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최문수 기자] 현대엔지니어링(대표이사 주우정, 이하 현대ENG)가 안전기준과 조직, 문화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전관리 기준 강화를 앞세워 안전조직 개편 및 강화, 전사적 안전문화 확산 등 다방면에서 기존보다 견고하고 지속 가능한 안전관리 제도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안전관리 기준 강화
우선, 현대엔지니어링은 고위험작업에 대한 본사의 사전검토 절차 수위를 높였다. 매주 안전품질본부장과 사업본부장 주관으로 리스크 모니터링 회의가 진행되는 것은 물론, 현장에서는 10대 고위험작업을 진행하려면 반드시 이 회의에서 사전 검토 및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해당 자리에서 승인을 받지 못한 작업은 안전조치 보강 등 미흡한 부분을 개선한 뒤 재검토 및 승인을 요청해야 하는 식이다.
10대 고위험작업은 건설기계 사용, 철거, 터널 굴착 등 안전보건공단의 건설업 사망재해 다발 공종과 동종업계 내 중대재해 다발 공종 등을 활용해 선정됐다.
안전관리 전담 인력도 대폭 늘렸다. 지난달 말 기준, 전 현장에서 안전관리 인력이 총 1139명 증가, 이에 따라 안전관리 인력 대비 근로자 비율이 기존 약 1 대 25 수준에서 약 11대 11 수준으로 상향됐다. 본사 소속 안전관리 인력을 추가로 투입함과 동시에, 협력사에 대한 안전관리 인력 배치 기준도 강화해 전체적인 안전관리 인력을 대대적으로 확충한 것이다.
관련 법령에 의하면 협력사 공사금액이 100억원 이상의 경우 협력사는 안전관리자를 선임해야 하는데, 현대ENG는 이에 더해 협력사가 안전담당자도 함께 배치하도록 규정을 보강했다. 또한, 협력사 공사금액이 20억원 이상이며 7대 위험 공종 작업 진행 시에도 안전담당자를 선임해야 한다는 규정과 고위험작업 진행 시 안전감시자를 별도로 의무 배치해야 한다는 규정을 고안했다. 추가 투입된 협력사 안전관리 인력 비용은 현대ENG가 전액 부담한다.
현대ENG는 고위험작업인 타워크레인과 달비계 작업에 대한 풍속기준도 상향했다. 산업안전보건법 기준 타워크레인과 달비계의 작업중단 풍속기준은 약 15m/s와 10m/s이나, 회사는 타워크레인 작업과 달비계 작업 모두에 대해 5m/s~10m/s로 엄격한 풍속기준을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온열질환예방을 위해서는, 최근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보다 강화된 지침을 적용 중이다. 당초 법령이 규정한 수준은 ▲체감온도 31도 이상 폭염작업 시 적절한 휴식 ▲체감온도 33도 이상 폭염작업 시 매 2시간 이내 20분 이상 휴식이지만 현대ENG는 ▲31도 이상 33도 미만일 경우 10분 휴식 ▲33도 이상일 경우 15분 휴식 ▲35도 이상일 경우 20분 휴식을 제공하면서 ▲체감온도가 38도 이상일 경우에는 작업을 즉시 중지한다.
조직 개편·강화…비용도 확대
현대ENG는 앞선 5월 안전관리 체계의 전문성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안전품질지원실을 신설하고 그 산하에 안전진단팀을 구성한 것이다. 안전진단팀은 국내외 전 현장에 대한 안전점검과 안전모니터링을 통해 각 현장의 안전지침 준수여부를 면밀히 확인하고 미흡한 사항을 개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안전품질지원실 산하의 안전진단팀에는 CCTV 안전관제센터를 새롭게 구축했다. 현장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고위험 작업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국내 현장에 설치된 약 800대 고정형 및 이동형 CCTV로 작업환경을 모니터링하여 안전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현장작업은 즉시 중지된다. 현장에서는 부적합 사항에 대한 조치 후 본사의 승인을 거친 뒤 작업을 재개할 수 있다.
안전조직 강화에 대한 투자비용도 늘렸다. 현대ENG는 기존에도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요율에 따른 법정금액과는 별도로 추가요율을 적용해 별도의 안전투자비용을 운용해 왔는데, 이번 안전조직 강화 기조에 맞춰 재해 예방 투자비용을 한층 더 확대했으며, 이 비용은 안전관리인력 추가투입, 안전장비 구매, CCTV 안전관제센터 운영 등에 활용된다.
전사적 안전문화 고취
주우정 현대ENG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 43명은 지난달까지 총 820회 현장 안전점검을 완료했다. 현장을 직접 방문해 임직원의 안전의식 고취를 당부하겠다는 목적이다. 한편, 주 대표이사는 국내 전 현장에 대한 점검을 마친 뒤, 해외 현장에 대한 점검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대ENG는 지난 4월 각 현장소장 주관으로 전 현장 직원에 대한 작업중지 권리 및 사용에 관한 교육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작업중지권 사용에 대한 직원들의 부담을 줄이고자, 작업중지 우수사례에 대한 포상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매분기 작업중지 우수사례 10건을 꼽아 포상하고, 사내에 이를 공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작업중지가 되면 완벽한 안전조치를 취한 이후 작업을 재개하는 것을 비롯해 단일 현장에서 3개 부분 이상 동시에 작업중지가 되거나 이전과 동일한 문제로 작업이 멈출 경우에는 현장 작업을 전면 중단하게 했다. 이 경우, 본사에서 안전품질지원실장 등으로 구성된 특별감독팀을 현장으로 파견, 현장에서 수립한 안전대책에 대한 검토 후 작업재개 승인이 완료돼야 재개가 가능하다.
현대ENG는 ▲안전과 관련해서는 자만하지 마세요 ▲작업중지를 주저하지 마세요 ▲서두르지 마세요 등 안전 슬로건을 채택해, 아침조회 시 안전구호 제창 캠페인에 사용하고 있다. 직원들이 안전 슬로건을 최대한 접할 수 있도록 현수막, 포스터, PC화면 보호기 등에도 적극 활용 중이다.
현대ENG 관계자는 "현재 우리 회사는 대대적인 안전관리 제도 강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경영진부터 현장 근로자까지 모두가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공유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해 나가겠다"라며 "우리 회사를 넘어 산업 전반에 안전 최우선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선도적 역할을 다하며, 근로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