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 보험업계 별도 기준 경영실적 분석
대체로 부진…생보업계는 손보업계 대비 실적 양호
[뉴스포스트=김윤진 기자] 보험업계의 상반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각 보험사가 공시한 2025년 상반기 별도 기준 경영실적을 살펴보니, 보험사 대부분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업계별로 보면 생명보험사는 신한라이프·KB라이프·흥국생명·미래에셋생명만 순이익이 늘었다. 손해보험사들은 모두 줄었다.
보험손익(수납한 보험료-영업비용)은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만 증가했다. 투자손익(투자수익-영업비용)은 삼성생명·한화생명·동양생명·삼성화재를 제외한 전 보험사가 성장해 실적을 이끌었다.
통상 보험손익을 잘 관리하는 회사는 '본업'이 탄탄하다고 본다. 투자는 수납한 보험료를 투자금으로 운용하는 '금융업'의 기본이다.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동반 상승하면 보험 가입자들에 유리한 상품을 설계할 가능성이 커진다.
미래에셋, 보험·투자손익 모두 개선
생보사들 가운데 미래에셋생명은 보험손익은 835억원으로 22.8% 증가했고, 투자손익은 20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두 지표를 함께 개선한 보험사는 미래에셋생명이 유일하다.
삼성생명의 경우 순이익 1조2000억원을 넘기면서 1위를 유지했다. 보험손익은 16.8% 늘어난 8313억원, 투자손익은 12.8% 감소한 2890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생명과 동양생명은 보험손익과 투자손익 모두 감소했다. 순이익은 각각 48.4%, 47.1% 역성장했다. 이 회사들은 최근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한 만큼, 향후 경영전략이 어떻게 변할지가 관건이다.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는 한화생명의 부진으로 한 계단씩 올라섰다. 흥국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의 순이익은 동양생명에 근접했다.
손보업계, 메리츠·KB만 선방
손보사들 중에서는 메리츠화재와 KB손해보험의 성적이 양호했다. 손보업계에서 순이익 감소율을 한자릿수로 방어한 건 이 회사들뿐이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을 넘어 순이익 1위까지 달성했다. 투자손익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중소보험사인 NH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은 본업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두 회사의 보험손익은 각각 92.3%, 71.2% 급감했다. 반면 투자수익 성장률은 최상위권이었다.
손보업계 전반적으로는 대형 산불,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 등이 보험손익 감소로 이어졌다.
손보사들, 하반기에도 보험손익 관리 힘들 듯
하반기에는 개정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시행, 폭우와 폭염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개정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지난 16일부터 적용 중이다. 이번 개정 약관에는 자동차보험을 통한 교환·수리 시 자동차제조사 정품(OEM)이 아닌 품질인증부품(대체부품)을 우선 사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품질인증부품은 손해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부담을 덜기 위해 마련한 제도다. 정품 대비 가격이 저렴해,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들은 손해율 관리에 유리해질 전망이다. 다만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어, 금융당국은 점진적 시행으로 연착륙을 유도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지난 7월 폭우로 5년 만에 손해율이 90%를 넘어서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은 손해율 80% 안팎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란 보험사가 수납한 보험료에서, 지급한 보험금과 손해사정 경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다.
폭염과 폭우로 인한 농작물·가축 피해 보험금 급증도 예고된 상태다. 농작물재해보험과 가축재해보험 등 정책성 보험을 운영하는 NH농협손해보험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