손보와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밖에 없다.

DB손보는 신용평가등급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은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로부터 AA(안정적) 등급을 받았다.

DB손보의 보험금지급능력의 경우 한국기업평가는 AAA(안정적) 등급을 부여했다. 이 등급을 획득한 손보사는 DB손보와 삼성화재뿐이다.

후순위채 역시 신용도가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6월 DB손보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당시 한국기업평가는 DB손보 신용등급 평가에 △안정적인 CSM(계약서비스마진) 순증세를 기반으로 이익창출력이 강화된 점 △K-ICS 비율이 우수한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는 점 △자산 건전성이 개선된 점을 반영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2023년 7월 보험업법 개정으로 보험사의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허용했다. 다만 후순위채와 기존 신종자본증권 대비 이점이 크지 않은 데다, 조건도 까다로워 현재까지 발행한 보험사가 없었다. 업계에서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회사는 DB손보가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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